고단한 하루 담긴 고 김용균 노동자 유품 공개돼

식사 대신 먹던 컵라면, 과자, 고장난 손전등, 탄가루 묻은 수첩 등 나와

[출처: 태안화력 대책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망한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의 유품이 15일 공개됐다. 지난 13일 노동조합은 유가족과 함께 사고현장을 조사했고, 운전원 대기실에서 고 김 씨의 물품을 확보했다. 컵라면 3개, 과자, 수첩, 슬리퍼, 작업복, 세정용품 등이 나왔다.

태안화력대책위에 따르면 고인은 밥 먹을 시간도 없이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일이 많았다. 사고현장 조사 당시 고인의 어머니는 김미숙 씨는 “우리 아들한테 영상통화를 걸면 매번 탄 치우러 간다고 했는데, 밥은 어떻게 먹었냐?”고 물었고, 함께 일하던 동료는 “원청이 낙탄 치우라고 지시를 수시로 했다. 언제 지시가 내려올 지 몰라 식사 시간이 없었다. 매번 라면 끓여 먹이고 그랬다”라고 답했다. 원청인 서부발전은 하청 노동자들에게 낙탄 처리를 지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16년 구의역 참사 때도 청년 하청 노동자의 가방에서 컵라면과 나무 젓가락이 발견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보수 작업 중 사망한 김 군 역시 빡빡한 일정 탓에 컵라면 등으로 끼니를 때울 수 밖에 없었다.

고인의 유품 중엔 고장난 손전등도 있었다. 동료들에 따르면 이 손전등은 회사가 지급한 것과 다르다. 결국 사비로 손전등을 샀다는 것이다. 동료들은 또 고인이 헤드랜턴을 쓰고 일한 적이 없다는 증언도 했다.

지난 14일 故 김용균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사망사고 현장 조사 결과 공개 브리핑에서 이태성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간사는 “동료들의 증언에 따르면 고인은 휴대폰 플래시로 현장을 점검했다고 한다. 안전 관리 조차 용역 업체 단가로 들어가기 때문에 채 3개월도 안 된 수습 신입 고 김용균 씨는 랜턴이 고장나도 용역 업체에 다시 달라고 할 수 없었을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15일 저녁 7시,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선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죽음의 외주화 즉각 중단!’ 2차 촛불추모제가 열린다. 이 자리에서 고인의 생전 사진과 영상이 추가로 공개될 예정이다.

[출처: 태안화력 대책위]

[출처: 태안화력 대책위]

[출처: 태안화력 대책위]

[출처: 태안화력 대책위]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박다솔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