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코로나 피해노동자 사과 없이 급여 ‘과지급’ 논란

"임시방편 아닌 실질적 대책 이뤄져야"

쿠팡이 코로나 피해노동자들에 대한 사과없이 급여를 ‘과지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피해노동자들은 쿠팡의 방역 미비로 발생한 코로나 집단염 사태에 대해 회사의 책임 있는 사과가 우선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쿠팡발 코로나19 피해자모임 및 지원대책위는 23일 오전 잠실 쿠팡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들의 문의와 문제 제기에 대답 없는 메아리로 일관한다면 사태 해결을 원하는 것인지 진의조차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임시방편이 아닌 민주적 방식을 통한 실질적 대책이 진상규명과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쿠팡 부천2신선센터 계약직 노동자로 일하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전OO 씨는 지난 10일, 6월 급여로 전월 대비 2배 가까운 임금을 받았다. 전 씨의 지난 5월 급여는 234만9690원이었지만, 지난달 휴업급여(세전)는 451만1520원으로 책정돼 있었다. 다른 확진자 A씨의 경우엔 185만9692원을 수령했다. 이에 대해 단체는 “심야수당, 연장근무수당 등이 개인별로 다르지만, 수령금액 차이가 명백히 과지급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 씨가 인사팀장에게 지급기준 설명과 피해에 대한 책임인정 및 조치를 요청했으나 “확진자 모두 동일 기준으로 지급했다. 방역 당국 가이드라인 준수했기 때문에 회사는 사과나 보상을 할 수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전 씨는 코로나19 감염으로 가족까지 전염됐으며, 남편은 위독한 상태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언할 예정이었던 전 씨는 기자회견 전, 남편의 건강이 악화돼 참석하지 못했다.

고건 쿠팡발코로나19피해자모임 대표(현장 노동자)는 기자회견에서 “(급여 과지급은) 피해자에게 또 한 번 상처를 주는 행위”라며 “(전 씨가 추가로 받은) 200만 원은 본인의 남편과 딸 각 100만 원 위로금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쿠팡 물류센터 집단감염 피해자들은 쿠팡 측의 미비한 예방조치와 확진자 발생 후의 부적절한 초기대응 등을 지적하며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해왔다. 그러나 쿠팡 측은 피해자들의 요구를 담은 공문과 면담 요청에 답변하지 않고 않다.

심지어 쿠팡은 부천물류센터 집단 감염 사태가 인천학원강사의 거짓말로 비롯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천학원강사의 거짓말로 인한 역학조사 지연’이 집단 감염 사태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 14일 자체 뉴스룸을 통해 “인천학원강사의 거짓말이 없었더라면 접촉자들의 검사 시점이 훨씬 앞당겨졌을 것”이고 “쿠팡 부천신선물류센터 내에서 감염이 확산되기 이전에 첫 확진자 확인 및 그에 따른 접촉자 격리 조치가 선행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단체에 따르면 쿠팡은 확진자가 나온 다음 날인 지난 5월 24일에도 조처를 하지 않았으며, 당시 노동자들은 확진 사실과 경과에 대해 안내를 받지 못했다.

권영국 쿠팡발코로나19피해자지원대책위 공동대표(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쿠팡이 물류센터 내 방역 조치를 안 했다는 것은 이미 노동자들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라며 “물류센터 관리자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지시하고 다녔다. 밀집된 곳이라 사실상 거리두기도 불가했다”며 피해자 면담 요구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기자회견에서는 최근 부천물류센터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권침해 사례도 지적됐다. 조혜연 김용균재단 활동가는 “최근 부천물류센터는 물량이 없어 대기하는 시간에 노동자들을 바닥에 앉지 못하게 하고 줄을 세워놓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 노동자들은 벌을 서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고 전했다. 끝으로 단체는 아마존 물류노동자에게 보내는 연대 성명을 발표했으며, 이후 회사 측 담당자에게 입장문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