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텍 합의 조인식…“콜텍지회는 사라지지 않는다”

“정리해고 없는 세상을 위해 싸우겠다”

  왼쪽부터 이인근 금속노조 콜텍지회장,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 박영호 콜텍 대표이사

콜텍 노사가 23일 오전 10시 한국가스공사 서울지역본부에서 조인식을 열고 정리해고와 해고자 복직 문제에 합의했다.

노측 대표로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 사측 대표로 ㈜콜텍 대표이사가 조인식에 참여해 합의문에 서명했다.

합의에 따라 사측은 정리해고 노동자에게 유감을 표명했다. 해고자들은 올해 5월 2일부로 복직, 같은 달 30일에 퇴직한다. 또 사측은 콜텍지회 조합원 25명에게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인근 금속노조 콜텍지회장은 조인식에서 “지난 13년은 참 힘들고 모진 세월이었다”며 “(투쟁을) 끝맺어서 기쁘고 한편으로 아쉽다. 해고는 살인이고 한 가정을 무너뜨리는 일이다. 하루속히 정리해고가 폐지되고 노동자들이 고통받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박영호 콜텍 대표이사는 “원만히 해결되고, 합의점을 찾게 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복직 대상자) 세 분이 13년간 길거리 생활로 가정에 들어가지 못했는데, 빨리 따뜻한 가정으로 돌아가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건강을 회복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 대표이사는 콜트악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예정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여기는 콜텍 합의를 얘기하는 자리”라며 답변을 피했다. 금속노조 콜트악기지회는 현재 국내 공장 재가동을 통한 원직 복직을 요구하며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노숙 농성 중이다.

노조와 ‘콜텍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조인식을 마치고 오전 11시 서울 강서구 콜텍 본사 앞 농성장에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콜텍 교섭을 이끌어 온 이승열 부위원장은 “농성 4464일, 단식 42일이라는 숫자가 주는 무거운 짐을 오늘로서 온전하게 내려지는 것 같아 기쁘다”면서도 “하지만 우리의 내용을 (합의문에) 많이 담아내지 못했다. 그래도 짧지만 명예롭게 복직하는 토대를 만들었고, 적지만 해고기간 보상도 일정 정도 마련했다. 부족한 내용이지만 이를 만들어 준 많은 연대 노동자, 시민들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42일간 단식을 이어 온 임재춘 조합원은 “목숨을 살려줘 고맙다”며 운을 뗐다. 임 조합원은 “13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다. 어린 딸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앞으로 젊은 사람들이 이런 세계에서 살지 않기를 바란다. 나의 단식이 마지막이길, 파인텍 노동자들의 고공농성이 마지막이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경봉 조합원은 “13년 투쟁 속에서도 나는 생계를 책임져야 했고, 아이들을 돌봐야 했다. 어렵지 않았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래도 많은 동지가 있었기에 우리는 정당하고 올바른 투쟁을 할 수 있었다. 그들에게 고맙단 얘기밖에 못 하겠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천주교예수회,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노동당, 사회변혁노동자당 등이 자리해 콜텍지회 조합원들에게 위로와 축하를 전했다. 조합원들은 그동안 투쟁에 연대해 준 이들에게 꽃을 전달했다.

금속노조는 22일 성명을 발표하고 “정리해고는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한다. 콜텍 투쟁이 이를 증명했다”며 “합의에 이르면 하나의 싸움은 막을 내리겠지만, 노동자의 투쟁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해고와 절망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동자의 투쟁이 계속하는 한 콜텍지회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단식으로 건강이 나빠진 임재춘 조합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녹색병원으로 옮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