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노동자 비껴가는 고용유지 지원금”…석달째 무급 상황도

민주노총 서울본부 총력 대응, ‘특별상담신고센터’ 개설해 지방 정부와 교섭할 것

저임금 5인 미만 사업장, 특수고용노동자, 일용직과 아르바이트 등 무노조 사업장 노동자들이 코로나-19 사태에서의 정부의 고용 유지 정책을 비판하며, 포괄적이고도 차별없는 고용 정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사용자가 의무를 다하지 않아 4대 보험도 적용되지 않고 있는데, 정부 고용 지원 정책조차 ‘4대 보험 가입’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모든 지원에서 배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서울민중행동은 6일 오전 서울시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로 무급휴직, 묻지마 해고 사태가 남발되고 있다”라며 ‘서울지역노동자, 민중 생존권을 위한 총력 대응’을 선포했다.

이들은 “작은 사업장에서의 무차별 해고, 간접고용 용역, 하청 노동자들의 지원 배제,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노동조건 차별 등 수없이 많은 문제가 벌어진다”라며 “특히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의 근로기준법 적용 제외 문제가 이번 코로나 사태로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총력 대응안으로 특별상담신고센터 개설을 통한 피해 사실 실태조사, 지방 정부와의 적극적인 교섭과 대안 마련 등을 제시했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업종별 피해 당사자들은 정부의 고용 지원 정책이 취약한 노동자에겐 정작 돌아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최정주 주얼리권리찾기사업단 집행위원장은 “정부의 지원책은 주얼리 노동자 대부분을 구제할 수 없는 껍데기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최 집행위원장은 “3월 초부터 주얼리 노동자의 임금이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50%까지 줄었다”라며 “이러한 임금 삭감이 8~90%의 사업장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증언했다. 최 집행위원장은 “노사상생의 길을 찾아 고용유지 지원금을 알아봤지만 노동자들이 4대 보험엔 가입돼 있어야 하는 게 최소 자격이었다. 하지만 주얼리 업종의 4대 보험 가입률은 30%가 되지 않아 폐업하는 사업장도 생겼다”라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정상 수업이 미뤄지며 방과후강사의 수입이 석 달째 ‘0원’을 찍고 있다는 호소도 나왔다. 박지은 방과후노동조합 서울지부 지부장은 “방과후강사들은 서울시의 기본재난소득을 제외하곤 어떤 지원에서도 누락되고 있다”라며 “노동자가 아니라 프리랜서 대우를 받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지부장은 “지난해 방과후강사들이 노조를 만들었지만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방과후강사의 노동자성을 부정하며 노조 필증을 교부하고 있지 않다”라며 “생계 부양자들도 많아 방과후강사의 생존권은 이미 벼랑 끝에 다다른 상황에서 노조 필증 교부를 올해 꼭 쟁취하겠다”라고 밝혔다.

박완규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 부지부장은 저임금이 하루 이틀이 아니지만, 그것마저 삭감되고 있다며 노동부 장관의 실효성 있는 대책을 요구했다. 박 지부장은 “제화 노동자는 백화점 입점 브랜드 소속의 노동자여도 월수입 100만 원을 겨우 번다”라며 “4대 보험 적용 사업장은 채 1%도 되지 않아 지원금을 꿈꿀 수도 없다”라고 말했다.

앞서 노동부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경영난에 빠진 사업장이 최대한 고용을 유지하며 버틸 것을 주문하며 고용유지지원금을 강화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고용유지지원금은 감원 대신 유급휴업·휴직 조치를 하며 고용을 유지하는 사업장에 정부가 휴업·휴직수당의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다.

또 소규모 사업장 등 우선 지원 대상에 대해서는 업종을 불문하고 휴업·휴직수당의 90%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고용보험기금 운용 계획을 변경해 관련 예산을 5,000억 원으로 증액했다. 하지만 특수고용노동자 등 근로기준법에 적용받지 않는 노동자 사각지대가 남아있어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택배노동자는 업무 과중과 바이러스 공포 호소

코로나-19로 인해 택배 물량이 폭증한 상황에서 택배 노동자 역시 보호에서 제외되긴 마찬가지였다. 남희정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서울지부 지부장은 “하루 12시간 일하던 택배 노동자들이 하루 13시간에서 15시간씩 일하고 있다”라며 “과로로 인한 사망이 이미 벌어진 만큼, 택배 노동자 사이에선 몸이 망가져 실업자로 전락하지 않을까에 대한 공포가 코로나 공포보다 크다”라고 설명했다.

남 지부장은 “CJ, 롯데, 한진 등의 거대 물류 회사들이 예기치 못한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 정작 노동자는 겨우 마스크 한 장을 지급받고, 스스로 분무기를 들고 방역에 나서는 처지에 있다”라며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높은 택배 노동자를 보호하고 코로나 확진 판정 시에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관련 대책이 절실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권수정 서울시의회 의원(정의당), 오인환 21대 총선 종로구 국회의원 후보(민중당)도 참석해 재난 위기에서 민중의 생존권 사수를 위해 진보 정당도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