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6일 오전 11시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선관위는 위법한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의 등록 신청을 형식적 요건만을 심사하고 승인했다”며 “이는 청구인의 선거권 등 중대한 정치적 기본권을 침해할 뿐 아니라, 정당제도와 비례대표제를 규정한 헌법을 위반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더불어시민당(시민당)과 미래한국당(한국당)을 오로지 해당 소속 지지자들에게 비례대표 투표를 유도할 목적으로 설립한 소위 ‘위성정당’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창당경위, 당헌당규, 현역의원파견, 창당에서의 물적 원조, 민주당의 시민당에 대한 통제 및 통합당의 한국당에 대한 통제 등의 사실을 그 근거로 하고 있다.
헌법소원은 시민당과 한국당에 대한 정당등록 승인 취소를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가처분 신청은 위헌확인 삼판청구 사건의 종국결정 선고 시까지 정당등록의 효력을 정지하는 것을 취지로 하고 있다.
헌법소원 가처분신청의 청구인은 윤순철 경실련 사무총장과 황도수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이며, 피청구인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권순일)이다.
경실련은 피청구인의 정당등록 승인행위는 헌법재판소법 제 68조 제1항이 규정하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헌법 24조 등 선거권 관련 피청구인의 등록 승인행위가 △위헌 위법한 위성 정당의 난립으로 인한 대의제 민주주의 훼손 △헌법상 기본원리인 민주주의 틀 파괴 △비례투표의 가치 교란시키고 비례대표제 잠탈로 청구인의 선거권 행사에 장애가 발생할 것이란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아울러 이들은 헌법 24조, 25조, 72조, 130조 등 국민의 참정권과 관련해 △정당의 불법여부에 대한 정보를 교란해 국민의 정치참여 여건의 저해 △국고보조금 잠탈을 용인해 정당 간 불공정한 경쟁을 초래할 것이라며 국민의 참정권 실현에 지장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웅 경실련 시민입법위원회 정책위원(변호사)은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그간 헌법소원 진행 속도가 느렸기 때문에, 가처분 신청을 하게 됐다. 헌법재판소에서도 인정되는 가처분 신청은 헌법재판소의 의지만 있으면 당장 열흘 이내라도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시민당이 정당의 개념 표지를 일탈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헌법 제 8조에 근거해 정당법 제 2조가 정당을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에 참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자발적 조직’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이에 반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경실련은 “민주당은 시민당의 외부에서 구상, 설립, 운영, 폐지에 대해 완전한 통제권을 행사하고 있다”며 “따라서 시민당은 조직의 자발성이 결여된 사조직에 불과해 헌법과 정당법을 위반한 단체인 것”이라고 전했다.
조성훈 경실련 간사는 “지금 상태라면 양당은 똑같이 꼼수를 부려 국회의원 자리를 얻고, 기득권 유지를 할 것”이라며 “이제라도 헌법재판소는 거대양당 꼼수를 봉쇄하고 급조 정당들이 위헌적이라는 결정을 내려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21대 총선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