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대통령 후보요? “사회주의 망한 거 아니에요?”

청소년‧청년이 사회주의 대선 후보에 던진 질문들

사회주의 대선 후보가 청소년을 비롯한 청년들과 만났다. 노동당 소속 기호 7번 이백윤 후보는 27일 오후 3시, 강남구 대치동 카페 레이지앤트에서 ‘청년이 묻고, 사회주의가 답한다!’라는 주제로 청년 간담회를 진행했다. 현장 방문 및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통해 간담회에 참가한 청년들은 이 후보가 내세우고 있는 ‘사회주의’와 관련 공약 등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사회주의가 되면 고립되고 낙후되는 것 아닌가요?


기존의 사회주의가 실패한 원인은 무엇인가요?

경제적인 측면과 정치적인 측면 두 가지를 말씀드릴게요. 1917년 러시아 혁명이 일어나고 2년 후, 레닌이 이런 말을 했어요. “노동자들이 일을 너무 안 한다”고요. 당시 농업 국가에서 공업 국가로 전환 되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집단으로 모여서 일을 해 본 경험이 없는 거예요. 농업은 농번기에 바짝 일하니, 그 당시 농민들이 농한기에는 아침부터 술을 마셨다고 해요. 오죽하면 노동자 국가를 만들고자 했던 사람이 혁명 2년 만에 ‘노동자들이 일을 안 한다’라고 이야기를 했겠어요. 당시 생산력이 기본적인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개발 국가에서 사회주의를 만들겠다고 자본과 경쟁을 하기가 쉽지 않았을 거예요. 그런데 지금은 생산율이 아주 높은 수준으로 올라와 있는 사회잖아요. 지금은 당시와 전혀 다른 조건이에요.

정치적인 부분에 있어, 결과적으로는 독재로 흘러갔잖아요. 저는 편한 길을 선택한 거라고 봐요. 미국과 체제 경쟁을 해야 하니 불안감도 있었겠지만, 그걸 숙청 내지는 중앙의 권력을 강화하는 편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간 것이죠.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는 독재를 하고 싶어도 못해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우리가 끌어내렸잖아요. 사회 구성원들의 민주적 역량도 그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발전되고 성숙해 있어요. 그래서 구사회주의와 지금의 사회는 출발점부터가 달라요. 비교할 수가 없죠. 저는 사회주의란 국가와 사회가 자기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수출 경제 중심의 대한민국이 사회주의 체제로 전환된다면, 쿠바나 기타 사회주의를 표방한 국가들처럼 고립되고 낙후되는 것 아닐까요?

미국을 위시한 자본주의 국가들이 경제적으로 고립화시키는 문제에 대해 ‘그때 되면 알아서 될 거야’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생각해요. 다만 그것이 극복 불가능한 것이냐는 면에서는 꼭 그렇지는 않다고 봐요. 일단 남미에서는 미국의 경제 봉쇄에 맞서 남미은행 같은 것을 설립해 경제 자율성을 만들어가려는 시도가 있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각국의 노동자와 국제 질서 자체를 바꿔나가기 위한 아래로부터의 연대라고 봐요. 그것이 당장 현재의 문제를 극복하는 해결점이 되기 어렵지 않으냐는 문제 제기도 있을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미국에서도 사회주의를 하겠다는 사람이 주지사나 하원 의원으로 출마했고, 이후 대선에도 출마를 시도하게 될 거고요. 그런 역량이 생겨나갈 것이고, 그것을 최대화하는 것도 사회주의 정부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현재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사회주의 대통령으로서 발표해야 할 내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얼마 전에 윤석열 후보가 한미동맹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더라고요. 저는 이 사태를 발발시킨 근본 원인에 대해 굉장히 오독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 문제는 한쪽에선 나토(NATO)를 확장하며 러시아를 견제하려는 미국의 패권주의가 있고, 한편에선 그것을 방어하고 세력을 확대하려는 러시아의 침략 전쟁이 있는 거예요. 사실 고민이 많이 돼요. 어떤 현상을 양비론으로 접근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렇지만 한미동맹 강화는 미국의 대중국 공세 전략에 편승하는 것이고, 이로 인해 한반도 역시 우크라이나와 같은 전쟁의 틈바구니로 휩쓸려 갈 수 있는 굉장히 우려스러운 발언이거든요. 당연히 우리는 모든 전쟁에 반대해야 하고, 러시아의 침략 전쟁에 반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동시에 미국의 패권주의 혹은 제국주의 세력에 편승하는 것이 아닌, 반전 평화라는 기치를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회 불평등, 어떻게 해결하실 건가요?”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가 교육 불평등을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인가요?

