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9호선을 잠시 멈춰야겠습니다”

9호선지부 3일부터 준법투쟁 돌입…“박원순이 교섭에 나서라”

오는 3일 9호선 2·3단계 민간위탁 모집이 시작되는 가운데, 2·3단계 노동자들이 민간위탁 철회와 서울시와의 직접 교섭을 요구하며 투쟁에 돌입할 것을 밝혔다. 아울러 이들은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시 파업도 예고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메트로9호선지부는 2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 서울시민의 안전과 우리의 생존이 이렇게 방치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며 “이 모든 책임은 박원순 시장과 시의원들에게 있음을 만천하에 알리고 바로잡기 위한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0일 서울시의회는 서울시의 ‘9호선 2·3단개 구간 관리운영사업 민간위탁동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지난 1일 민간위탁 모집 공고를 냈으며, 오는 3일부터 8월 12일까지 40일간 수탁기관 모집을 한다.

우선 지부는 공고기간의 첫날인 오는 3일부터 출·퇴근 시간 자주 발생하는 문에 끼이는 사고 등이 없도록 출입문 안전을 준수하는 형태로 준법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출근 시간대는 오전 7시부터 9시 30분이며 퇴근 시간대는 오후 4시 30분부터 7시 30분이다. 운행 횟수는 기존과 동일하다.

신상환 서울메트로9호선지부 지부장은 기자회견에서 “서울시와 서울시의회는 민간위탁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알고 있음에도 시민 안전 문제에 대한 책임이 없고, 노·사간의 문제라며 또다시 민간위탁을 하려 한다. 이 피해는 결국 시민에게 지옥철이라는 이름으로 돌아가고 있다. 또 매년 9호선 2·3단계 신입사원, 숙련 노동자들의 이직, 중도퇴사 비율은 10% 이상”이라며 “이것이 서울시 최대산하 공공기관 서울교통공사 정규직이라고 명명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하는 생명안전 업무의 연속성이 보장되는 9호선 2·3단계 정규직 지하철 노동자의 현실”이라고 전했다.

김흥수 공공운수노조 공공기관사업본부장 역시 “9호선 2·3단계 노동자들은 서울교통공사와 별도 취업규칙으로 인해 처우가 열악하고 심각한 인력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 타 기관보다 적은 인력으로 운영되며 일도 복합적으로 하고 있다. 9호선 민간위탁 구조는 업무 부담을 가중하면서 가능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지부는 이번 민간위탁안이 9호선 2·3단계 구간의 운영을 1단계 민간시행사에 넘기려는 수작임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지부장은 “2·3단계 운영 주체를 교통공사 그대로 두려고 했으면 재계약을 하면 되는 문제다. 그러나 재계약을 진행하지 않고 관제가 분리돼 있어 위험하다는 이유로 민간위탁한다는 것은 2·3단계 구간을 1단계로 준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상식적으로 1단계 구역이 더 크기 때문에 1단계를 2·3단계로 주지는 않을 테고, 2·3단계를 1단계로 넘긴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9호선 1단계 운영사인 ‘서울시메트로9호선(주)’는 1단계 건설 비용의 16%를 투자하고 2038년까지 운영권을 갖는다. 반면 2·3단계는 국가 40%, 서울시 50%의 재정으로 건설됐다. 지부는 “(1단계 운영사는) 지난해 초까지 1단계 운영을 프랑스기업에 위탁 운영했던 기업으로, 지하철 운영 경험이 일천한 민간운영사”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지부는 서울시가 ‘9호선 공영화 방안’ 마련에 대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 2018년 8월 지부와 서울시가 서울교통공사독립채산체(CIC)로 전환할 것을 합의하며 올해까지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가 9호선 공영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이동영 정의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공공지하철로서 9호선은 공영화가 돼야 하고 CIC를 청산해야 한다. 또 9호선 2·3단계 노동자와 9호선을 이용하는 서울시민들의 이해와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된 민간위탁동의안, 민간위탁 공고를 철회해야 한다. 그리고 진짜 사장인 박원순이 2·3단계 노조와 직접 교섭을 통해 서울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공영화 방안으로 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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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경락

    뿐만 아니라 지부는 서울시가 ‘9호선 공영화 방안’ 마련에 대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 2018년 8월 지부와 서울시가 서울교통공사독립채산체(CIC)로 전환할 것을 합의하며 올해까지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가 9호선 공영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늘 건강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