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비정규직, 마스크 써도 입 주위에 까만 분진 가루

외주화로 임금 절반 삭감, ‘외부인 취급’…4일째 7시간 50분 파업

현대자동차 하청노동자가 방진마스크를 써도 입 주위가 까매질 정도로 열악한 노동환경에 놓여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또한 이들은 임금의 절반도 받지 못하고 있었으며, 상주업체의 노동자임에도 통근버스는커녕 공장 출입증도 받지 못했다. 이에 노동자들은 지난 9일부터 4일째 7시간 50분씩 파업을 벌이고 있다.

[출처: 현대자동차 전주비정규직지회]

문제가 된 현장은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이다. 원청인 현대자동차는 엔진 생산을 위한 설비를 수리하기 위해 ‘마스터시스템’이라는 보전업체에 외주를 줬다. 여기 하청 노동자들은 집진 설비장의 잔해물을 수시로 퍼 나르는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 해당 공정에는 12명의 하청업체 노동자들만이 근무 중이다.

항상 분진 가루가 날리다 보니 방진마스크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회사는 코로나19으로 인한 수급 불가를 이유로 ‘질 떨어지는’ 마스크를 제공했다. 지난달 17일 한 노조 조합원이 업체 측에 기존 3m 마스크 제공을 요청했지만, 현재까지도 바뀌지 않았다. 관련해 신승훈 전주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은 “사실 이 작업환경에서는 3m 마스크를 껴도 소용이 없다. 어떤 마스크를 껴도 입 주변이 까매진 게 눈에 보인다. 문제는 현장을 하청업체가 관리하기 때문이다. 원청이 관리했어도 이렇게 됐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번 파업은 지난 2018년부터 임금이 두 배 이상 줄어들고 처우가 나빠지면서 촉발됐다. 신 지회장은 “사내하청인 승원기업 당시만 해도 임금 조건이 괜찮은 상황이었다. 이 노동자들은 불법 파견 문제가 계속되며 정규직 전환이 됐다”며 그러나 “2018년 업체가 외주화됐다. 이때부터 임금 및 처우가 급격하게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노조에 따르면 업체는 1인당 지급해야 하는 기성금 560만 원 중 200만 원 정도만 지급하고 있다. 또한 사내하청 당시에 지급됐던 상여금, 성과금, 휴가비, 별도수당도 없다. 뿐만 아니라 통근버스를 이용할 수도 없고, 공장 출입에서도 매일 보안대의 검사를 받는 등 ‘외부인 취급’을 받는 게 하청 노동자들의 현실이라고 노조는 설명했다.

[출처: 현대자동차 전주비정규직지회]

전주공장 하청노동자들은 주 5일 8시간을 기본으로 일하고 있다. 더구나 생산이 진행되지 않아도 준비작업과 설비 수리를 해야 하므로 주야교대조가 주말에도 하루씩 더 출근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열악한 노동조건이 계속되자, 이들은 파업에 돌입했다. 하루 10분의 출근을 제외하고 7시간 50분을 파업 중이다.

앞서 지난 3~4월부터 전주비정규지회는 마스터시스템 외 3개의 하청업체와 각각 교섭을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8월 말 교섭이 결렬됐고,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중지로 쟁의권을 확보했다. 신승훈 지회장은 “원하청 구조 때문에 하청관리자와 얘기해봤자 진전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파업에 돌입했다. 어제 업체 책임자에게 노조 요구안을 전달했지만, 교섭을 진행하지 못하겠다고 답변받은 게 현재까지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현재 △마스크, 피복 추가지급, 수당, 건강검진 등 복지 △동파 방지 업무에 대한 수당 책정 및 임금보전 △임금 현실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정규직 노동자들은 하청 노동자 파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전주공장 현장제조직은 지난 11일 성명을 내 “사진 속 조합원은 마스크를 안 쓴 게 아니라 착용해도 이런 상태가 된다. 기가 찰 노릇이다. 이 동지들이 얼마나 억울하고 서러웠으면, 총파업에 가까운 7시간 50분 파업을 진행하겠나”라고 전했다. 또한 “마스터시스템 노사는 많은 교섭과 간담회를 진행했지만, 돌아오는 말은 본사 및 현대 운영부서와 검토해 보겠다는 답변만 받았을 뿐이다. 이는 이들이 권한이 없고, 사장이 원청인 현대자동차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이와 관련해 12일 논평을 내고 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울산 현대자동차를 방문해 “‘현대차가 노사협력과 미래비전에서 1등 기업’이라고 치켜세웠다”며 “노사협력과 미래비전 1등 기업 현대차 안에서 벌어지는 이 현실을 보고 뭐라 말할까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하청 노동자의 사진을 언급하며 “한 장의 사진이 보여주는 끔찍한 대한민국 노동의 현실을 바로 잡기 위해 정부발 노동개악을 막아설 것”이며 “전태일 열사 정신의 온전한 계승을 위해 10만 노동자, 시민이 발의한 ‘전태일 3법’을 반드시 입법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현대자동차 전주비정규직지회]
태그

인권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은혜진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문경락

    앞서 지난 3~4월부터 전주비정규지회는 마스터시스템 외 3개의 하청업체와 각각 교섭을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8월 말 교섭이 결렬됐고,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중지로 쟁의권을 확보했다. 신승훈 지회장은 “원하청 구조 때문에 하청관리자와 얘기해봤자 진전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파업에 돌입했다. 어제 업체 책임자에게 노조 요구안을 전달했지만, 교섭을 진행하지 못하겠다고 답변받은 게 현재까지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현재 △마스크, 피복 추가지급, 수당, 건강검진 등 복지 △동파 방지 업무에 대한 수당 책정 및 임금보전 △임금 현실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최신기사
기획
논설
사진
영상
카툰
판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