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펌프장 비정규직 참사…“외주화가 죽음 불러”

하청 노동자에 ‘중계기’ 있었다면…김용균 이후에도 같은 사고

31일 목동 빗물 펌프장에서 노동자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들 3명 중 2명은 하청 노동자로 외주화가 죽음을 불렀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날 오전 7시 10분경 하청 노동자인 구 모 씨와 미얀마 이주노동자 2명은 이날 일상 점검을 위해 40m 깊이의 지하 수로로 내려갔다. 이때 폭우로 수문이 자동으로 열리면서 하청 노동자들이 고립됐다. 약 40분 뒤 현대건설 노동자 안 모 씨가 이들에게 상황을 직접 전달하려 뒤를 따라나섰다가 모두 변을 당했다. 지하와 지상을 연결하는 중계기(통신 장비)는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양천소방서는 이날 오전 8시 24분경 이들 3명이 고립됐다는 신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오전 10시 26분께 하청 노동자 구 씨를 구조했지만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나머지 미얀마 하청노동자, 현대건설 노동자는 1일 오전 5시 45분경 숨진 채 발견됐다.

문제는 하청 노동자들이 위험에 바로 대응할 수 있는 ‘통신 장치’가 없었다는 점이다. 비용 논리로 하청 노동자들의 안전을 책임질 수단을 제공하지 않은 외주화가 참사를 불렀다는 대목이다. 김용균재단(준) 권미정 상임활동가는 “이번 사고는 고 김용균 때(태안화력발전소 하청 노동자 사망 사고)와 비슷하다”며 “고 김용균도 연락 수단이 없어 본인 휴대전화로 작업 관련 연락을 주고받았다. 비용 절감 때문에 하청 노동자들에게 '무전기' 하나 주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연락 체계는 노동자들이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 중 하나다. 하청 구조는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이를 소홀히한다. 외주화가 같은 사고를 반복하고 있다”이라고 지적했다.

[출처: 참세상 DB]

김용균재단(준)은 1일 성명을 통해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고 하청 외주화를 중단하라”며 “2015년부터 추진했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아직도 제정되지 않고 있다. 그러는 사이 하청 외주화는 증가하고 노동자는 죽어간다. 노동자에게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보장하라”고 밝혔다.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도 같은 날 성명으로 “협력업체라는 이름으로 노동자에 일을 시키면서, 자기 직원은 아니라는 이유로 정보조차 공유하지 않는 비정규직 현실이 비정규직, 정규직 모두를 죽인 것”이라며 “2016년 구의역 김군도 관제실에 열차를 멈춰달라고 요청하기 어려워 사망했고, 포항지진 김천역 비정규직 2명도 열차 연착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죽었다. 서로 협력해 일해야 할 곳에 비정규직을 투입시키면서 소통을 단절하고 위험에 내모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