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인권위 ‘간접고용노동자’ 권고안에 묵묵부답

민주노총, 간접고용노동자 현장증언...“정부가 처참한 상황 해결해야”

민주노총이 정부에 간접고용노동자관련 인권위 권고의 즉각 이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인권위 권고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답변 기한은 지난 20일까지였지만, 고용노동부는 현재까지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민주노총은 21일 오전 10시 30분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인권위 권고 이행촉구 및 간접고용노동자 현장증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정부는 인권위 권고가 아니더라도 간접고용노동자의 처참한 상황을 하루빨리 해결해야한다”며 “또한 상시지속업무를 직접고용 하도록 모든 법제도 개선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권고는 △생명·안전 업무 구체화 △파견지침 변경△불법파견 신속한 근로감독 △노조법 2조 개정, 사용자 범위확대 및 원청 단체교섭 의무 명시 △원청의 부당노동행위 책임 확대방안 마련 등이다.

정혜경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비정규직 노동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죽음의 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노동자들을 고용노동부가 조금이라도 살폈더라면 기한 내에 입장을 내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간접고용노동자들은 현장증언을 통해 정부에‘직접고용과 노동기본권 보장’을 요구했다. 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들은 현재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부산시청 앞에서 35일째 농성 중이다. 이들은 지난해 노사전협의회에서 의결된 4개 업무 226명 외 부산지하철노조 서비스지부 조합원 503명을 포함한 5개 업무 1154명의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황귀순 부산지하철노조 서비스지부 지부장은 “정부 발표 이후 직접고용을 위해 투쟁을 해왔다. 노사전협의회도 12차례 했다”며 “그럼에도 교통공사는 오직 제2의 용역회사에 불과한 자회사를 하겠다고만 한다”고 비판했다.

한국가스공사비정규지부도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643일째 선전전과 44일째 대구 본사 앞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가스공사는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이 권고안일 뿐이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국가스공사 비정규직지부는 가스공사 입장의 변화가 없을 시 오는 28일부터 31일까지 전면파업을 할 계획이다.

전국공공연구노조는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15일간 단식을 진행했고, 443일 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앞에서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정민채 공공연구노조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지부 지부장은 “(사측이) 자회사 전환 시에는 정년 70세, 임금 30만원 인상, 전원고용을 보장하지만 직접고용 시에는 임금 1.3%인상에 시험을 쳐야한다는 식으로 협박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금속노조 하청노동자들은 노조할 권리와 죽지 않고 일할권리를 요구했다. 김동성 금속노조 부위원장(조선소 하청노동자)은 “지난 2017년 삼성중공업에서 6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중경상을 입은 대형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사측은 300~400만원의 벌금만 내면 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사측이) 노동자 생명을 위해 투자할 이유가 있겠나. 인권위 권고는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의 최소한의 노동기본권을 위한 권리”라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은 생산 공정 기준 70~80%를 2~3만 명의 사내하청 노동자가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희망연대노조 LG비정규직지부 소속 김태희 조합원이 아파트에서 작업 중 6m 아래로 추락해 사망했다. LG비정규직지부는 직접고용을 통한 원청의 책임성 강화와 노동자 안전에 대한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성과급에 쫓기며 저녁에도 난간 없는 옥상과 전주에 올라야하는 위험에 노출돼 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실무적 이유로 답변을 하지 않은 상태이며, 1월 말까지로 답변기한을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