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 폭력, 경찰 비호로 이뤄진 현대重 ‘3분 주총’

경찰 방패에 찍혀 노동자 1명 인대 파열

  한 인물이 노동자를 향해 의자를 던지고 있다. [출처: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제공]

현대중공업이 물적 분할을 위한 주주총회를 3분 만에 ‘날치기’로 통과시키는 동안 용역 폭력, 경찰 비호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31일 오전 11시 10분 울산대학교 체육관에서 임시 주총을 열고 물적 분할 안건을 통과시켰다. 노조는 물적 분할이 구조조정 발판 마련, 재벌 사익을 편취하는 것이라며 반대해 왔다.

<참세상>이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로부터 입수한 영상에 따르면 임시주주총회는 ‘3분’ 만에 종료됐다. 의장은 물적 분할 안건(1호 의안) 내용을 설명하지도 않았다. 의장은 “제안 설명, 토론이 불가능한 상황이므로 의안설명서의 내용으로 갈음하기로 하고 곧바로 표결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때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노동자들이 주총장 건물 밖에 도착해 후문 진입을 시도했다. 영상 속 용역은 노동자들을 향해 의자 등을 던지며 노동자의 진입을 막았다. 노조 관계자는 “용역은 의자를 던지는 것은 물론 우리를 향해 분말 소화기를 뿌렸다”며 “조합원들은 소화기를 가지고 있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시각 주총장 정문 쪽에서는 경찰 폭력이 발생했다. 주주인 노동자들은 정문 쪽에서 위임장을 들고 주총장에 들어서려 했으나 경찰이 물리력으로 막았다. 노조에 따르면 노동자 1명은 이날 주총장에서 경찰 방패에 찍혀 대퇴부 인대 파열이라는 중상을 입었다. 이날 다친 노동자만 5명에 달한다.

  경찰이 울산대 체육관 진입을 시도하는 노동자를 물리력으로 제압하고 있다. [출처: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용역과 경찰이 노조를 향해 폭력을 행사하는 사이, 대주주 2명만이 기립해 찬성 주식 수를 말하고, 의장은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이) 출석 의결권 3분의 1 이상으로 가결됐음을 선포한다”며 의장봉을 세 번 두드렸다. 나머지 이사 선임의 건까지 통과시키는데 4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용역 폭력, 경찰 비호 아래 ‘날치기 주총’이 일어난 셈이다.



한마음회관 앞 노동자 발 묶어 ‘위법성 논란’

현대중공업은 애초 이날 오전 10시 한마음회관에서 주총을 열기로 했다. 하지만 오전 10시 35분경 주총 시간과 장소를 오전 11시 10분 울산대학교 체육관으로 변경했다고 기습적으로 발표했다. 노동자들이 있던 한마음회관에서 변경된 장소에 도달하는 시간은 30분. 노동자들이 물리적으로 도달할 수 없는 거리다.

이날 문대성 현대중공업 우리사주조합장은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사측에게 수차례 주총 장소와 시간을 알려달라고 했지만 사측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문대성 조합장이 통화로 “주총 어디서 하느냐”고 주총 진행을 맡은 사측 관계자에게 묻자, 사측 관계자는 “아, 하하…. 네. 끊겠습니다”라고 했다. 사측 관계자는 이날 오전 8시 35분부터 오전 11시 48분까지 조합장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우리사주는 221만 주로 전체 주식의 3.13%에 달한다.

  문대성 우리사주조합장 문자 및 통화내역 [출처: 금속노조]


[출처: 금속노조]


  한마음회관 인근 '주주 탑승 차량'이라고 적힌 버스. [출처: 금속노조]

아울러 사측은 현대중공업 회사 앞에 ‘주주 탑승 차량’을 배치해 놓고, 주주인 노동자들이 버스에 탑승하자 ‘이동은 알아서 하라’는 태도를 보였다. 금속노조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노조 관계자가 “주주총회 변경공시가 떠 우리가 이동해야 한다”고 말하자, 사측 주총 진행요원은 “타시면 되지 않느냐”, “안전하게 모신 것까지가 우리 역할”, “그냥 타고 기다리라”고만 말했다.

민주노총 법률원은 “대다수 주주는 주주총회 장소 및 시간을 제대로 통지받지 못했고, 당연히 주총에 참석할 수도 없었다”며 “특히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약 3%의 주식을 보유한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이번 주총에서 의견표명은커녕 참석조차 할 수 없었다. 이처럼 주주들의 자유로운 참석조차 보장되지 못한 주총은 결코 적법하다고 볼 수 없다. 위법한 주총에서 통과된 안건 역시 유효하지 않다”고 밝혔다

노조는 4일 주총 무효를 요구로 7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오는 5일에는 4시간 부분파업을 벌이는 등 현장 투쟁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또한 지난 3일부터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을 반대하며 현대중공업 현장실사 저지를 위한 위한 정문 봉쇄 투쟁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