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암보험 피해자 30명, 본사 점거 시위

삼성생명, 시위자 상대로 고발까지

  삼성생명 2층 점거 현장. [출처: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

삼성생명 암보험 피해자 약 30명이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보험 본사 2층을 점거하고 시위 중이다.

암보험 피해자들은 금융감독원의 권고, 국정감사의 문제 제기에도 삼성생명이 암 환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시위 취지를 밝혔다.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이하 보암모)에 따르면 암보험 피해자 약 30명은 14일 오전 11시 삼성생명 앞에서 집회를 열고, 같은 날 오후 3시께 삼성생명 2층 고객센터에 진입했다. 삼성생명 내부에서 피해자들은 '보험 적폐' 삼성생명을 규탄하며 약관대로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15일 오전 10시 30분 현재까지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한편 경찰관은 농성 현장을 방문해 시위자들에게 퇴거 요청에 불응하면 연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위 돌입 후 삼성생명 측은 보암모 김근아 대표와 개인 면담을 진행하려 했으나, 김 대표는 전체 피해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해야 한다며 거부했고, 끝내 삼성생명과 피해자들의 대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암보험 피해자들은 오늘(15일)도 농성을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출처: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

앞서 삼성생명 측은 지난 10월 보암모 김근아 대표를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위반, 도로교통법 위반,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으로 고발했다. 암 피해자들은 지난 2년간 보험금 미지급을 이유로 삼성생명 앞에서 집회를 이어왔는데, 삼성생명이 이를 두고 고발장을 내민 것이다.

금감원, 국감 지적에도…삼성 '마이웨이'

사실 삼성생명의 암보험 미지급 사건은 여러 곳에서 질타를 받기도 했다. 보암모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2018년 9월 삼성생명이 암보험 피해자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삼성생명은 같은 해 11월 금감원 권고를 수용하겠다고 언론에 발표했으나, 약속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행되지 않았다. 지난해 9월에도 삼성생명이 보험금 미지급 사태로 금감원의 종합검사까지 받은 일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종합검사 이후 삼성생명이 자신에게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지난해 국정감사 때는 대형보험사 7곳이 손해사정 자회사 12개를 운영하며 90%의 손해사정을 위탁하는 ‘셀프손해사정’ 문제가 지적됐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당시 국감에서 “삼성생명은 99%의 손해사정을 자회사에 위탁하고 있다”며 “자회사들이 모회사에 반하는 결정을 할 수 있겠나. 보험생태계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셀프손해사정이) 모든 분쟁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라고 비판했다.

[출처: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

암보험 피해자들은 14일 성명을 통해 “보험 계약 유지 중 암 치료를 위해 입원한 암환자들이 청구한 입원보험금을 보험회사는 그동안 온갖 핑계를 대며 지금까지 미지급하고 있다”며 “삼성생명은 요양병원이라는 이유로, 항암 중이 아니라는 이유로, 필수불가결한 입원이 아니라는 이유 등으로 보험금을 미지급하거나, 삭감이나 화해를 유도해 왔다. 암에 걸려 사투를 벌이며 치료하고 있는 암환자를 우롱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생명은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 기업의 윤리적인 활동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