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횡령 사건에도 ‘한부모시설’ 운영 중인 사회복지법인

인건비 횡령, 정부 지원금 착복 등 문제 된 모자원들…가족 세습으로 운영

지난달 여가부가 시설 입소를 확대하는 내용의 한부모 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시설 중심의 정책을 폐기하라는 관련 단체들의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부산 한부모가족복지시설에서 입소자들을 위한 정부·지자체 지원이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과, 입주자에 대한 인권유린, 심지어는 부당퇴소 사건까지 밝혀지면서 탈시설 요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더구나 탈시설 복지정책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최근 ‘장애인 탈시설지원법’도 발의된 상태다. 한부모시설 입소율 역시 60%에 불과해 시설을 확대하는 정책이 더 이상 실효성이 없음이 드러나고 있다. 여가부의 한부모 정책 발표로 지난 오랫동안 이어진 사회복지법인들의 횡령과 비리 사건들을 비롯해 이를 가능케 한 공무원들의 문제도 또다시 수면위로 나오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 진행 전영순 한국한부연합 대표, 오선일 전 시설종사자, <워커스> 박다솔 기자, 구경민 부산광역시의원 [출처: '탈시설 이야기' 온라인 간담회 캡처]

한국한부모연합은 21일 오전 ‘탈시설이야기’란 제목으로 2차 온라인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는 부산 한부모시설의 문제를 제기해온 구경민 시의원과 부천 시설의 문제를 내부 고발한 오선일 씨, 그리고 전국 한부모시설 취재를 진행한 <워커스> 박다솔 기자가 참여했다.

우선 지난해 19일 여성가족국 소관 행정사무감사에서 한부모가족복지시설의 실태를 지적한 구경민 의원은 현재 해당 시설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었다. 구 의원은 “의정활동인 행정사무감사에서 제기한 문제에 대해 해당 시설은 법률 사무소를 통해 내용증명을 보냈다”고 밝혔다. 내용증명을 통해 해당 시설은 “사실 확인은 했는지, 했다면 누구를 상대로 확인했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것을 밝히지 않으면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의 형사적 책임과 이로 인한 위자료를 구하는 민사소송 등 모든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적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구 의원은 “의정활동을 통해 취득한 정보는 당연히 제보자를 보호해야 하는 것이 의정의 기본”이라며 그런데도 “‘제보자를 밝히라는 것’은 저에 대한 협박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70년대 횡령 사건 발생한 시설 8곳 중 5곳, 모자가족복지시설로 운영 중

간담회에서는 1970년대 부산지역 모자복지시설 8곳에서 횡령 사건이 발생했지만, 이 중 5곳이 여전히 운영 중인 것이 드러났다. <워커스>에 따르면, A모자원은 1977년 횡령 사건 후에도 해당 원장은 직을 그대로 유지했다. 심지어 91년에는 횡령 사건이 또 한 번 일어났으며, 이로 인해 구의회에서는 ‘조사특별위원회’가 구성될 정도였다. 박다솔 기자는 “인건비 등을 횡령했을 뿐 아니라, 정부가 입소자에게 지원하는 생계비까지 착복했다”며 심지어 “시설을 일반인에게 불법 임대해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사회복지시설의 양도 양수는 불법임에도 당시 사업가인 강 모 씨가 시설을 인수했다. 그 당시 강 씨와 함께 원장으로 들어왔던 인물이 현재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부산의 모자원 세 곳은 1977년 횡령 사건 이후 대표이사와 원장 등은 직책을 유지했을뿐 아니라, 이들 모두 자녀들에게 세습하거나 친인척에 의해 운영되고 있었다. 박 기자는 “특히 D모자원의 경우 1954년에 설립된 지 3년만인 1957년에 구호금을 횡령했다. 그리고 77년에 또 횡령을 저질렀다. 그런데도 설립자 가족들이 모자원을 운영하고 있다”며 “C모자원의 경우 설립자가 횡령을 했는데 그 후 사업을 넓혀 모자원뿐 아니라, 노인건강센터까지 설립했다. 아들과 며느리가 모자원, 노인건강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E모자원의 경우엔 부원장 겸 총무가 횡령 혐의로 구속되고 13년 뒤인 1990년 해당 인물이 모자원 원장에 취임했다. 현재 E모자원은 부산지역 교회가 운영하고 있다.