자사고나 대학 서열화처럼, 교육의 구조가 불평등하면 아무리 평등한 제도를 도입한다고 해도 한계를 뛰어넘을 수 없어요. 그래서 자사고와 대학 서열화, 수능 제도까지 폐지해야 해요. 수능이 폐지되면 내신과 정시 비율 같은 것도 의미가 없어지겠죠. 나아가 대학을 평준화하고, 대학 교육까지 무상화해야 해요. 현재처럼 학생 선발권을 학교에 부여하는 방식은 교육 불평등의 극단을 보여주는 사례예요. 이런 것들을 폐지해 나가는 것이 사회주의 교육 정책의 핵심인 것이죠. 지금 전교조 등은 수능을 폐지하고 대학 졸업 즈음 자격 고사를 시행해서 학업에 대한 습득도를 최소한의 기준을 평가하자고 주장해요. 당연히 그렇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동거부나 기본소득에 대한 정책이 없어 공약이 급진적이거나 구체적이지 않아 보여요.

저도 기본소득을 줬으면 좋겠어요. 내가 너무 살기 어려우니까. 허경영 후보도 당선되면 1억 원을 주고, 결혼하면 또 얼마를 준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문제가 있어요. 지금 경제가 순환하는 과정에서 모든 이윤이 재벌이나 기득권, 혹은 부동산 임대업자들한테 들어가는 구조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국민 소비가 부족하다고 기본소득 같은 현금을 몇 번 지급하다 보면 이 또한 모두 기업이나 투기자본에 들어갈 거예요. 그러다 보면 기본소득 지급 능력이 몇 년 안에 사라질 위험이 있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현금 지급 제도는 이후 연금 등의 방식으로 고려될 순 있지만, 현재 구조를 바꾸지 않은 채 기본소득이 지급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봐요.

“일자리 공약, 너무 추상적인 것 아니에요?”

1천만 개의 국가책임일자리를 만든다고 공약하셨는데, 구체적이지 않고 매우 추상적이에요. 어떤 일자리인지 알기가 어렵고요.

전체 우리나라 일자리가 2천만 개 정도 됩니다. 그중 410만 개 정도, 약 20%가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일자리에요. 나머지 1600만 개는 민간일자리고요. 그런데 국가가 117만 개 가량의 돌봄 노동 일자리를 직접 책임지려고 했는데 하지 못했어요. 민간업자들이 반발해 95% 이상이 민간 일자리가 됐고요. 당연히 돌봄 일자리 117만 개는 국가가 직접 책임져야 하고, 아울러 돌봄 노동 영역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3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또 하나는 산업 전환 문제가 있어요. 제가 있는 충남은 자동차 부품사가 밀집된 지역이에요. 그런데 다들 죽을상을 해요. 왜냐하면 일반 내연기관차는 부품이 1만 7천 개에서 3만 개 정도가 들어가는데, 전기차는 1만 개 정도밖에 안 들어가거든요. 나머지 사람들을 자연 도태시키는 거예요. 그리고 완성차 말을 잘 듣는 몇 개 기업만 뽑아서 일을 시켜요. 이런 식의 자본 주도의 산업 전환에서 이제 노동 주도형 산업 전환으로 바뀌어야 해요. 부품사들도 국유화해 국가가 일자리를 창출해야 하고요. 그런 식으로 국가가 직접 일자리를 관장해 1천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죠.

청년 일자리에 대한 주류 정치권의 논의에서는 장애 청년의 존재가 지워지고 있습니다. 장애 청년은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일자리 취업이 제한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진단하고, 어떤 대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현재도 장애인 노동권과 관련해 많은 문제가 있습니다. 기본 최저시급을 보장받지 못하는 사례들이 이어져서 장애인 단체가 거리 투쟁을 하고 있고요. 이들에게도 당연히 동등한 임금이 지급돼야 하죠. 또 하나는, 장애인을 여전히 시설에 수용해야 하는 대상으로 바라보는 관점이에요. 국가 예산 6200억 원 정도를 장애인 시설에 쏟아붓는데, 탈시설 지원 예산은 80억 원가량에 불과하다고 해요. 여전히 장애인을 수용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죠. 심지어 그 안에서 너무나 무서운 인권 침해 문제들이 일어나고 있는데 국가가 답하지 못하고 있어요. 사실 장애 문제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자본주의를 철폐하는 것 말고는 답이 없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현재 사회는 기업주가 이윤을 챙기는 데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는 이분법으로 사람을 구분하는 구조에요. 그런 시각으로 사람을 바라보는 사회적 구조와 문화가 있어서 이를 극복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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