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낙태죄’ 존치에 반발, 땅에 누워버린 여성 활동가들

여성단체들 “처벌의 시대로 되돌아갈 수 없다"

[출처: 모낙폐]

‘낙태죄’를 유지하는 정부의 형법,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두고 여성단체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여성단체들은 공동의 성명과 기자회견 등을 통해 정부 개정안을 반대하면서, 제대로 된 성과 재생산의 권리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모낙폐)은 8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처벌의 시대로 되돌아갈 수 없다”라며 낙태죄 완전 폐지를 촉구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23개 단체가 모인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모낙폐)은 8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처벌의 시대로 되돌아갈 수 없다”라며 낙태죄 완전 폐지를 촉구했다. 임신중지를 각종 사유와 절차로 규제하고 억제시키지 말고, 형법상 처벌 조항을 완전히 삭제하라는 것이다. 이들은 “새로운 낙인과 허용의 기준이 아닌 임신중지를 필수 의료행위로서 공공의료영역에서 보장하는 법과 정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박아름 모낙폐 공동 집행위원장은 “어제 정부가 임신 중지를 처벌하는 형법상 낙태죄 조항을 유지하고 상담의무제, 숙려기간, 의사의 신념에 따른 의료거부 인정 등을 포함하는 형법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기 때문에 이 자리에 모였다”라며 “2019년 4월 11일 낙태죄 위헌성을 인정한 헌재의 헌법 불합치 결정을 거스를 뿐 아니라 시대를 역행하는 정부의 예고안에 강한 분노와 탄식, 유감을 표현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모낙폐는 형법 269조 1항, 270조 1항 유지한다는 것 자체가 위헌이라고 지적했다.

모낙폐는 입장문에서 “정부의 입법예고안은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형법 269조 1항과 270조 1항의 처벌 조항을 형법에 그대로 존치시키는 것으로 그 자체로 위헌”이라며 “270조의2를 신설하여 허용 요건을 제시하였다고는 하나, 그에 앞서 처벌이 전제됨으로써 여성의 건강권과 평등권, 자기결정권은 온전한 헌법상의 권리로서 보장받지 못하는 요건이 구성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형법상 낙태죄를 유지하고 주수 기간, 사회경제적 사유, 상담 등 절차와 같은 허용 요건을 신설하면서 '위헌적 상태를 제거했다'고 선전하지만, 이는 여성과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모낙폐는 정부가 제시한 14주라는 임신 중지 허용 주수도 법의 명확성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모낙폐는 “14주, 24주 등의 주수에 따른 제한 요건을 둔 것은 단지 처벌 조항을 유지하기 위한 억지 기준에 불과하다”라며 “임신주수에 대한 판단은 마지막 월경일을 기준으로 하는지, 착상 시기를 기준으로 하는지에 따라서도 다르고, 임신당사자의 진술과 초음파상의 크기 등을 참고하여 ‘유추’되는 것일 뿐 명확한 기준이 될 수가 없다”라고 밝혔다.

[출처: 모낙폐]

모낙폐는 여성의 안전한 임신 중지를 위해 ‘상담과 숙려기간의 의무 조항’을 삭제하고 ‘상담의 원칙과 기준’을 마련해야한다고 촉구했다. 모낙폐는 “정부안에 따르면 임신 14주에서 24주로 추정되는 시기에 임신중지를 하고자 하는 여성은 특정한 사유를 충족해야 하고, 그 사실을 상담기관을 통해 증명받아야 한다. 그리고 24시간을 대기해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라며 "상담과 숙려기간의 의무화는 실질적으로 임신중지 결정을 돌이키거나 안전한 임신중지를 보장하는 데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사실이 그간 같은 제도를 시행한 다른 국가에서 확인돼 왔다"고 밝혔다.

아울러 “환자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의료 행위 거부는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고도 덧붙였다. 정부가 이번 개정안에서 의료인의 의료행위 거부권까지 예외적으로 인정한 데에 따른 지적이었다. 모낙폐는 “안전한 보건의료 환경에 대한 여성의 접근권을 크게 제약하는 조치”라며 “임신한 여성이 직장이나 학교에 다니고 있거나, 다른 자녀를 키우고 있는 경우, 상담기관과 의료 기관의 접근성이 취약한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경우, 관련 정보를 접하기 어려운 조건에 있는 경우에는 이와 같은 제약은 실질적으로 여성들의 건강권을 크게 침해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낙태가 죄라면 범인은 국가다", "낙태죄는 위헌이다 낙태죄를 폐지하라", "문재인정부 입법예고안은 기만이다", "형법상 낙태죄 조항을 전면 삭제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여성 활동가들은 땅에 눕는 퍼포먼스도 진행하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출처: 모낙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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