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철거민 사망…“국가폭력이 죽였다”

평소 용산참사 트라우마 호소

[출처: 빈곤사회연대]

용산참사 생존 철거민 김 모 씨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며, 10년째 이어진 국가 폭력이 끝내 철거민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진상규명위)에 따르면 김 씨가 23일 오후 도봉산에서 목을 맨 시신으로 발견됐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김 씨는 22일 저녁 가족들에게 “내가 잘못돼도 자책하지 말라”고 전했다.

김 씨는 2009년 1월 용산4구역 강제 철거에 내몰려 망루 농성에 참여한 인물이다. 당시 경찰 특공대의 무리한 진압으로 망루에 불이 났고, 화재로 철거민 5명이 사망했다. 이때 김 씨는 망루 4층에서 뛰어내려 가까스로 생존했다.

이후 김 씨는 3년 9개월간 수감 생활을 했고, 2012년 10월 출소했다. 출소 후 용산 지역에서 배달 노동을 하며 노모를 부양했다. 그는 평소 가족들에게 용산참사 트라우마를 호소했고, 최근 몇 개월 전부터는 우울증 치료를 받아 왔다.

진상규명위는 “그의 죽음은 스스로 선택한 죽음이 아니”라며 “과잉 진압과 잘못된 개발을 10년이 지나도록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철거민들에게만 ‘참사’라 불리는 죽음의 책임을 뒤집어쓴 채 살아가도록 떠민 경찰과 검찰, 삼성 건설자본, 국가가 그를 죽였다. 경찰인권침해 진상조사위원회의 과잉 진압 결론을 부정했던 김석기 당시 서울경찰청장의 뻔뻔한 말과 태도가 그를 죽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의 죽음에 국가는 응답해야 한다. 먼저 검·경 조사위 권고가 이행돼야 한다. 경찰청장과 검찰총장은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사과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권한 있는 조사기구를 통해 국가 폭력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전했다.

고인의 빈소는 도봉구 정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25일, 장지는 벽제승화원이다.

한편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지난 9월, 용산참사 당시 경찰 지휘부가 무리한 진압작전을 강행해 인명피해를 일으켰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진상조사위는 경찰이 철거민에게 사과할 것을 권고했으나, 경찰은 권고가 나온 지 9개월이 지나도록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