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마존 첫 번째 노조 결성 임박했나…30일 개표 시작

아마존은 하루 1천만 원 이상 동원해 노조 저지 압박

미국 아마존 노동자들이 노조 결성 여부에 관한 투표를 마친 가운데, 그 결과를 두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앨라배마 주 베세머 물류창고에서 일하는 노동자 5,800여 명이 29일(현지 시각) 미국 소매·도매·백화점노동자조합(RWDSU) 가입 여부를 묻는 우편투표를 완료했다. 이 투표는 지난 2월 8일 시작해 29일까지 진행됐으며, 개표는 30일 시작해 4월 중순 경 집계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아마존 노동자들은 노조 결성을 통해 아마존 사측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벌여 노동안전과 임금, 작업장 등 노동 조건을 개선하고자 한다. 이들은 아마존의 노동 감시가 노동자들의 존엄성을 침해하고, 생산 압력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마존 베세머 사업장에는 흑인 노동자가 직원의 85%를 차지하여 노동권을 보장하는 문제가 인종적 정의를 위한 싸움이라고도 보고 있다.

반대로 아마존 사측은 직장 내 최저임금이 15달러로 주 최저임금의 2배이며, 저임금 일자리에선 찾아보기 힘든 건강보험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며 노동자에게 충분한 보상을 실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소송을 통해 이 투표를 막으려 시도했지만, 이를 미국노동관계위원회(NLRB)가 저지하며 관철시키지 못했다.

이번 표결이 찬성으로 나올 경우, 아마존에는 27년의 역사상 최초로 노조가 진출하게 된다. 또 아마존이 미국에서 2번째 많은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 노동운동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예측도 나오고 있다.

[출처: Luigi Morris]

아마존은 지난해 3분기에만 63억 달러의 기록적인 수익을 올렸으며, 미국에서만 지난해 40만 명을 추가 고용하여 현재 95만 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물류창고 또한 미국 전역에 수십 개소가 증설됐다. 그러나 노동자에겐 약 2달 간 시간당 2달러의 위험수당만 제공했을 뿐 작업장 안전이나 저임금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됐다. 미국 아마존 사업장에선 2013년 이후 사망한 노동자 수가 19명에 이른다.

이번 투표는 지난 12월 말 아마존 베세머 노동자 2,000명 이상이 노조 가입에 관한 의사를 묻는 선거를 NLRB에 신청하면서 조직되어 미국 사회에 뜨거운 감자가 됐다.

노조를 지지하는 노동자와 활동가들은 매일 선전전을 비롯해 토론을 지속하며, 지역 사회 지지를 조직해왔다. 노동자들의 연대 조직에 부응하여 블랙라이브즈매터(BLM, 흑인 생명은 소중하다) 등 수많은 지역, 사회운동이 이 운동을 지지하고 있다.

반면, 아마존은 노조 결성 투표를 저지하기 위해 하루에 약 1만 달러(약 1130만 원)를 사용해 포스터, 간판, 우편물, 온라인과 광고 홍보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29일 “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노조 추진은 이미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의 노동 문제를 세계적으로 조명하게 하는 데 성공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영상 메시지를 게시하여 “앨라배마주를 포함해 미국 전역의 노동자들이 노조 설립 여부를 두고 투표하고 있다”며 “이는 사용자의 협박이나 위협 없이 이뤄져야 할 중요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아마존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미국 언론들은 역사상 미국 대통령이 가장 강력하게 노조를 지지한 발언이었다고 평했다.

지난 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 후보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28일(현지시각) 앨라배마 주를 직접 방문해, “우리는 분명히 승리하길 원한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이미 증명됐다. 그것은 심지어 딥 사우스(공화당이 우세하는 미국 최남동부 지역)의 노동자들도 정의를 위해 일어나 조직하고 싸울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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