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10년 일한 기간제 다문화언어강사 7명 해고

이주공동행동, "고용안정보장을 하는 것이 서울시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청의 본분"

10년 동안 일해오던 서울교육청 기간제 다문화언어강사들이 지난달 14일부로 해고됐다.

  지난달 25일 다문화언어강사 고용 안정 요구 기자회견 [출처: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서울지부]

앞서 지난달 14일 일본 출신 6명과 인도네시아 출신 1명의 강사는 교육청으로부터 ‘해당 언어권 희망교 부족’을 이유로 해고 문자를 받았다.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서울지부(노조)에 따르면 다문화강사 배치를 희망한 학교는 90여 개로 추정되며 현재까지 총 70명(지난달 14일 기준)이 배치됐다.

다문화언어강사(다문화강사)는 1년 단위로 교육청과 근로계약을 맺는 기간제 노동자들로서, 유치원 및 초·중·고등학교에 배치돼 전일제로 일하고 있다. 이들은 근로계약서 상 △다문화학생의 학교 적응 △다문화이해교육 △방과 후 교육 등을 지원한다.

매년 계약하며 10년 동안 일한 강사들

다문화강사는 현재 총 80명이며 지난해 근무자수도 동일했다. 올해 교육청 지원 사업 대상 역시 80교 내외로 다문화강사 수와 동일했으나, 이례적으로 7명의 미배정 인원이 발생했다. 이미영 교육공무직본부 서울지부 조직국장은 “이전에도 1~2명씩 미배정자가 발생을 했었지만, 새 학기가 시작하기 전에는 모두 배정이 됐었다”고 전했다.

교육청은 미배정 이유에 대해 △신청 학교의 희망 언어권 수요와 다문화강사 출신 국가 수가 일치하지 않으며 △동일한 언어권 학생 중 의사소통이 어려운 학생이 1명 이상 있어야 하는 기준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올해 1월 경 다문화강사 심사위원은 출신국가와 동일한 언어권 출신 국가 (혹은 부모의 출신국가) 학생이 5명 이상이 돼야 한다고 권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희망 언어권과 강사 출신 국가가 일치하지 않아도 학교 배정이 이뤄졌다. 실제로 노조가 조사한 ‘2017년 및 2019년 다문화강사 지원 국가 현황’ 자료에는 강사 출신국과 일치하는 다문화 학생이 한 명이거나 심지어 한 명도 없더라도 배치되곤 했다. 특히 다문화강사는 한국국적 학생을 포함한 전교생을 대상으로 다문화이해교육·세계시민교육 등도 진행하고 있어 이들의 갑작스런 해고 통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미영 조직국장은 “다문화강사는 서울교육대학교에서 900시간 연수를 거쳐야 자격이 주어진다. 2012년 이후로는 연수과정이 없었기 때문에 당시 양성된 177명에서 인원은 늘지 않았고, 본국으로 돌아가거나 강사를 그만 두는 경우가 생겨 현재 80명이 됐다. 전체 다문화강사는 평균 7~8년 이상 일했으며, 해고된 노동자들은 평균 10년 정도 일했다”고 전했다.

정부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에서 배제된 다문화강사

교육부의 다문화가정 학생지원제도의 일환으로 채용된 다문화강사들 대부분은 사업이 시행된 2009년부터 일해왔다. 전일제 노동으로 평균 7~8년 이상 일해 온 셈이지만, 기간제 신분이어서 상시적 고용불안에 시달려 왔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도 배제됐다. 앞서 교육부는 2017년 9월 11일 ‘교육 분야 비정규직 개선 방안’을 발표했으나 다문화강사는 정규직 전환에서 제외된 바 있다.

이주노동자 차별철폐와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이주공동행동)은 지난 2일 성명서를 발표해 서울시교육청에 다문화강사의 고용안정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서울시교육청은 사업을 시작한지 10년이 넘어가는 이 시점에도 ‘한시적 사업’이라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화 정책에서 이 강사들의 무기계약 전환도 제외돼 설움이 컸는데 고용안정을 보장해주지는 못할망정, 서울시 교육청에서 해고를 조장해서야 말이 되는 가”라며 비판했다.

이어서 “언어의 학생 유무에 상관없이 학교 배정을 하는 것이 당연하며, 여러 학교를 묶어서 활동하는 방안도 가능할 것이다. 무엇보다, 고용불안이 해마다 발생하지 않도록 제대로 된 고용안정보장을 하는 것이 서울시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청의 본분”이라고 전했다.

한편 현재 해고 강사 7명과 교육공무직본부 서울지부는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다문화강사 학교 배정을 요구하며 피켓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