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안전한 나라란 무엇인가?

[기고] “313일째 철탑 고공농성, 김용희 씨를 외면해서는 안됩니다”

이제 달력을 차마 바라볼 수도 없는 날들이 흘렀습니다. 313일째 저 철탑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믿을 수 없는데 13일을 굶고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견디기 힘듭니다. 누군가는 제게 ‘굶는다는 표현은 틀리다, 단식투쟁이라고 해라’ 하시지만 이 참혹한 인권유린의 현장을 굶어 죽어가고 있다고 밖에는 달리 부를 수가 없습니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에서 여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한 후 4.16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맞아 차분히 소회를 말씀하셨습니다.

'“코로나 19에 대응하는 우리의 자세와 대책 속에는 세월호의 교훈이 담겨있다.”

“세월호의 아이들이 우리에게 ‘공감’을 남겨주었다.”

“우리는 세월호와 함께 울었고, 함께 책임지기 위해 행동했고, 서로 얼마나 깊이 연결된 존재인지도 알게 되었다...국민은 ‘누구도 속절없이 떠나보내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가 격리를 지키고 있다.”

“다시는 손을 놓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아이들과 약속한 '안전한 나라'를 되새긴다. 진상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

이 말씀을 보고 대통령이 되기 전, 단식하는 유민아빠 김영오 씨를 살리기 위해 단식을 만류하다가 끝내 뜻을 꺾지 못하자 그 자리에서 동조단식을 하던 문재인이라는 사람을 떠올렸습니다. 그 때 그 모습을 보고 저는 저런 분이 지도자가 되면 어떤 사회를 만들지 떠올려 본적 있습니다.

그 모습이 거짓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그 때 그 마음이 변한 건 아닌지 묻고 싶었습니다.

김용희 해고노동자가 서울 강남 삼성 본관 앞 철탑구조물에서 고공농성과 함께 55일간의 단식을 했습니다. 어느덧 313일이 지났고 또다시 13일을 단식 중입니다. 약자의 고통에 공감하고 손잡아 주는 분이셨기에 좋은 대통령이 되어 힘든 국민들을 보듬어 주실 거라고 믿었고 지금도 이를 믿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눈앞에서 죽어가는 아이들을 구하지 못한 기억이 우리 국민들에게 큰 죄책감을 느끼게 하고 반성하게 했습니다. 눈앞에서 김용희 씨가 죽어가는 것을 외면하시면 안 됩니다.

김용희 씨를 속절없이 떠나보내지 말아 주십시오. 삼성에서 노조하려 했다고 부당해고 되어 23년 싸우다 삼성본관 앞에서 아들 뻘 경비가 얼굴에 가래침을 뱉었을 때 김용희 씨가 철탑위로 오를 수밖에 없었던 심정을 헤아려 그가 살아서 무사히 내려오도록 해주세요.

특별한 혜택을 바라지 않습니다. 그저 국정농단 횡령 뇌물죄의 범죄자 이재용 부회장을 법대로 처벌하시면 됩니다. 국정의 책임자가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을 하면 김용희 씨는 살아서 안전하게 가족들 품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노조파괴 노동탄압 인권유린도 코로나19 못지않은 사회적 재난입니다. 전염병에 적극적으로 잘 대처하셨듯이 기업의 노동탄압에도 정부가 제대로 대응해 노동자들을 보호해야 합니다. 대통령의 진심을 보여주시길 기다립니다. 김용희 삼성해고노동자를 위해 손 내밀어 주십시오. 더 늦기전에...


삼성 이재용을 구속하고 김용희를 구조하라!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성명서

김용희가 다시 밥을 굶은 지 일주일을 넘었다.
강남역 사거리 한가운데 높이 솟은 철탑 위 사방 1m도 안되는 공중에서의 단식이다.
작년 6월 10일 올라가 여름과 가을, 겨울 폭염과 태풍, 비바람, 칼바람을 이기고 봄을 맞았건만, 대한민국의 정부는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어쩌지 않고 있다. 어쩌지 못하고 있다. 그런 그가 다시 밥을 굶은 지 일주일이란 말이다.

삼성은 그랬다.
삼성전자 노동자들, 과천 재개발 피해 주민들, 삼성생명 피보험 환자들... 노동자, 서민들의 눈물젖은 돈을 착취했다.
삼성물산의 과천 재개발 사업 피해자들이 16년째 굶주림을 끌어안고 투쟁하고 있어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는 삼성이다.
삼성생명 피보험자들이 부당한 약관 조작에 의한 보험료 지급 거부에 항의하며 80여일을 삼성생명 본관에서 죽음을 앞에 두고 농성하고 있어도 나몰라라다.
‘무노조 삼성’을 고집하며, 노조를 만들려는 노동자들을 파괴했다.
노조를 만들겠다는 김용희에게 각목 테러를 가한 삼성이다. 감옥에 쳐 넣었다. 가족들을 풍비박산시켰다.

이런 삼성이다.
삼성의 부회장, 이재용이 지배하고 있는 삼성이다.
언제까지 외면할 것인가?
언제까지 노동자, 서민들의 눈물젖은 돈 수십조원을 깔고 앉아 있을 셈인가?

폭력과 불법이라도 삼성이라면 괜찮은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이런 나라의 정부가 문재인 정부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는 대한민국 정부이다.

무엇을 하는가?
골백번 사죄해도 용서받을 수 없는 악행을 저지른 삼성이다.
문재인 정부가 촛불정부라면 해답을 내놔야 한다. 한 사람의 국민이 무노조 삼성의 불법에 죽어가고 있는데 언제까지 외면할 것인가?

김용희를 파괴하고, 과천 철거민을 외면하고, 피보험자의 눈물 젖은 돈을 착취하고도 추호의 반성도 하지 않는 이재용을 규탄한다.

이재용은 무릎을 꿇고 사죄하라!
대한민국 정부는 이재용을 구속하라!
김용희를 구조하라!

2020년 4월 13일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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