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전태일 눌러 담은 신문, ‘전태일50’ 발행

전태일 50주기 맞아 10만부 인쇄…전국 87곳서 판매

  '그을린 전태일의 달력' 일부. 기획. 노순택 그래픽디자인. 손혜인 [출처: <전태일50>]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추모하고 2020년 전태일의 다른 이름인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을 조명하는 신문 <전태일50>이 발행됐다. 신문대판 16면으로 제작된 <전태일50>은 10만 부가 인쇄돼 전국에 배포됐다. 11월 9일 기준 이미 82,700부가 사전 판매됐다. 신문은 1부당 1,000원에 판매되며, 판매기금은 비정규직과 해고노동자를 위한 연대기금으로 사용된다.

<전태일50>에는 지금까지 봉제공장에서 프리랜서 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봉제공을 비롯해, 방송계 프리랜서,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플랫폼 노동자, 패션업계 어시노동자, 사내하청노동자, 특성화고 학생 등 2020년 전태일의 이야기가 담겼다.

또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이사가 쓴 전태일 열사와 이소선 여사의 가상 대화, 송경동 시인의 ‘이소선 어머니에서 김미숙 어머니까지’, 홍세화 편집위원장의 ‘50년 뒤 묘역에서 만난 전태일’도 실렸다.

이밖에 평화시장부터 전태일 열사의 집이 있던 도봉산 입구까지 걸으면서 나눈 대화, 전태일 평전의 뒷 이야기, ‘그 쇳물 쓰지마라’를 노래한 뮤지션 하림 인터뷰, 50년 전의 직업병과 2020년의 직업병 비교, 빈곤한 공교육 틀 안의 노동인권교육, 50년 전 재일 조선인들한테도 영향 끼친 전태일의 항거, 사회적 약자들이 분신으로 말하려고 한 것, 이주 노동자 이야기 등 기사와 칼럼 등을 볼 수 있다.

직장갑질119에서 지난 3년간 직장 내 성희롱 제보 486건을 전수 분석해 쓴 ‘줄지 않는 직장 성폭력’ 기사와, 지난 1년 간 근로감독관 제보 159건을 전수 분석해 쓴 ‘대한민국 근로감독관 갑질 분석’, 노순택 사진가의 ‘그을린 전태일의 달력’도 화보로 들어갔다.

<전태일50>의 컨텐츠는 취재 기자, 편집 기자, 사진가, 활동가, 만평가 등이 함께 만들었다. 12개 신문사 13명의 기자들이 기사를 썼고, 사진가들이 사진을 제공했다. <한겨레> 편집기자들이 편집을 맡았다. 또 비정규직 단체인 <비정규직 이제그만>과 <비정규노동자의집 꿀잠>의 제안을 받은 단체 120곳과 개인 187명이 발행위원으로 참여했다.

<전태일50> 편집위원장은 전태일과 동시대를 살면서 그의 분신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리며 현장으로 달려간 언론인이자 작가인 홍세화 씨가 맡았다. 홍세화 편집위원장은 “후배들에게 등 떠밀려서 시작한 일이었다. 평소 자주 만나지 못했지만 제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후배들이었다. 그래서 피할 수 없었다. 50년이 지난 지금 무엇이 바뀌었나. 엄중하게 돌이켜보게 됐다. 이미 노동자는 하나가 아니어서 단결이 무너졌고, 차별이 제도화되면서 연대도 사라져간 오늘, 전태일이 살아있다면 무엇을 할까? 끝없이 질문을 던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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