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케이오 “해고자들 복직 당일 퇴사해야” 교섭안 내놔

연이은 부당해고 판결에도 해고자 복직 요원…시민사회 “청와대가 나서야”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아시아나케이오 사측이 해고자 복직 문제를 더욱 어렵게 하면서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모이고 있다. 아시아나케이오는 최근 노동조합에 노사교섭 전제로 ‘해고노동자들이 복직한 날 퇴사한다’는 안을 전달했다. 그러면서 노동조합이 이같은 최종안을 거부할 시 부당해고 판결에 대해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나케이오 공대위에 따르면 지난 8월 20일 서울고용노동청 남부지청은 노사 간 원만한 문제해결을 위한 교섭을 중재하겠다며 노조에 연락했다. 이날은 서울행정법원이 아시아나케이오 사측이 제기한 노동위원회 부당해고 구제명령 재심판정에 대한 취소소송에서 ‘부당해고’라는 중노위 판정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날이었다. 노조는 행정법원의 판결에 힘입은 진전된 교섭안을 기대했지만, 노동부 중재를 통해 사측이 건넨 교섭안은 ‘해고 노동자들을 모욕하고 우롱하는’ 내용이었다.

공대위는 이에 대해 “아시아나케이오는 “해고자에 대한 복직 이행”과 동시에 “당일 퇴직”을 회사의 최종안이라면서 이를 노동조합이 수용하지 않으면 무조건 항소하겠다는 협박까지 곁들였다”라며 “노동조합이 해당 안을 내민 주체가 ‘고용노동부인지, 아니면 회사인지’를 질의하자, 이제 양측은 서로 발뺌하며 무의미한 책임 공방만 펼치고 있다”라고 반발했다.

이어 “게다가 고용노동부와 회사가 한 몸이 되어 해고 노동자들에게 양보와 타협을 종용하고 있다”라며 “명백한 부당해고에 대해 회사와 정부가 이렇게 책임을 떠넘기는 일이야말로 사태 장기화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말해준다”라고 비판했다.

[출처: 아시아나케이오 공대위]

이같은 사측의 억지에 시민사회는 정부 역시 부당해고 사태 장기화에 책임이 있다며, 정부가 직접 나서 문제해결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7일 오전 아시아나케이오 공대위와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가 아시아나 케이오 해고자 복직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해고 노동자들이 복직 투쟁에 나선 지 481일째 되는 날이었다.

아시아나케이오 공대위는 “행정기관과 사법기관이 연이어 부당해고임을 확인했음에도, 사측은 불법·부당한 정리해고를 철회할 생각이 없다”라며 “여전히 사측은 ‘적법 절차에 따른 정당한 해고’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며 항소를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년이 지난 두 노동자를 포함하여 아시아나케이오 해고 노동자들은 사측의 비상식적이고 천인공노할 행태에도 불구하고 이 싸움을 반드시 이기겠다는 각오로 버텨내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지금이라도 당장 이 부조리를 시정하는 데 앞장서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엔 77개 시민사회단체도 연명했다.

“이번 추석은 가족과 오손도손 보내고 싶다”

김계월 아시나아케이오지부 지부장은 “지노위, 중노위의 부당해고 판정과 함께 행정법원에서 명백한 부당해고라는 판결을 내렸다. 상식적이고 정의로운 판결에 기쁨과 감격의 순간은 잠시뿐이었고, 회사는 여전히 부당해고 인정을 하지 않고 복직이행을 거부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며칠 있으면 또 추석이 다가온다. 해고노동자 중 2명의 노동자는 정년도 거리에서 보냈고, 명절도 거리에서 보내야만 하는 어처구니없는 현실이 다가오고 있다”라며 “제발 이번 추석 명절엔 가정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오손도손 시간을 보내고 싶다”라고 호소했다.

정윤희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공동운영위원장은 아시아나케이오 원청인 금호문화재단의 비리 구조를 지적했다. 정 공동운영위원장은 “금호문화재단은 한국의 대표적인 비영리 공익법인으로 자리매김하였고, 실제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의 좋은 사례로 거론되어 왔지만 사실상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전 회장 일가의 기업 지배력 확보와 사익 편취를 위한 노동착취 창구”라며 “공익법인이 하청업체를 소유하는 것은 전무후무하고, 정부가 이를 승인한 것에 대한 논란도 여전하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금호문화재단은 비영리 공익법인의 포지션을 취하면서도, 아시아나항공의 지상 업무를 맡은 아시아나케이오(KO), 케이에이(KA), 케이에프(KF), 케이알(KR) 등 4개 하청업체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인건비를 절감하는 식으로 매년 수십억의 배당금을 챙기고, 전형적인 자회사 일감 몰아주기 방식으로 하청 구조를 공고히 해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정 공동운영위원장은 “금호문화재단은 노동자들을 죽음의 낭떠러지로 몰고 간 악덕 기업으로 문화 역사 속에 기억되고 기록될 것”이라며 “우리 문화예술인들은 아시아나 해고노동자들의 복직을 촉구하며 제대로 복직되는 날까지 함께하겠다”라고 밝혔다.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상임대표 김희룡 목사도 연대 발언에 나섰다. 김 목사는 “아시아나케이오 노동자 해고는 온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팬데믹 상황으로부터 시작된 것이지만, 역설적으로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우리 모두 깨닫게 되는 것은 서로서로 안전을 지켜주지 않으면 아무도 안전할 수 없다는 사실”이라며 “회사는 법적인 소송에서 패소한 것을 억울하게 여기지 말고 이것을 노사가 함께 사는 상생을 향한 반전의 기회로 삼고, 이를 통해 한국사회의 모든 기업에 노사화합의 모범을 보여주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한편, 아시아나케이오 해고노동자들은 7일 기준, 481일째 정리해고 철회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5월 11일 코로나19를 이유로 정리해고돼 단식농성, 오체투지, 차량행진, 이어말하기, 릴레이 선전전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복직 투쟁을 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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