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과 배제를 넘자” 노점상 특별법 청원운동

[기고] 노점상 특별법 청원운동에 함께해 주세요

[출처: 최인기]

노점상들이 특별법 청원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올해 1월 20일 기준 5만 명의 청원을 받아야 한다. 지금 4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한 달에 10만 명’이라는 청원을 받아야 했다. 그전부터 “국민 동의 청원 제도의 전반적 개선이 필요하다”라는 목소리가 높았고, 성립요건이 까다로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실제 한 달 동안 핸드폰으로 서명을 받는 일이란 쉽지 않았다. 특히 60대 이상의 연령층은 옆에서 함께 처리해 주지 않으면 쉽지 않다. 다행히 중간에 법이 개정돼 한 달에 5만 명 청원으로 바뀌었다. 이제 처음부터 다시 서명을 받아야 했다.

노점상 합법화를 주장하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30년 전에도 노점상 공청회를 통해 청원운동을 펼쳤다. 1999년에는 민주노총 등과 함께 세종문화회관에서 토론회를 개최하며 의지를 불태웠다. 2013년도에는 ‘노점관리대책의 한계와 생계형 노점상 보호를 위한 특별법의 필요성’ 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해 필요성을 알려 왔다. 하지만 법제정 운동보다 시급한 것은 당장 눈앞에 닥친 단속과 철거였다. 합법화는 구호에 그쳤다.

또 다른 측면에서 합법화를 거론한 것은 오세훈 서울시장이다. 2008년 ‘디자인 서울 정책’ 발표와 동시에 기자회견을 개최해 ‘노점상 종합 관리대책 추진계획’을 내놓았다. 디자인서울을 추진하는데 노점상이 걸림돌이 됐기 때문이다. 이를 정비하는 문제가 시급한 사안이었기에 ‘관리대책’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그 후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를 구체화시켜 ‘조례 제정’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관 주도의 합법화 추진 과정은 실제 노점상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건 일종에 ‘관리를 통한 규제’ 정책이었기 때문이다. 이 정책이 추진되면서 서울지역의 노점상의 무려 3분의 2가 줄었다. 자고 일어나면 노점상이 사라지는 형국이었다. 서울의 정책은 곧 다른 곳에서 ‘모델 케이스화’ 돼 확산되기 마련이다. 지방에서는 조례가 만들어지고 관리 정책이 확산됐다. 이제 노점상 단속은 과태료 부과와 더불어 관리되는 입체적인 방식으로 전개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편에서는 여전히 용역 단속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안산시 단원구청에서는 5일장 노점상을 단속하기 위해 용역 3백여 명을 고용한다는 소식마저 들려온다.

민주노점상전국연합이 ‘노점상 특별법 제정’을 제안하자 기존의 ‘노점관리대책’과 자치단체의 조례와 차별성을 묻는 질문이 있었다. 우선 각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는 그 해 공공 단체의 지역 안에서만 적용되는 법이기에 거주지 제한 기준으로 타 지역 노점상을 배제할 수 있다. 재산 제한 기준, 기간 제한 기준 등 심각한 규제가 따르게 돼 근본적으로 직업 선택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게 된다. 반면 ‘특별법’은 ‘일반법’에 우선 적용된다는 점에서 특정인이나 사항 및 지역에 한해 법의 효력이 적용돼 양자를 구별하는 의의가 있다. 이렇게 큰 틀에서 법이 만들어지고, 해당 자치단체의 노점상과 지역 현안을 둘러싼 협의기구를 두면 어떨까? 일반 시민과 노점의 공익적 기여를 위해 무엇보다 통행권 확보와 위생관리를 위한 자율질서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기에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출처: 최인기]

이들의 서러움은 또 어떤가? ‘코로나19시기 노점상의 소득 감소와 삶 그리고 대안’이라는 주제로 민주노점상 전국연합은 빈곤사회연대 그리고 도시연구소 등과 함께 노점 운영 가구의 경제적 상태를 조사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2020년 월평균 가구 총소득이 182.2만 원으로 조사됐고 이들 가운데 고작 38.7%가 자가를 소유하고 있었다. 노점상이 가난한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지표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정부의 4차 재난지원금 지원 발표를 두고 찬반 논쟁이 벌어졌다. 언론은 노점이 탈세의 온상인 것처럼 떠들었다. 불법으로 영업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각종 세법에는 노점상에게 세금계산서와 영수증 발급 의무가 없으며, 면세 대상으로 규정돼 세금을 내고 싶어도 불가능하다. 우리 사회 노점상을 대하는 태도의 이중성은 선거를 앞두고 극대화된다. 유력한 대통령 후보들은 민생을 살핀다며 수많은 카메라 앞에서 어묵과 떡볶이를 먹으며 서민 친화적인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 정말 모순적이지 않은가?

노점상 특별법은 우리의 미래를 좌우할 새로운 시도다. 이제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우리 사회 가장 오래된 상거래 가운데 하나인 노점상을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되기를 바란다. 현실적으로 수많은 사람이 노점을 이용하고 있지 않은가? 이렇게 소비자가 엄연히 존재함에도 노점상을 불법이라는 사회적 낙인과 함께 범죄와 동일시함으로써 생존권적 기본권이 부당하게 침해돼온 현실을 바꿔야 한다. 겨울답게 함박눈이 내리고 바람이 분다. 청원 기준 5만 명을 받기 위한 절박한 몸부림을 길거리에서 벌이고 있다. 먼 훗날 노점상들은 이날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하길 바란다. 무엇보다 오늘 실천이 내일의 희망이 되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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