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 비정규직 단식 30일, 체중 20% 감소 '심각'

고용노동부, 법원 판결에도 직접고용 명령 않나


금속노조 기아자동차비정규직지회 김수억 지회장의 단식이 30일째 이어지고 있다. 김 지회장의 체중은 16kg 감소(평소 체중보다 20% 감소)할 만큼 심각한 상황인데도 고용노동부는 현대기아차 전체 공정에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내지 않고 있다.

앞서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6개 노조는 잇따른 법원의 불법파견 판결에 따라 현대기아차 비정규직에 대한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내리라고 고용노동부에 요구해 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또한 지난 22일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 간접공정 비정규직 노동자 27명에 대해 불법파견 판결을 내린 바 있다. 27일 현재까지 고용노동부는 노조의 공식 면담 요청에 응하지 않는 실정이다.


불법파견 판결에도 고용노동부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자 이날 130개 시민사회단체, 파견 노동자들이 단식농성장인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시민사회단체는 “불법파견 대명사 현대기아차는 2010년 7월 대법원 판결 이후 11차례나 사내하청을 정규직으로 인정했다”며 “문재인 정부는 특히 재벌 앞에서 불법파견 직접고용 명령을 멈췄다. 정부는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불법파견 사업주를 구속하고, 법원판결대로 직접고용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지회장은 “현대기아차 불법파견은 15년째다. 법원 판결도 지켜지지 않은 지 오래”라며 “노동부가 불법을 바로잡기 위해 진즉 범죄자를 처벌하고 직접고용을 명령했어야 한다. 노동부는 15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문재인 정부가 톨게이트 불법파견 노동자를 해고하며 법을 어기고 있는데, 재벌이 무얼 하겠느냐. 문재인 대통령에 요구한다. 박근혜 정부 시절로 노동자 현실을 돌리지 말라”고 비판했다.

파견 노동자들도 기자회견에 자리해 힘을 보탰다. 이완규 한국지엠 군산공장 해고자는 “내가 군산공장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할 때 원청 정규직이 근태를 관리하고 업무를 지시했다. 바로 불법파견인 것”이라며 “한국지엠은 대법원에서 두 번이나 불법파견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아직도 한국지엠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일회용품 취급하며 불법파견이 아니라고 얘기한다. 그래서 지난 일요일(25일) 고공에 올랐고 집단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승하 KTX열차승무지부 전 지부장은 “양승태 사법부가 KTX 열차 승무원 해고 사건을 두고 노동부와 같은 이유를 들었다. 불법파견 소지 열 가지 중 아홉 가지는 맞으나, 한 가지가 아니라며 (최종적으로) 불법파견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도 불법파견 문제에 대해 고용노동부라는 국가기관의 도덕성은 바닥을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지부 박순향 부지부장도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들도 2015년 불법 파견 1심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한국도로공사는 법을 이행하지 않았고, 급기야 1500명을 해고하기에 이르렀다. 지금도 50세가 넘은 노동자들이 서울톨게이트 캐노피 위에서 두 달 넘는 시간 동안 농성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노동건강연대 이상윤 의사는 “김 지회장의 건강 상태는 최악”이라며 “체중이 15% 이상 감소하면 위기 상황인데, 20% 이상 감소한 김 지회장 건강은 의사가 상주하며 위험에 대비해야 할 정도다. 이 같은 상황을 만들고 방치하는 주체들이 하루빨리 응답해야 한다. 사람을 죽이지 말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