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엠 창원, 비정규직 585명에 “외부인이 업무방해”

사측 “정규직 안전 위험”…도 넘은 ‘갈라치기’

[출처: 금속노조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

한국지엠이 ‘비정규직은 외부인’이라며,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상대로 업무방해로 인한 민사소송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2019년 12월 31일 해고된 한국지엠 창원 비정규직 노동자 585명 중 다수는 공장에서 부당 해고 반대를 주장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한국지엠 창원지역본부는 2019년 12월 31일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창원지회(정규직 노조)에 공문을 보내 “(비정규직이 맡은) 도급계약은 2019년 12월 31일부로 만기 해지됐다”며 “해당 도급공정은 2019년 12월 23일부로 정규직 공정으로 인소싱됐으며, 정규직 인원이 재배치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0년 1월 2일부터 전 도급업체 직원 일부가 회사 생산라인을 무단 점거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며 “무단 점거 시 업무 방해 및 해당공정 정규직들이 안전상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 우려된다. 특히 전 도급업체 직원 등 ‘외부인’들에 의한 생산라인 점거 시 불가피하게 생산 중단도 검토될 수 있다”고 했다. 사실상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외부인’ 프레임을 덧씌워, 정규직에게 비정규직 투쟁을 거부하라고 종용하고 있는 셈이다.

비정규직 일자리가 정규직 공정으로 인소싱되면서, 현재 다수의 정규직 노동자들이 해당 공정에서 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2020년 1월 1일부로 임기를 시작한 정규직 노조 장순용 지회장은 2019년 12월 20일 “비정규직 동지들에 대한 고용 문제는 결코 외면될 수 없는 중대한 사안임이 분명하다. 특히 불법파견 사업장으로 고용노동부마저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내린 상황인데도 오직 본인들의 길에만 혈안이 돼 있는 경영진에게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인소싱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참세상>은 정규직 노동자들이 노조 입장과는 별개로 인소싱 공정에 참여하고 있는 것에 대한 노조 측 입장을 들으려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반면 연락이 닿은 정규직 노조의 대의원 A씨는 “정규직 노동자들이 노조 지침을 따르지 않는 이유는 신뢰가 무너져버린 탓이 크다”며 “한국지엠 구조조정은 2013년부터 여러 정책이 제시되며 예상됐던 시나리오였는데, 노조는 이에 정확히 대응하지 못했다. 아울러 노조는 대기업 기득권의 이해에 안주하는 경향이 커졌고, 동시에 사측은 입사 비리 등으로 노조를 도덕적으로 무력화시키기 시작했다. 사측의 이런 전략과 노조의 변화 없음이 이 상황(비정규직 대량해고, 정규직의 인소싱 동참)까지 만들었다”고 전했다.

[출처: 금속노조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

“비정규직 해고는 부당, 직접고용 실시하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부당 해고에 맞서 출근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비정규직지회는 2일 오후 2시 40분부터 공장 안팎에서 선전전을 진행한 뒤, 출근을 위해 공장에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생산 중단’까지 경고한 사측과 비정규직 노동자들 간 충돌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124개 시민사회·노동단체는 지난 31일 공동 성명을 통해 “한국지엠은 불법파견 공장이다. 그러나 한국지엠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는커녕 무더기로 해고했다. 또 근로자지위확인(불법파견) 소송 취하와 부제소 확약서를 제출하는 사람에 한해 위로금을 지급하고 ‘향후 창원공장 신규인원 발생 시 우선 채용’하겠다고 한다. 이는 명백히 불법파견 범죄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위한 꼼수다. 비정규직 대량해고를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도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정규직 노동자들도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싸워야 한다”며 “한국지엠은 ‘우선 정규직부터 지켜야 한다’고 했는데, 군산 공장 폐쇄를 경험했듯 한국지엠 의도대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분열된다면 결국 정규직 일자리도 지킬 수 없을 것이다. (한국지엠이)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1교대 전환을 거부하자”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