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친해지고 싶어요’ 민주노총의 선택

‘고양이’ 페르소나 앞세운 팝업스토어 열고 MZ세대·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 등 초대

민주노총은 올해 초부터 ‘뉴미디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민총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대외 선전물 전반에 모습을 드러내는 한편, ‘NNN에네넨’이라는 새로운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이 채널에선 기존 민주노총이 만들던 영상과는 다른 결의 영상이 업로드된다. 진중하고 비장했던 기존 민주노총 선전물의 문법에서 탈피하려는 노력이었지만,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올해부터 리브랜딩 사업 시작한 민주노총


민주노총은 올해 사업계획에서 민주노총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리브랜딩’(Re Branding) 사업을 제출했다. 100만 조합원, 제1노총의 역할로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을 표방하고 있지만 민주노총을 향한 사회적 선입견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한 민주노총 관계자는 “외부 업체들과 협업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보려 해도 내용을 떠나 민주노총과의 협업 자체를 꺼리는 게 실정”이라고 말한다. “민주노총과 관계를 맺는 것 자체에 두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민주노총이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을 위한 사업을 벌이고, 나아가 이 사업이 사회적 설득력을 얻기 위해 이미지 제고 노력과 리브랜딩 사업이 병행돼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이미지 제고와 리브랜딩 사업의 필요성 자체는 대체로 동의를 얻고 있지만, 우선순위 사업에서 밀리는 것도 사실이다. 당장 정부와 여당의 노동법 개정안, 전태일 3법 입법 등 시급한 투쟁과제가 올라오고 있다. 내부의 역량은 시급한 사업을 처리하기에도 모자라다. ‘NNN에네넨’ 채널은 3개월 전부터 업로드가 중단됐다. 사회적 교섭을 둘러싸고 민주노총 지도부가 사퇴하는 등의 시기와 맞물린다.

‘뉴워커’가 주인공인 팝업스토어 개점

[출처: 민주노총]

중단된 것처럼 보이는 리브랜딩 사업은 오는 23일부터 열리는 민주노총 팝업스토어 <뉴워커 프로젝트 : 파워업스토어>를 통해 재개될 예정이다. <파워업 스토어>에서는 캐릭터 생산, 뉴미디어 활용 등 2020년 한 해 동안 진행된 민주노총 리브랜딩 사업 결과물이 집약적으로 전시된다.

동시에 <파워업 스토어>는 민주노총이 향후 조직해야 할 대상으로 어디를 주목하고 있는지 드러낸다. <파워업 스토어>에선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지식-예술 노동, 소규모 자영업자 등 기존의 사회에서 ‘노동자’로 인식되지 않았거나,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인정받지 못한 이들이 주인공이다.  민주노총이 ‘뉴워커’로 명명한 MZ세대와 청년세대, 플랫폼 노동자, 소규모 자영업자, 프리랜서 노동자 등은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를 중심으로 운영된 민주노총이 향후 조직 과제로 삼고 있는 대상들이기도 하다. 과제로만 끝나지 않기 위해서 리브랜딩 사업뿐 아니라 더욱 적극적인 접촉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그동안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문제를 전면에 내걸면서도 비정규직 조직화와 비정규직 투쟁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안팎의 비판을 받아왔다.

<파워업 스토어>는 뉴워커의 페르소나로 고양이를 선택했다. 젊은 세대의 감각으로 대중과의 접점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현재 청년 세대를 상징하고 이들에게 어필하는 효과적인 아이콘이 무엇인지 고민한 결과”라며 “연남동이라는 장소 선정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연남동은 ‘뉴워커’로 명명한 세대와 계층이 가장 많이 모이는 대표적인 장소다.

한편 민주노총은 19일 보도자료에서 “민주노총의 새로운 시도가 일견 낯설고 어색할 수 있지만 민주노총이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민주노총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나누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해 달라”는 당부를 전하기도 했다. 대중과의 접촉면을 늘리고 이미지를 개선해 ‘새로운 민주노총’을 만들겠다는 민주노총의 새로운 시도가 어떤 결과와 성과를 만들지 다양한 우려와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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