1994년 모자원을 폐쇄한 뒤 유치원,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 등을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으로 전환한 F모자원도 있었다. 이 모자원은 당시 횡령 혐의를 받은 원장의 아들과 그 아내가 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건설업체 회장이 모자원을 인수한 사례도 있으며, 현재 해당 모자원은 그 회장의 가족들이 운영하고 있다. 박 기자는 “G모자원의 경우 90년대 당시 중견 건설업체 회장이 인수했다. 그리고 모자원 법인소유의 은행예금 23억 원을 회사 공금으로 유용한 사건이 발생했다. 결과적으로 회사는 IMF로 부도가 났지만, 회장은 2002년까지 해당 사회복지법인 대표이사를 맡았으며, 지금은 가족들이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기준 G모자원의 임소 세대는 26세대로 입소율은 56.5%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국고보조금과 시도보조금을 합해 총 7억 4천만 원을 지원받았다.

시설 폐쇄 조치에도 재단이 유지된 이유, “시설과 공무원 간 유착”

지난 2017년 부천에서는 성폭력 사건 등이 발생해 아동보호센터 한 곳이 폐쇄 조처된 사건이 있었다. 해당 센터를 운영했던 재단은 현재 3개의 시설을 운영하며 약 100억 원대의 자산을 쌓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박다솔 기자는 “내부의 성폭력 사건이 시설 폐쇄의 도화선이 됐지만, 그 이전부터 횡령, 후원금 부정 사용, 직원채용 비리 문제가 폐쇄 수년 전부터 불거졌다”고 지적했다.

해당 재단은 시의 행정명령조차 따르지 않았다. 2005년 이 재단의 아동보호센터 직원, 원생이 재단의 시설장 임명을 강하게 반대한 일이 있었다. 이로 인해 경기도와 부천시는 ‘재선임 및 임명식’을 유보하라고 했으나, 재단 측은 “인사권은 고유 권한”이라며 임명을 강행했다. 박다솔 기자는 “그해 연말 이 건이 다뤄진 경기도 의회에서 담당 공무원이 ‘관여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 기록이 있다. 심지어 공개 채용 원칙을 어긴 것에 대해 한 의원이 재차 질의하자, ‘임면 권한이 재단에 있다’는 등의 물타기 발언도 있었다”고 밝혔다. 결국 “시설은 폐쇄가 됐지만, 관련 문제는 재단이 운영하는 다른 시설에도 있는 문제였다”며 그 이유는 “회계나 총무를 하는 인적 구성이 겹치기 때문이다. 이 문제들은 다시 돌고 돌아 시설에 전달되는 등 외부 감시 감독은 전혀 없었다고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재단의 내부고발을 진행했던 오선일 씨는 사회복지시설과 지자체 공무원 간의 유착관계를 지적했다. 오 씨는 “60년 가까이 이 재단이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재단, 시설과 관리·감독 주체인 공무원 간의 유착 때문”이라며 구체적으로 “아동복지 담당 공무원이 시설에다가 어린이집을 지어주는 전폭적인 지원을 하면 재단 이사들은 이분을 모셔다가 어린이집 원장으로 앉힌다”고 설명했다.

또한 오 씨는 “사회복지 시설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입김은 한부모 단체들에 비하면 막강하다. 시설 운영자들은 이미 지역사회의 정치집단이 돼 버렸다. 인맥이 풍부하고, 학연, 지연, 혈연으로 얽혀 있기 때문”이라며 “표를 의식한 시의원들은 여기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구경민 의원은 한부모시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구군의 정치인을 비롯해 공무원들의 자발적 참여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경기도에서 시설에 보조금을 줘도, 지도점검은 각 구청에서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박다솔 기자는 “정부 잘못을 지적해야 한다. 모자원 등을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에서 횡령·비리·인권침해 문제에도 여전히 유지가 됐던 것은 정부와 지자체 공무원들의 비호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정부는 “그 시설에 수용된 이들의 인권침해에도 무감하면서 사실상 사회에서 격리·배제하는 정책을 가져갔다. 종교, 개인회사, 기업형 복지재단의 돈벌이가 되는 사회복지 정책을 정부 주도의 복지 정책으로 전환하고 60년이 넘은 현재의 제도를 손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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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경락

    또한 오 씨는 “사회복지 시설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입김은 한부모 단체들에 비하면 막강하다. 시설 운영자들은 이미 지역사회의 정치집단이 돼 버렸다. 인맥이 풍부하고, 학연, 지연, 혈연으로 얽혀 있기 때문”이라며 “표를 의식한 시의원들은 여기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구경민 의원은 한부모시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구군의 정치인을 비롯해 공무원들의 자발적 참여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경기도에서 시설에 보조금을 줘도, 지도점검은 각 구청에서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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