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싸우듯이

[기고] 아시아나케이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리해고 철회 투쟁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이하 비정규직이제그만)'은 지역과 업종을 넘어 비정규직 당사자들의 직접행동을 아래로부터 건설하기 위해 만든 자발적인 공동행동 모임입니다. △모든 해고 금지! 모든 노동자에게 4대보험 적용! △모든 노동자의 노조 할 권리 보장(노조법 2조 개정) △‘누더기’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비정규직 철폐! 등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일하다 죽지 않게, 차별받지 않게" 투쟁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이제그만’에서 매달 발행하는 온라인 소식지 기사 중 ‘비정규직의 외침’과 ‘투쟁소식’을 2월호부터 비정규직이제그만 공식 블로그(https://blog.naver.com/stopprecariouswork)와 <민중언론 참세상>에 동시게재합니다.


아시아나케이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거리에서 정리해고 철회 투쟁을 시작한 지 2021년 2월 18일로 벌써 280일째입니다. 300일이 목전입니다. 설 전 복직을 염원했는데, 이번에는 농성장이 아닌 온기 가득한 집에서 명절을 보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는데 해고자들은 이번 명절도 거리에서 보내게 됐습니다. 중앙노동위원회에서도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지만, 사측은 복직을 이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12월 두 차례 진행된 교섭에서도 해고기간의 임금도 지급하지 못하겠다고 하며 재입사만을 고집했습니다. 결국 사측은 1월 15일 행정소송을 접수했고, 이후 김앤장 변호사를 세 명이나 고용했습니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고용노동부도 사측의 이러한 행태를 방치하고 있습니다. 1월 28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과 면담을 진행했지만, 아직까지 특별한 답을 받지 못한 상황입니다. 2월 2일, 서울남부지청에서는 (주)케이오에 대해 노동조합에서 요청한 특별근로감독이 아닌, 수시근로감독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현장은 퇴직자에 대한 연차수당 미지급을 비롯한 임금체불 등 근로기준법 위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아마도 이는 빙산의 일각일 겁니다. 근로기준법조차 지켜지지 않는 사업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장시간 노동으로 착취를 당하다, 코로나19를 핑계로 정리해고 당한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고용노동부는 책임지지 않고 장시간 방치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보여주기식 수시근로감독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중노위 판정 이행을 위해 책임있는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해고자들은 2020년 5월 11일, 해고나 다름없는 무기한 무급휴직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리해고를 당했습니다. 봄에 시작한 투쟁이 해를 넘겨 다시 봄을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일터로 향하던 그들은 이제 농성장으로 향합니다. 이제 “해고가 삶이 된 것 같다”라고 말합니다. 실업급여는 이미 끝이 났고, 앞으로의 생계가 막막합니다. 가장인 이들은 가족들의 생계까지 위협받고 있습니다.

  금호아시아나 본사 촛불 포위의 날 [출처: 아시아나케이오연대모임]

300일에 가까운 시간동안 매일을 한결같이 거리에서 싸워온 해고자들과 함께하고자 지난 1월 6일, ‘아시아나케이오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연대모임’이 출범했습니다. 연대의 마음으로 노동시민사회단체 및 개인들이 모였습니다.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을 비롯해 노동해방투쟁연대(준),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등의 단위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매일 선전전, 매주 수요 집중연대의 날, 수요 9인 문화제, 개신교 대책위 목요 기도회 등의 정기 투쟁을 진행하고 있으며, 매주 금요일마다 아시아나케이오 투쟁 소식을 담은 ‘아시아나케이오 연대모임 소식지’를 발행 중입니다. 아시아나케이오 해고노동자 설 전 복직 촉구 1천인 선언운동은 모두 1250명의 개인과 단체가 동참해주신 덕분에 2월 8일 한겨레 신문 1면에 광고로 실릴 수 있었습니다. 

장시간 고강도 노동으로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지각 한 번 없이 일을 했다는 노동자들입니다. 회사에서 준 유독 화학물질로 청소를 하면서 몸이 가려운 것이 그저 갱년기 탓이려니 하며 일했습니다. 밥시간도 제대로 주지 않아, 승객이 버리고 간 음식들로 배를 채우며 일했습니다. 정년이 눈 앞에 있는 두 동지들도 정년과 관계없이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합니다. 하루를 일하더라도 내 발로 걸어나오겠다 합니다. 

항암치료도 중단하고, 35일 복직을 위해 부산에서 서울까지 걸은 김진숙 동지의 걸음에 아시아나케이오 해고자들도 함께했습니다. 모든 해고 금지를 걸고 함께 걸음을 보탰습니다. 정년이 지났어도, 명절이 지나가도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습니다. 설 전 복직을 이루지 못하고 설을 맞지만 투쟁은 멈추지 않습니다. 연대의 발걸음이 한 사람이라도 더해지면 기운이 난다는 동지들입니다. 연대는 힘이 셉니다. 내가 싸우듯이, 우리가 싸우듯이 투쟁을 이어가는 노동자들이 있는 한, 봄은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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