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10개월 째 ‘정규직 전환’ 약속 안 지켜

코로나19 감염 대책 노사교섭도 파행으로 치달아

서울대병원이 지난해 9월 노동조합과 합의한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보라매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 7월 28일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으며, 오늘로 파업 7일째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서울대병원 노사는 지난해 9월 3일, 병원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에 합의했다. 이후 서울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 614명은 정규직으로 전환됐으나, 서울대병원이 위탁 운영하는 보라매병원 비정규직 노동자 216명은 10개월 째 전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지난달 28일, 보라매병원 청소, 진료예약센터, 장례지도사 및 하청, 용역 비정규직 노동자 60여 명이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와 정의당 이은주 의원실은 3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이 정규직 전환 노사합의를 위반하고, 코로나 2차 대유행 대비 단체교섭조차 거부하고 있다”며 규탄했다.


김태엽 서울대병원분회 분회장은 “지난해 9월 3일 서울대병원은 파견용역 노동자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에 합의했다. 이는 IMF이후 국립대병원에서 1만 명 이상의 파견용역 노동자가 양산된 것에 정부가 책임을 지기 위해서였다”며 “하지만 216명의 보라매병원 비정규직 노동자의 전환은 이뤄지지 않았고, 병원장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라매병원 진료예약센터에서 일하는 전영미 조합원은 “지난해 정규직 전환 노사합의 이후 전환을 기대했지만, 10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노사합의는 이행되지 않았고, 저는 아직 최저임금을 받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라며 “지난 7월 29일 노사합의에 직접 사인한 병원장을 만나 약속 이행을 촉구하기 위해 서울대병원으로 향했지만 병원장은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서울대병원 시계탑에서 노숙을 해야 했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단지 노사합의를 이행해 달라는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보라매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병원 운영에 필수적이고 상시적인 업무를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용역업체에 소속된 간접고용노동자 신분이다. 때문에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제대로 된 보호구 지급이나 방역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차별적 업무환경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달 29일에도 노조와의 교섭을 파행시켜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노조는 병원장과의 상견례 자리에서 보라매병원 정규직 전환 요구와 함께,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대비한 감염병전문병원 개설, 음압격리병상 확대, 병원노동자에게 방역 물품 제공, 코로나 관련 의료인력 확충 등을 요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서울대병원 측이 노동조합을 상견례 장소에 들어오지 못하게 문을 걸어 잠그면서 교섭이 파행됐다.

현정희 의료연대본부 본부장은 “서울대병원 병원장에게 코로나 2차 감염 대비를 위한 노사교섭을 요구했지만, 병원장은 막무가내로 교섭을 회피하고 노사 간 합의했던 정규직 전환 약속도 지키지 않고 있다”며 “현재 코로나19 방역에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병원 의료는 인력 부족 등으로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2. 3차 감염에 대비해야 하는데 병원장이 논의를 틀어막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