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 1년…김포도시철도지부, 20일 파업 예고 "지옥철 바꿔야"

“최저가 계약으로 노동자 착취…개통 1년 동안 94명 퇴사할 정도”

개통 1년을 맞이한 김포도시철도의 문제점이 노조의 파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노조는 김포도시철도의 정상화를 요구하며 계약을 발주한 김포시와 이를 위탁받은 서울교통공사에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자회사에 운영이 맡겨진 김포도시철도는 최저가 계약으로 업계 최악의 노동조건을 만든 한편, 인력 부족으로 노동자는 물론 승객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김포도시철도지부는 13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0일 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포도시철도지부는 “회사는 노동조건 개선이 필요하고, 직원들의 급여 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도 공감하나, 서울교통공사의 최저가 계약에 따라 계약이 종료되는 2024년까지 6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된다는 이유로 월 1만 원 인상만을 말하고 있다”라며 “심지어 내년부터는 최저가 계약에 따른 운영비 부족으로 인상은커녕 삭감까지 생각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라고 파업에 나서는 이유를 설명했다. 김포도시철도지부는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쟁의행위에 관한 찬반 투표를 진행했고, 95%라는 압도적인 찬성률로 가결됐다.

이재선 김포도시철도지부 지부장은 “김포도시철도는 45만 김포시민의 발이 되는 도시철도지만, 다단계 하청 구조 속에 안전 시설, 인력 확충이 어려워 노동자∙시민의 안전이 큰 위협을 받고 있다”라며 “2016년 구의역 김군 참사 당시 다단계 구조의 가장 아래 은성PSD라는 하청업체가 있었는데, 김포골드라인이라는 자회사로 이름만 바뀌었을 뿐, 다단계 하청 구조의 문제는 하나도 변한 것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김포도시철도 지분은 100% 공공재정으로, 소유권과 운영권을 모두 김포시가 가지고 있었으나 서울교통공사가 2024년까지 민간위탁 계약을 따냈고, 이를 다시 자회사 ‘김포골드라인운영(주)’에 운영을 넘기며 다단계 구조가 만들어졌다.

서울교통공사가 김포도시철도 운영 계약을 최저가에 진행하면서, 이를 실제로 위탁 운영하고 있는 김포골드라인운영(주)은 운영비 부족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인력과 안전설비 확충도 어려워지며 김포도시철도 노동자들은 전국 궤도 사업장 중 최악의 처우를 받고 있고, 인력이 부족해 안전사고 대비도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교통공사는 1km당 운용인력이 56명이지만, 김포골드라인운영(주)은 1/6 수준인 9.7명에 불과하다. 또 노동자들은 자신의 업무가 아닌 타업무까지 책임을 지게 하는 통섭형 근무를 요구받고 있다. 임금수준 역시 서울교통공사 대비 50%에 불과하다. 이러한 노동조건 하에서 김포도시철도 개통 1년 만에 94명의 직원이 퇴사했다.

메피아 징계 요구하자 노조 간부 면직

[출처: 김포골드라인운영(주)]

서울교통공사가 100% 출자한 자회사 김포골드라인운영(주)엔 메피아 의혹도 있다. 김포도시철도는 비정규직 비율은 40%로 지하철 운영사 중 가장 높다. 비정규직 중 90%는 만 61세 이상의 서울교통공사 출신 정년 퇴직자들이다. 김포도시철도지부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 출신 비정규직들은 정규직 6급 사원보다 더 높은 급여를 받고 있으며, 이들은 관리직까지 차지하고 있다. 김포도시철도지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울교통공사 정년 퇴직자들의 제2의 직장이 된 김포도시철도는 언제 어디서 제2의 구의역 김군 참사 같은 사고가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구조”라고 지적했다.

서울교통공사 퇴직자들과 관련한 각종 채용 비위 사실도 드러나고 있다. 도시철도지부는 “위장 전입으로 김포시 거주자 전형에 지원해 합격한 현 직원(서울교통공사 퇴직자 출신)의 자녀에 대해서 회사는 제대로 된 징계 및 처벌 없이 해당 자녀의 자진 퇴사를 수용했다. 또 위장 전입한 서울교통공사 출신의 직원에 대해서는 계약 만료 기간이 올해 11월까지라는 점 등을 들어 계속 고용 중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채용 비위를 제보한 노조가 내부 감사와 징계를 요청하자, 엉뚱하게도 노조의 간부 2명을 면직처분해 사실상 해고했다. 지난달 말 김포도시철도지부의 지부장과 부지부장이 면직처분을 받은 이유는 채용 시 허위 기재를 했다는 이유였다. 이재선 지부장은 노조탄압을 의심했다. 이 지부장은 “경력직 지원에 ‘직무 관련 5년 이상’ 요건이 있었고 , 당시 4대보험 입증이 가능한 저의 직무경력이 6년 8개월이었다. 여기에 추가로 5년 2개월의 직무 관련 경력이 있었는데, 사업장이 폐업하며 증빙이 어려웠고 채용 담당자도 자료 제출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확인을 받았다”라며 “이미 직무경력은 제출한 자료로서 충분했는데 이제 와서 허위 기재라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가한 강효찬 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 집행위원장은 “경전철에서 나타나는 모든 문제의 핵심은 시민이 소유권을 갖고 있음에도 민간이 위탁해 운영하면서 파생된다”라며 “GTX A, GTX B처럼 정부에서 시설 투자한 모든 지하철 또한 민간에서 위탁 운영할 공산이 굉장히 크다”라고 우려했다. 강 집행위원장은 “이러한 민간위탁 결정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시민을 안전하게 운송해야 할 노동자들은 매년 똑같은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라며 “민간위탁 구조와 최저가 입찰로 운영되는 문제를 당장 바꿔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1년 전 기자회견에서도 서울교통공사의 저가 계약 문제를 지적하며, 분명 큰일이 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라며 “1년간 김포도시철도가 문제없이 운영될 수 있었던 건 노동자들이 과중한 업무와 열악한 처우를 견디며 뼈를 깎는 노력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노동자들이 힘들게 막아냈지만, 이제 뜨거운 투쟁으로 구조적 문제를 극복할 때다”라며 “공공운수노조가 파업 투쟁을 펼치는 노동자의 투쟁을 지지하고 엄호하겠다”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