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서비스노동자 10명 중 9명이 언어폭력 경험해”

방문서비스노동자 노동환경 개선방안 토론회 열려

방문서비스노동자 10명 중 9명이 고객으로부터 모욕적인 비난이나 욕설 등에 시달린 것으로 드러났다. 성폭력 피해는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방문서비스노동자 안전보건사업 기획단(기획단)은 6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에서 토론회를 열고 “방문 서비스노동자들은 대부분의 안전보건 영역에서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영역별 개선과제와 함께 큰 틀에서의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획단이 방문서비스노동자 747명(설치수리 현장기사, 재가요양보호사, 도시가스 점검·검침원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2.2%가 ‘모욕적인 비난이나 고함, 욕설’을 들은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또한, 10명 중 1명(11.1%)은 ‘매우 자주’라고 응답해 서비스노동자의 감정노동이 매우 심한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고객에게 위협, 괴롭힘’ 을 경험한 비율은 67.2%에 달했고, 10명 중 3~4명(35.1)%이‘고객에게 원치 않는 성적인 신체접촉이나 성희롱’ 을 당했다고 답했다. 특히 성폭력 피해 경험은 여성(54.6%)이 남성(20.1%)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최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직업환경의학전문의는 여성 노동에 대한(노동자와 관리자부터) 인식이 변화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여성노동자들이 수행하는 재가요양보호사, 도시가스 점검·검침원 등의 경우 돌봄노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 수준이 낮은 점, 여성에 대한 폭력이 일상화된 사회라는 점 등이 방문여성노동자를 더 취약하게 만든다”고 꼬집었다.

업무상 재해 및 작업장 위험 수준도 상당했다. 응답자 중 95.7%(715명)는 근골격계질환 증상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폭염·한파 시 발생할 수 있는 질환에 있어서도 무방비했다. 열탈진 경험자(65.5%)가 가장 많았고 119신고가 필요한 열사병 경험율도 8.6%였다.

노동부가 해마다 폭염 관련 보도자료를 내고 열사병 예방수칙을 홍보하지만 방문서비스노동자들에게는 적용되지 않고 있었다. 사업장 2곳 중 1곳 이상(55.7%)은 폭염관련 조치가 없었으며, 휴식시간 확대(2.6%), 휴게공간 마련(3.4%) 등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파 관련 조치도 55.7% 정도의 사업장만 실행하고 있었다.

‘업무 중 사고성 재해’를 경험했다는 답변은 62.7%였다. 감염성 질환도 15.1%가 경험했다. ‘업무과정에서의 정신질환 경험’이 있다는 답변도 61.4%나 됐다.

반면 업무상 재해 발생 시 산재처리 비율은 4.4%에 불과했다. 과반 이상인 62.0%의 방문노동자들은 개인부담으로 처리한다고 응답했다.

기획단은 방문 서비스 노동자 감정노동과 안전보건개선 과제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정을 통한 처벌과 원청 책임을 강화해야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2인1조 근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획단은 “2인1조 근무는 성폭력을 포함한 각종 위협에 처한 방문서비스노동자의 안전대책이면서 심각한 근골격계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오승민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 사무관은 “2인1조 요구는 많이 들었다”며 “방문서비스 지침 작업과정에서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설문에 참여한 노동자들은 1순위 대책으로 ‘업무(응대) 중지권’을 꼽았다. 기획단은 “산업안전보권법이 ‘권리로서 작업중지’를 인정하지만 현실에서 적용되지 않고 있다”며 “피할 권리를 규정한 법을 현장에 적용해 제대로 지키는지를 관리감독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우 보건의료노조 서울시정신보건지부 조합원은 “법이 바뀌며 지침을 많이 할 텐데도 현장에 적용이 안 되는 것은 노동자들과의 협의가 없기 때문”이라며 “실무자가 아닌 노동자와 직접 논의할 수 있는 협의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