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균재단 공식 출범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 것”

이사장으로 고 김용균 어머니 김미숙 씨


지난해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목숨을 잃은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의 이름을 딴 사단법인 김용균재단이 26일 공식 출범했다. 김용균재단은 청년 노동자 권리 보장, 나아가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활동하겠다고 밝혔다.

김용균재단은 이날 오후 3시 30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창립총회와 출범대회를 열었다. 이날 대회에 노동자, 시민 약 1백 명이 참여했다. 이날 대회에서 김용균재단은 2020년 사업계획안을 통과시켰다. 통과된 사업계획은 △김용균 노동자 추모 사업 △청년 노동자 권리 보장 사업 △비정규직 철폐 사업 등을 골자로 한다. 또 김용균재단은 앞으로 발생하는 산재사고에 대응하며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을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김용균재단 초대 이사장이자 고 김용균의 어머니 김미숙 씨는 이날 대회에서 “아들이 다시 이곳(김용균재단)에서 살아 숨 쉴 것만 같아 기쁘다”면서 “한편으로는 가슴 아픈 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밀려와 가슴이 먹먹해짐을 느낀다. 비정규직이라 당한 용균이의 처절한 죽음을, 이전에 있었던 수많은 노동자의 죽음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억울한 죽음을 없애는 건은 살아있는 우리의 몫이 됐다. 재단을 통해 많은 일을 해내려고 한다. 우리 행동이 이 사회에 밝은 빛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용균재단 김미숙 이사장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영상을 통해 “김용균의 뜻을 기리는 사단법인에 나도 힘을 보태겠다”며 “자본주의가 있는 한 비정규직 없는 세상은 오지 않는다. 돈이 지배하는 세상을 발칵 뒤집어야 한다”고 전했고,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 무대에서 “김용균 동지 죽음 이후 투쟁으로 28년 만에 산안법(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됐지만, 여전히 우리는 노동자 죽음을 알리는 소식을 접하고 있다”며 “노동자가 죽지 않고 일하는 세상은 결국 우리의 힘찬 투쟁으로 이룰 수밖에 없다. 그런 활동을 이어나갈 김용균재단에 민주노총이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SBS 드라마 <닥터탐정>의 배우 박진희, 봉태규, 소설가 김훈도 영상 메시지를 통해 김용균재단의 출범을 응원했다.

또 김용균재단은 또 산재 피해가족 모임 ‘다시는’과 연대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다시는’의 이상영(제주현장실습생 고 이민호의 아버지) 씨는 이날 무대에서 “(‘다시는’과 김용균재단이)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건 하나다. (노동자를) 더는 죽이지 말라는 것”이라며 “(중대 재해를 일으킨) 기업에 철저한 처벌을 내리는 법을 만들어달라는 거다. 나는 과거 한국노총 조합원이었다. 7년 노동운동을 했는데도 지금의 노동 환경은 더 뒷걸음질쳤다. 현장 실습 없는 세상, 비정규직 없는 세상, 죽음의 외주화가 없는 세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 김용균은 지난해 12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기계 협착으로 목숨을 잃었다. 고인은 한국서부발전의 하청인 한국발전기술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였다. 이 죽음을 계기로 62일간 외주화 책임을 묻는 비정규직 투쟁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