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노동자 또 다시 사망 “현장 부당노동행위 때문”

철도노조 조합원 11일 숨진 채 발견...노조 “역량 집중해 투쟁할 것”

지난 11일 전국철도노조 조합원인 故정 모 화순시설사업소 시설관리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달 22일 故장현호 철도노동자가 안전인력 부족으로 열차에 치어 사망한 지 20일 만이다. 철도노조는 고인이 부당노동행위로 사망했다며 "고인의 명예회복과 부당노동행위 책임자 처벌, 억압적 노사관계와 전근대적 조직문화 개혁의 실질적인 조치가 취해지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철도노조에 따르면, 고인은 11일 새벽 3시 30분 경 집을 나선 뒤, 오전 8시 8분 경 시설관리반 직원에 의해 차량 안에서 발견됐다. 해당 직원은 차량 내부에 번개탄이 피워져 있는 것을 확인하고 119에 신고했으며, 오전 8시 45분 경 화순고려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끝내 숨졌다.

철도노조 호남지방본부 광주시설지부의 ‘故정 모 조합원 사망사고 개황보고’에 따르면 지난 23일 화순시설관리사업소 안전회의에서 고인은 목포시설관리사업소로 발령통보 받았다. 이에 그와 광주시설 지부장은 광주본부 시설처장과 면담을 진행해 일방적 인사발령 및 선별적인 인사조치에 항의를 했고 인사발령은 취소됐다.

노조는 “화순시설사업소장이 ‘앞으로 사업소 직원들에게 잘해 줄 필요 없이 규정대로 밟아 줘야한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또한, 직원들은 능주시설관리반 선임관리장으로부터 ‘화순시설관리사업소 직원들이 지켜야할 사항 7가지’를 전달받았다고 전했다. 그 내용은 △점심식사 취사금지 △퇴근 15분전 사무실 복귀 △휴게시간 외 연속작업 시행 △해당 사항을 어길 경우 경위서 제출 △경위서 3장 누적할 시 타사업소 전출 등이다.

노조에 따르면 "故정 모 시설관리원은 본인의 인사발령 취소로 인해 광주본부 시설처장 및 시설소장의 갑질이 시작됐고, 자신 때문에 사업소 직원들이 힘들어 한다고 토로했다”고 전했다.

철도노조는 12일 입장문을 발표하고 "철도의 관료주의, 상명하복식 조직 문화, 억압적 노사관계가 합쳐지자 현장 노동자에 대한 압박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에 대한 문제제기는 노조활동에 대한 부당한 겁박과 압력으로 돌아왔다"며 "이런 현실 속에 아무 잘못도 없는 정 모 조합원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철도노조는 오는 11월 20일, 임금정상화와 안전인력충원, 노사전문가합의이행, 고속철도 통합 등을 내걸고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