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마스크로 신분차별 논란...간병인에게 “직접 구매해라”

교수는 여러개 마스크 지급, 직원은 3일에 1개, 간병인은 직접 구매

서울대병원이 교수에게는 여러 개의 마스크를 지급한 반면 직원에게는 3일에 1개씩, 간병인에게는 직접 구매하도록 요구해 신분차별을 논란이 일고 있다. 또 간호사들에게는 1회용 보호구 입고가 어렵다며 재소독해 사용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서울대병원분회는 6일 오전 11시 서울대병원 시계탑 맞은 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가 안전할 권리를 요구했다. 이들은 (병원 측이) 보호구 4종세트(N95마스크, 장갑, 비닐가운, 고글)가 부족해 일화용품을 소독해 재사용하라고 지시했으며, 심지어 8시간이 유효기간인 마스크를 3일간 사용하라는 지침도 내렸다고 지적했다.


익명의 서울대병원 간호사는 기자회견에서 “서울대병원 확진환자 병동에서 일하는 의사·간호사들은 언제든 감염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리고 감염으로부터 날 지킬 수 있는 것은 오직 보호구 밖에 없다. 그러나 병원은 1회용 고글과 PAPR후드를 소독액으로 닦고 포장을 하여 EO가스 소독 후 재사용하고 있다”며 “5년 전 메르스 때와 달라진 것이 없다”고 전했다. 심지어 병원은 간호사들에게 전신 보호복을 비닐가운으로 변경해 사용하게 하고 있었다.

노조에 따르면 병원은 마스크 지급을 요구하는 간병노동자들에게 “직원 아니니 사서 써라”고 했다. 또한 지난 2월 말, 간호행정과에 마스크를 받으러 간 간병노동자들은 “의료진도 마스크가 부족하니 간병사는 사서 써라”는 말을 들었다.

문명순 희망간병분회 사무장은 “간병사는 감염이 돼야 국민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존재냐”며 “메르스 때도 간병사는 움직이는 감염 시한폭탄이라는 뜨거운 눈초리만 받았다. 간병사가 안전하단 기사는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런 감염 사태가 우리한테 주는 것은 몸과 마음의 상처뿐이다. 일하다 차별받고 감염될까 무섭지만 일을 그만둘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김태엽 서울대병원분회장은 “노조가 코로나19가 발생하자마자 메르스의 잘못을 되풀이 하지 말고, 노사가 같이 해결하자고 몇 번이나 말했다”며 “전문가 의견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은 현장의견이다. 현장의견을 잘 수렴해야만 제대로 된 서울대병원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발전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간병노동자들에게 마스크 500장을 기증했다. 이태성 발전 비정규직 연대회의 이태성 간사는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에 발전사가 처음 한 말이 바로 우리 직원 아닌데 왜 우리가 책임져야 하느냐란 것이었다. 국가 공공기관 병원에서 죽음 사투하는 간병노동자. 그들의 노동이 그림자 노동이란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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