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방과후학교·돌봄교실 입법철회…비정규직 노조 반발

“방과후학교·돌봄교실 입법, 관련 당사자 협의를 기초로 다시 추진돼야”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방과후학교·돌봄교실 관련 입법 추진을 교육부에 요구하고 나섰다. 교육부는 교원단체들의 반발을 이유로 관련 입법을 이틀 만에 철회한 바 있다. 교육부의 입법 과정과 법안 철회 과정 모두 실행 주체이자 당사자인 돌봄전담사, 방과후학교 강사와의 논의는 없었다. 노조는 당사자를 포함한 교육 주체들의 협의를 기초로 다시 입법이 추진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등 5개 노조는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방과후학교·돌봄교실 입법의 졸속 철회를 규탄하며 관련 당사자 협의로 반드시 해당 입법을 재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는 아무런 법적 근거조차 없어서 늘 책임도 지원도 표류해왔다”라며 “교육부가 추진한 입법은 코로나 시대에 학부모 등 우리 사회가 학교에 요구한 것이 무엇인지를 반영한 최소한의 조치였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서야 출생신고라도 하는가 싶더니 교육단체들의 반발에 막혀버렸다”라며 “지자체와 학교를 분리하고, ‘교육’과 ‘보육’을 법과 행정논리로 구분하는 교원단체들의 철학은 빈곤하기 짝이 없고, 연대는 종적을 감췄다”라고 실망을 드러냈다.

비정규직 노조들은 교육당국의 역할을 촉구하며 “책임과 지원을 다 해 관련 당사자들과 협의하고, 모두가 납득하는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부, 교총·전교조 반발에 이틀 만에 입법예고 철회

앞서 교육부는 지난 5월 19일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안을 예고했다가 불과 이틀 만에 철회했다. 교원단체가 거세게 반발하자 교육부는 “다시 추진하지 않겠다”라며 교원단체를 달래는 모습도 보였다.

교육부가 예고한 법안은 △학교는 돌봄교실 등 ‘방과후학교를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고, △이를 ‘교육감이 지원하도록 책임을 명시’한 것이었다. 최소한의 법적 근거조차 없어 지원과 책임이 부실했던 방과후학교 운영을 행정과 재정적 지원을 통해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도모하겠다는 게 이번 개정의 이유였다.

하지만 입법예고 직후 교총은 “사회적 요구의 무분별한 학교 유입”이라고 비판했다. 전교조 역시 교사들의 부담이 커진다고 교육부를 규탄했다. 전교조는 “학교는 보육기관이 아닌 교육기관”이라며 “학교와 교사들이 교육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를 지자체로 이관해 지역 공동체 돌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교사의 업무 부담, 방과후강사 업무 독립적 내실화 꾀하면 돼

오늘 기자회견에 나선 노조들은 교원단체들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문제의 핵심은 교육과정이냐 아니냐, 교육이냐 보육이냐가 아니다”라며 “교사들은 본연의 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고,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 역시 그 나름의 역할과 권한을 보장하는 것이 문제해결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사 업무 경감을 위한 가장 빠른 해결책 역시 돌봄전담사와 방과후강사에게 권한과 일을 주어 독립적 내실화를 꾀하면 될 일”이라며 보육을 지자체로 이관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전국의 지자체는 학교돌봄과 방과후학교를 떠맡을 준비가 전혀 돼 있지 않다. 또한 지역 간 격차도 커서, 지자체 이관은 또 다른 교육불평등을 초래하는 성급한 주장”이라고도 반박했다.

또 “같은 노동자로서 비정규직의 고용불안과 불법파견, 간접고용 등의 문제에 대해서 생각조차 없는 주장들이 아프기까지 하다”라며 “단시간제 고용으로 감당하기 힘든 일을 요구받고, 교육당국 지침에 있음에도 눈치를 보며 ‘함께 하는 긴급돌봄’을 부탁하고, 불청객처럼 겸용교실에 들어서는 돌봄전담사의 심정을 단 한 줄이라도 써본 적이 있는가”라고 성토했다.

오늘 기자회견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방과후학교강사지부 및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민주노총 서비스산업연맹 방과후강사노동조합 및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전국여성노동조합이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