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교원, 정치기본권 위한 10만 입법청원 돌입

공무원제단체 “SNS에 ‘좋아요’ 한번 눌러도 징계…후진적 악법 이젠 고쳐야”


온전한 정치기본권 쟁취를 위해 공무원과 교원이 힘을 합쳤다. 이들은 국회 입법청원 요건인 10만 명의 동의를 받아 공무원, 교원의 정치기본권을 침해하는 법조항을 삭제, 수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12일 국회 앞에서 ‘내 법은 내가 만든다’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공무원제단체는 “국가·지방공무원법, 공직선거법, 정당법, 정치자금법, 공무원·교원노조법 등 공무원의 정치기본권을 침해하는 법률의 독소조항들을 걷어내고, 공무원의 정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법안을 만들고자 한다”라며 “앞으로 한 달 간 전국의 현장을 찾아 모든 공무원, 교원노동자를 만나 입법청원을 조직해 반드시 우리 힘으로 우리의 권리를 되찾겠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5.16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정권이 공무원을 권력유지의 수단으로 삼기 위해 63년부터 헌법의 취지를 왜곡, 대대적인 처벌조항을 도입해 공무원의 정치적 인격을 거세했으며, 부당한 지시에도 복종을 강요하는 족쇄를 채웠다”라며 “공무원·교원의 정치자유를 박탈한 후진적인 악법은 87년 민주항쟁 이후 우리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서 민주주의적 권리가 크게 신장되었음에도 촛불정부라 자임하는 문재인정부까지 버젓이 살아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4대강 사업, 국정 역사 교과서와 같은 정부 사업과 정책을 비판한 공무원, 교원들은 징계와 처벌을 받아왔다. 진보정당에 월 1만 원을 후원했다는 이유로도 1,830명의 공무원과 교원이 형사처벌 받거나 해직됐다. 이같은 정치기본권 탄압은 최근까지 지속됐다. 지난 8월엔 415 총선을 두 달 앞두고 열린 광주지역 공무원노조 교육수련회에서 공무원정치기본권 보장에 동의하는 정당을 소개했다는 이유로 공무원노조 광주본부 간부 2명이 구속되기도 했다.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은 “SNS에서 정치 관련 글에 ‘좋아요’를 눌렀다고 징계당하고, 형사처분을 받는 현실이다.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 중 10명이 전교조 출신으로, 참교육을 향한 시민의 요구를 전교조가 잘 실현했기 때문인데 50만 교원들은 교육감 선거에서 그 어떤 행동도 할 수 없다”라고 반발했다.

전호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공무원노조는 2008년 광우병 소고기 등 FTA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냈고, 2009년엔 4대강 사업에 반대해 조합원들이 징계를 당했다. 또 공무원의 노후 생활을 파탄내는 공무원연금법을 비판했다가 기소돼 아직까지 재판 중인 공무원이 있다”라며 “ILO(국제노동기구)는 이에 정치적 견해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111조 위반 사항임을 지적하며 수차례 권고를 지시했지만 아직까지 시정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 위원장은 이어 “OECD 나라 중 공무원의 정치 자유를 온전하게 막는 나라는 우리나라 뿐”이라며 “정부와 국회는 공무원·교원이 주인된 권리를 찾아 나서는 입법청원 대장정에 즉각 화답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공무원·교원 3개 노동조합은 앞서 지난달 24일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공무원·교원의 정치기본권 보장을 위한 7개 법률개정안 발의를 선포한 바 있다. 민형배 의원이 개정을 검토 중인 7개 법은 △정당법 △공직선거법 △정치자금법 △국가공무원법 △지방공무원법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공무원노조법)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교원노조법)이다. 당시 민 의원은 “이미 법안은 마련해 놓은 상태”라며 “의원 동의를 얻어 다음주에 발의할 것”이라고 이야기했지만 아직 개정 법안은 발의되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