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비정규직, 고공 오른 이유

고공농성 해고자 “한국지엠, 때마다 비정규직에 희생 강요”


한국지엠 비정규직 해고자 이영수 씨가 25일 새벽 부평공장 정문 앞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또 다른 비정규직 해고자 25명은 같은 곳에서 집단 단식 농성을 26일 시작했다. 구조조정 때마다 ‘0순위’로 쫓겨난 비정규직 해고자 46명의 복직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8100억 원의 정부 지원을 받은 한국지엠이 비정규직 문제는 해결하지 않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지엠 부평2공장은 지난해 9월, 2교대제에서 1교대제로 전환했다. 인력의 절반을 줄인 셈이다. 동시에 1차 하청 업체인 위캔테크, KD 두 곳을 폐쇄했다. 이 과정에서 비정규직 150여 명이 해고됐다. 현재 남은 1차 하청 업체는 3곳, 2~3차 하청은 10여 개에 불과하다. 혈세 지원에도 업체 폐업에 따른 고용불안이 계속되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고공에 오른 것이다.


단식에 돌입한 25명 해고자 중엔 과거 폐쇄된 군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도 있다. 복직을 요구하는 비정규직 46명 중 8명이 군산공장 해고자다. 창원공장에도 비정규직 해고자가 있지만, 고용노동부 중재로 하청 업체와 복직 합의를 이룬 상태. 그러나 업체 측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고공농성에 나선 이영수 해고자는 26일 오후 2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지엠 자본은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비정규직에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다”며 “10여 년 전 이곳 1차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는 1,500명이었는데, 지금은 500명이 채 되지 않는다. 비정규직만을 희생양 삼았던 결과다. 지금도 비정규직은 고용불안에 떨고 있다. 고공농성을 통해 반드시 복직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이인화 민주노총 인천본부장은 “한국지엠은 8100억 원, 연구소 부지 50년 무상 임대 등 여러 정부 혜택을 받았다. 그러나 한국지엠은 일단 상황이 어려우면 비정규직을 0순위로 해고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46명 해고자 복직은 정당하고 어려운 요구가 아니다. 인천본부는 복직을 이룰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지방법원은 지난해 2월(부평·군산공장)과 올해 2월(창원공장) 한국지엠에 불법파견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한국지엠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하고 있고, 이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판결이다.

한편 한국지엠은 올해 말 1교대제에서 2교대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2교대제로 바꾸면 인력을 대거 채용해야 하는데, 이들 비정규직 해고자를 우선 고용할지 주목된다.

노조는 이날부터 매일 오후 6시 30분 고공농성장 앞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