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돌봄 업무가 민영화 된다고?

학교돌봄 지자체 이관 논란...인프라 열악한 지자체, 민영화 우려도 나와

유은혜 교육부 장관이 학교돌봄 운영을 지자체로 이관하는 ‘새로운 모델’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반발이 일고 있다. 학교의 공적 책임을 인프라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지자체로 전가하려 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민간 운영자가 학교 돌봄으로 수익사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30일 발표한 성명에서 “교육부 장관이 학교돌봄의 지자체 책임 모델을 도입하겠다는 말을 내놓았다”며 “지자체 이관은 학교가 초등돌봄에서 아예 손을 떼고 내보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그러나 아이와 학부모, 돌봄전담사에겐 오히려 걱정과 피해를 가중시킨다”고 비판했다. 지자체는 지역 간 격차가 심할 뿐 아니라, 지자체가 운영하는 지역아동센터 인프라조차 부족한 상황이어서 학교돌봄까지 운영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해 ‘지역아동센터 지원사업의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서 “지역아동센터 현장에서는 인프라와 환경, 정책대상, 인력과 종사자 처우, 서비스 재원 등 다양한 측면에서 문제점과 애로가 지속되고 있어 본래의 정책목표를 온전하게 달성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라며 “또 이에 대한 개선도 실질적인 진전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상태에 있다”고 파악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6월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온종일 돌봄체계 운영·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학교돌봄 운영 주체에 대한 규정이 모호해, 돌봄 운영을 ‘민영화’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법안은 학교를 포함한 지역 돌봄의 시행계획을 지자체로 하여금 수립, 시행토록 하며, 정체가 모호한 운영자로 하여금 수익활동도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며 “즉 이 법이 수정 없이 그대로 통과된다면 지자체 이관은 결국 학교돌봄을 민영화 돈벌이 수단으로 내모는 꼴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교총과 전교조 등 교원단체들은 학교 돌봄 운영을 지자체로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돌봄’은 학교 교육이 아닌 보육 및 복지의 분야이고, 학교가 돌봄 업무를 맡아오면서 교사들의 안정적인 교육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교조는 지난 5월 성명에서 “방과후 전담 교실이 따로 없는 상황에서 많은 교사들은 급하게 수업을 끝내고 교실을 비워줘야 했고, 돌봄교실과 겸용하는 저학년 담임 교사들은 오전 수업 후 교실을 내주고 오후에는 학교를 헤매야 하는 실정”이라며 “교육활동을 안정적으로 펼쳐야 할 학교에서 교육 활동이 뒷전으로 밀려 오히려 주객이 전도된 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학교는 보육기관이 아닌 교육기관”이라며 “전교조는 방과후학교(돌봄교실 포함)와 관련해 지자체로 이관할 것을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고 밝혔다.

반면 돌봄전담사들은 학교돌봄의 근본적 문제는 ‘땜질식 운영’ 때문이라며, 정부의 책임과 지원을 통해 학교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교원단체들이) 당장 지자체 이관만이 답인 양 성급히 단언하며, 토론마저 어렵도록 몰아가는 양상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도 “(교사의) 본연의 역할에 학교돌봄이 지장을 준다면 당연히 개선해야 한다. 현재 학교돌봄의 근본적 문제는 땜질식 운영이며 피해자를 양산해왔다”고 주장했다.

[출처: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아울러 학교 돌봄이 20년 가까이 정부의 책임 및 지원을 강화할 법적 근거를 갖지 못했고, 시간제 비정규직 돌봄전담사의 고용환경도 심각한 실정이라며 돌봄교실 법제와화 돌봄전담사의 전일제 전환을 요구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시간제 돌봄전담사를 전일제로 전환해 교사들의 돌봄업무를 가져오고, 책임과 권한도 높인다면 학교돌봄은 더 내실 있게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며 “이는 교사들의 돌봄업무 부담도 없애는 상생해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들은 “학교돌봄 민영화의 발판이 될 지자체 이관 논란은 중단돼야 한다”며 “교육부는 당사자인 우리와 협의부터 시작하고, 교원단체는 상생을 위한 토론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