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공 이강래 일가 비리 의혹…노조, 고발장 접수

“노동자는 집단 해고, 가족은 배 불리기”


한국도로공사 이강래 사장 일가의 비리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도로공사에서 해고자들이 이강래 사장을 배임죄고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JTBC는 지난 28일 이강래 사장 일가가 운영하는 회사가 도로공사와의 독점 계약을 통해 폭리를 취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는 인스코비와 스마트 가로등에 쓰이는 PLC칩 납품 계약을 맺었다. 현재 도로공사에 납품된 PLC칩의 80% 인스코비 제품이다. 인스코비의 최대주주는 밀레니엄홀딩스㈜다. 밀레니엄홀딩스㈜의 대표이사는 이강래 사장의 둘째 동생 A씨다. A씨는 밀레니엄홀딩스 지분의 30.8%를 보유하고 있다. 또 이강래 사장의 셋째 동생 B씨는 인스코비의 사내이사다. 이강래 사장의 부인 C씨는 인스코비 자회사(인스바이오팜)의 주식 4만주를 가지고 있다.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속해 있는 민주일반연맹(이하 노조)은 29일 오후 1시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강래 사장의 가족 회사가 도로공사 가로등 사업을 사실상 독점으로 계약한 점이 드러났다”며 “해당 회사가 이 사장의 명백한 가족 회사라는 점, 이 회사가 공공기관인 도로공사와 사업 계약에 있어 독점적 지위를 가졌다는 측면에서 납득할 수 없다. 민주일반연맹은 이강래 가족 회사의 독점 계약 의혹과 관련한 철저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하며 배임죄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또 이강래 사장 가족 회사뿐 아니라 그간의 도로공사 부정·부패 행위에 대한 재수사도 요구했다. 먼저 2014년 공공기관과 퇴직자간 수의계약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도록 규칙이 개정됐는데, 도로공사는 규칙이 개정되기 직전 6개월 동안 톨게이트 영업소에 퇴직 예정자와 수의계약을 체결했다는 지적이다. 사건을 접한 국민권익위원회 역시 사건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 경찰에 넘겼으나 김천경찰서는 ‘혐의 없음’으로 내사 종결했다. 노조에 따르면 41개 영업소와 수의계약을 체결한 금액만 2,029억 원에 달한다.


아울러 도로공사 퇴직자들로 구성된 ‘도성회’의 이권 개입 정황도 있다. 노조에 따르면 만남의 광장 휴게소는 도성회 소유다. 최근 H&DE로 명의를 바꿔 퇴직자들이 휴게소를 계속 운영 중이다. 또 도성회 소속 퇴직자들은 대부분 톨게이트 영업소 소장으로 영업운영권을 넘겨받아 운영했다. 도로공사 사업에서 이권과 특혜를 봐준 대가로 수억 원대 뇌물을 받은 도로공사 간부는 4명에 달한다.

톨게이트 노동자 박주분 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강래 사장은) 본인과 가족의 배를 채우기 위해 혈안이 됐다”며 “도로공사에서 해고된 수납원은 이 사장 면담을 요구하며 51일째 본사 로비를 점거 중이다. 또 청와대 앞에서 122일째 농성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 사장을 볼 수 없었다. 이 사장은 본인과 가족의 이익을 챙기느라 바빴던 것이다. 청와대는 이강래의 도로공사 사장 자격을 박탈하고, 불법파견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청와대에 이강래 사장 고발장을 전했다. 청와대 측이 고발장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직접 전달토록 한다는 노조의 뜻이다. 노조는 “청와대가 이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