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사용자 측 2.1% 삭감안 제출…“저급한 속내”

노동계 단일 안 ‘시급 1만 원’, ‘월급 209만 원’, 16.4% 인상안 제출

2021년 최저임금 심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사용자 단체 측이 최저임금 삭감안을 내놓고 있어 비판이 일고 있다.


민주노총 및 한국노총은 1일 오후 12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07년 이후 올해까지 사용자 위원들은 삭감안과 동결안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촛불이 광장을 밝혔던 2017년 단 한 차례 마지못해 2.4% 인상률을 제시했을 뿐”이라며 “경제 상황이 좋아도 삭감안을 제출하고 나빠도 삭감안을 제출하는 사용자 위원들의 비논리적이며 저급한 속내에 노동자 위원은 분노를 금치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애초 양대노총은 최저임금위원회 4차 전원회의가 끝나고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 브리핑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사용자위원들이 최임 삭감안을 제출하면서 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으로 전환했다.

앞서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최초 제시안을 10,770원(25.3% 인상)으로 제출했으며, 최종 노동자 단일 안은 10,000원(16.4% 인상)으로 결정됐다. 사용자 측은 8.410원으로 전년 대비 2.1% 삭감된 안을 내놓았다.

이들에 따르면 사용자 측은 삭감의 이유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상황, 중소 상인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이에 대해 노동자위원은 “사용자 위원이 강조하는 영세 중소상인의 어려움 또한 최저임금 인상이 원인이 아니다. 주범은 감당하기 힘든 임대료, 대기업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착취, 불공정한 수수료 등”이라며 “그러하기에 영세 중소상인의 어려움은 사회가 함께 해결해나가야 하는 문제이지 최저임금을 깎는다고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노동자위원 대표들은 기자회견에서 회의 분위기를 전하며 사용자 단체를 규탄했다.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은“한국의 심각한 양극화와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최임 인상을 통해 임금 격차를 줄여야 하나 사용자 측이 이를 무시한 채 삭감안을 내놓은 것은 최임으로 생계유지를 하는 저임금 노동자를 우롱하고 최임제도를 부정하는 지극히 오만한 태도”라며 “최임제도의 목적이 존재함에도 이 같은 비상식적인 행동을 묵인하는 최임위원회의 행태도 두고 볼 수 없다. 앞으로 한국노총 소속 노동자위원들은 최임위원회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윤택근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노동자들의 최임은 8,590원, 이건희의 시급은 자그마치 1억 9천만 원이다. 이 양극화가 한국의 현실이다. 곳간에 재물을 쌓아 놓고 또다시 마이너스를 말하는 속마음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이 기만적인 마이너스를 가만히 보고 있지 않을 것”이라며 “저임금 장시간 노동으로 자신의 삶을 빼앗겼던 최임 언저리의 노동자들을 대변해 그들이 최소한으로 살 수 있는 최임 인상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노동자위원들은 공익위원들의 책임도 강조했다. 이들은 “지난해 적용 최저임금 심의과정에서 공익위원들은 2.87%라는 최소한의 결정기준도 준수하지 않은 사용자 위원 제출안에 손을 들어줬다”며 “공익위원은 사용자 위원들이 삭감안과 동결안을 제출해도 이를 중재하거나 조정하려는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임위원회 노동자위원은 최저임금 결정의 핵심 기준은 ‘노동자 가구 생계비’가 돼야 한다며 2021년 최임은 최소 시급 ‘1만 원’이라고 주장했다. 노동자위원이 최임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가구 생계비(예측치)는 1인 가구 기준 225만 원이 넘는다. 시급 1만 원을 월급으로 환산하면 209만 원인데, 이는 비혼 단신 노동자 및 1인 가구 생계비에도 못 미친다. 최저임금이 209만 원일 시 가구원 수별 생계비 충족률은 비혼 단신이 95.2%, 1인 가구 92.6%, 2인 가구 64.3%, 3인 가구 50.5%, 4인 가구 35.5% 정도다. 한편 차기 최임위원회 전원회의는 오는 7일로 예정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