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접종, 비정규직과 비의료인 배제하며 진행

“메르스 사태 반복될까 우려…환자대면 병원 노동자 접종대상에 포함해야”

[출처: 질병관리청]

정부의 백신 우선 접종 기준이 잘못 설정되면서 백신 접종의 사각지대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가 접종대상 기준을 보건의료인으로 한정하면서 환자와 밀접 접촉하고 있는 다양한 노동자들이 접종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것이다.

지난달 26일부터 전국 요양병원, 요양시설 등과 코로나19 환자 치료병원 등의 입소자 및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백신 접종 개시 이후 3월 1일까지 나흘간 누적된 접종자는 2만3086명이다. 국내 인구 5200만 명 기준 대비 접종률은 0.04%다.

2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접종 현황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누적 접종자는 2만2천191명, 화이자 백신 누적 접종자는 895명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대상자는 전국 요양병원, 요양시설, 정신요양·재활시설의 만 65세 미만 입원·입소자 및 종사자 31만133명이다. 대상자 대비 접종률은 약 7.16%다. 화이자 백신 접종 대상자는 코로나19 환자 치료병원과 생활치료센터의 의료진·종사자 5만6천183명으로, 접종률은 1.59%다.

문제는 접종 대상 의료 종사자에서 제외된 노동자들이다. 이들은 환자와 직접 접촉하면서도 비정규직, 비의료인이라는 이유로 접종 대상에서 제외됐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환자 이송원 일부와 간병 노동자들이 접종 대상에서 제외됐다. 병원마다 상황이 달라 정규직 환자이송자는 백신접종에 포함된 반면 비정규직은 제외되기도 했다.

이같은 정부의 기준을 대부분의 병원들이 따르면서 사각지대는 더욱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병원들은 정부가 기준잡은 보건의료인을 중심으로 1차, 2차, 3차로 나누어 접종계획을 잡고 있다. 1차 대상자들은 코로나19 병동에서 직접 일하는 노동자들, 2차 대상자는 그 외 보건의료인, 3차 대상자는 보건의료인 외 직종 순차접종(구체적 일정 없음)이다.

이미 지난달 25일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에서 배제되는 노동자들을 파악하며, 우려점을 밝힌 바 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우선접종 대상인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기관 종사자’에서 보건의료인을 제외한 이송, 환경과 시설 관리, 간병 노동자 등 비의료인이나 간접 고용 노동자 등 비정규직은 제외될 예정”이라며 “향후 접종대상이 될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보건의료인)’와 ‘의료기관 및 약국 종사자(보건의료인)’는 아예 ‘보건의료인’으로 대상이 한정되어 있다. 이 의료기관들에도 비정규직 이송·간병·시설·청소노동자가 배제될 것으로 예정돼 있다”라고 지적했다.

의료연대본부 또한 1일 성명을 내고 “코로나19 백신 접종 기준은 틀렸다”라며 “정부는 병원현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탁상행정으로 기준을 잡아 방역의 구멍을 스스로 만들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의료연대본부는 “병원은 정부의 방침이라 어쩔 수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백신접종 기준은 직종과 면허유무 상관없이 환자대면부서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가 대상이 돼야 한다”라며 “메르스 사태처럼 또다시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병원노동자가 감염원이 되지 않기 위해서 정부는 지금 당장 환자대면 병원 노동자를 접종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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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라아제

    비의료인으로 명명하는 게 맞나? 그냥 비정규직 노동자이다. 학교비정규직도 '비교육인'이 아니다. 그냥 교육노동자다. 노동의 연쇄성과 '신분'을 갈라치기하는 정부 정책을 비판해야 한다. 우선 접종은 고위험군 환자로 설정하는 게 맞다.

  • 문경락

    의료연대본부는 “병원은 정부의 방침이라 어쩔 수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백신접종 기준은 직종과 면허유무 상관없이 환자대면부서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가 대상이 돼야 한다”라며 “메르스 사태처럼 또다시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병원노동자가 감염원이 되지 않기 위해서 정부는 지금 당장 환자대면 병원 노동자를 접종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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