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인 미만 사업장, 휴게시설 설치 의무에서 누락…비판 커져

월담노조 규탄 성명 “가장 열악한 작은사업장 노동자에 대한 차별 정당화해”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오는 8월 18일부터 시행될 사업장 휴게시설 설치 의무화법에 따라 휴게시설 설치의무가 부과되는 사업주의 범위와 과태료 부과 기준안이 마련됐다. 하지만 입법예고된 정부 시행령안은 20인 미만 사업장을 휴게시설 설치의무 대상에서 제외키로 해 작은 사업장 노동자에 대한 차별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25일 고용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를 통해 휴게시설 설치 의무화 대상을 상시 근로자 20명 이상을 사용하는 사업장(건설업의 경우 공사금액 20억원 이상 사업장)이라 명시했다. 특정 직종의 노동자가 2명 이상인 경우, 상시근로자 10명 이상을 사용하는 사업장도 설치 기준 준수 대상이 됐다. 아파트경비원·환경미화원·배달원·전화상담원·텔레마케터·돌봄서비스 등 6개 업종이 이에 포함된다.

그간 양대노총 등은 정부 시행령에 사업장 규모와 업종에 관계없이 모든 사업장에 휴게시설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민주노총은 작은 사업장 노동자의 목소리를 반영해 △전 사업장 휴게시설 설치 적용, △휴게실 최소 면적 1인당 2㎡ 보장, △실효성 있는 공용휴게실 마련, △노동조합과 휴게실 설치 합의를 시행령에 명시하라고 요구해 왔다. 그럼에도 정부가 상시 근로자 수 20인 이상 사업장에만 휴게실 설치를 의무화하려 하자 각 단위에서 규탄 기자회견 등을 개최하며 이를 반대해왔다.

반월시화공단을 기반으로 노동자 권리 보장을 위해 활동하는 월담노조는 27일 성명을 내고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일하는 작은사업장 노동자들의 휴식권 보장을 별다른 근거 없이 누락하고 말았다”라며 “사업주의 비용 부담이 그토록 중요한 문제라면 이는 정부나 지자체 차원의 행정적인 지원을 통해 해소해야 할 사항일 따름이지, 작은사업장 노동자들의 쉴 권리를 박탈해야 할 근거가 될 순 없다”라고 비판했다.

월담노조는 반월시화공단의 사례를 들어 노동자의 쉴 권리 보장을 위해선 휴게시간 뿐 아니라 휴게시설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휴게시설 없는 휴게시간이 사실상 작업 재개를 위한 대기시간처럼 변질된 사례들이 확인된다는 것이다. 월담노조는 “노동자들 상당수가 마음 편히 쉴 공간이 없어 작업장 인근에 머물거나 공단 주변 인도에 걸터앉아 휴게시간을 보내곤 한다”라며 “제대로 된 휴게시설의 부족은 일손을 놓고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야 할 노동자들을 정처 없이 배회하게 만드는 주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노동부 입법예고에 한국노총도 25일 성명을 내고 “휴게시설 설치 의무 대상을 사업장 규모와 사업의 종류에 따라 여러 제약조건을 두면서 정작 취약계층 노동자들이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법 개정 취지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라며 “정부에서 내놓은 하위법령은 일하는 노동자들의 기본적 권리와 건강을 보호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노동자들을 차별하는 것으로,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노동자들에게 사회적 박탈감을 안겨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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