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성인지적 대응 필요”

“여성 의료·돌봄 직군에서 남성보다 더 많이 감염·사망했을 수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성별 불평등이 우려되는 가운데, 국제단체 등이 성인지적 감염병 대응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국회입법조사처(조사처)는 지난 7일 ‘의회외교 동향과 분석’ 보고서를 발표해 “코로나19에 대한 다양한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젠더 차원의 영향, 성별불평등 현상의 지속과 확산에 따른 경제·고용·돌봄·젠더폭력 등에 대해서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해당 보고서는 국제의회연맹의 성인지적 코로나19 대응 제안의 배경과 내용을 중심으로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감염 위험이 높거나, 의료·돌봄 직업군에 여성이 종사하는 경우가 많으며, 실제로 이 직군에서 여성의 감염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전 세계 의료·돌봄 종사자 중 70%가 여성이다. 심지어 영국 의학 저널 란셋은 지난 코로나 확산 당시 후베이성에서 활동했던 의료진의 90%는 여성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 캡처 [출처: 글로벌 헬스 50/50]

글로벌 헬스 5050 자료에는 의료·돌봄 종사자 감염자 중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스페인 75%, 미국 73%, 독일 72%, 이탈리아 68% 순이라고 나와 있다. 이에 대해 조사처는 “지금까지 돌봄·의료 종사자의 사망률에 대한 국가 수준의 데이터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지만, 여성 의료·돌봄 종사자가 남성보다 더 많이 감염·사망한 것으로 추측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일자리 축소가 여성의 비율이 높은 직업군에서 두드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한국 여성고용동향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화된 올해 3월 ,11만 5천 명의 고용규모가 감소했고, 고용률은 49.9%로 하락했는데, 이 같은 추세는 주로 숙박·음식업·교육서비스업 등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상황에서 발생하는 여성폭력 문제도 지적했다. 조사처는 보고서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가격리, 재정적 어려움 등으로 위기상황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 가정폭력의 위험, 온라인, 디지털 폭력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은 “실제 유럽연합에서는 도시봉쇄 이후 가정 폭력률이 증가했으며, 이에 대해 피해자 지원 시설과 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졌다는 보고가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국제의회연맹은 코로나19 성인지적 대응 지침으로 △의사 결정에서의 여성 참여와 영향력 확보 △성인지적 분석과 입법 △성인지적 미디어 △성인지적 의회 운영 등을 제시했다. ‘성인지적 미디어’란 의회가 미디어 및 소셜 플랫폼 등에서 여성·아동이 처한 응급 상황에 대응하고, 건강·안전·가족에 대한 지원과 사회서비스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또 이들은 성인지적 의회 운영을 위해 성차별 없는 유연한 원격 시간 근무, 유급휴가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