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위기의 양극화와 시대착오적인 ‘작은정부론’

[요즘 경제]


자산시장의 폭락과 부채위기의 시작

지난해부터 불거진 인플레이션 이슈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사태로 증폭되면서 전 세계 경제를 강타하고 있다. 석유를 비롯한 원자재와 식량 가격이 급등해 전 세계가 대혼란을 맞이한 것이다. 이에 대한 대응조치로 이뤄진 미국 중앙은행의 전격적이고 대폭적인 금리 인상은 자산시장 전반에 혹독한 겨울을 몰고 오고 있다. 십 년 넘게 이어져 온 자산시장 거품이 꺼지면서 그 후유증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기간 급등했던 주택시장, 주식시장, 가상화폐 시장 등이 커다란 위기를 맞고 있다.

자산시장의 거품은 항상 사후적으로 확인된다. 매수세가 존재하는 한 어느 정도가 거품인지 사전에 진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거품은 매수세가 실종되는 순간에 확인된다. ‘무릎에서 사서 어깨일 때 팔라’라는 주식시장의 풍문이 있다. 이 말은 머리 꼭대기가 어딘지 확인할 수 없기에, 대략 어깨쯤일 때 팔아야 안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2년간 벌어진 비이성적 금융투기는 적정한 가격이 무엇인지 알 수 없게 만들었다. 특히 신기술인지 폰지사기인지 구분이 안 되는 수천 종의 가상화폐가 우후죽순 등장하면서 가상화폐 시장은 말 그대로 투전판과 다름없었다. 모두 디지털 장난감에 불과했다. ‘안전코인’이라 자칭했던 ‘테라-루나’의 최단기간 파산 사태는 자산시장 폭락의 역사적 사례로 남을 것이다.

이런 자산시장 거품의 몰락이 부자들의 돈 잔치로 끝난다면 역사적 에피소드로 장식될 테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자산시장 거품의 마지막 국면에서 뒤늦게 막차를 탄 사람들의 부채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언론에 오르내리는 ‘영끌족’ 위기는 점점 깊어지고 있다. 한편에선 코로나19 사태 이후 채무상환 연기로 지연됐던 자영업자의 부채위기가 시한폭탄처럼 째깍거리고 있다.

부채위기의 양극화

이런 현상을 두고 2007년 미국에서 시작된 서브프라임 사태를 떠올리기도 한다. 당시에도 과도한 부채를 동원한 자산 증식 붐이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을 계기로 한계채무자들의 부채위기가 폭발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정세는 당시와 많이 다르기 때문에 이후 벌어질 위기 양상은 양극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당시 부채위기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번졌던 이유는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파생금융상품과 연동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형 금융기관들이 얽혀 있어, 이들의 연쇄파산이 상상을 초월하는 충격을 줬던 것이다. 그러나 현재 은행을 비롯한 대형 금융기관들의 건전성은 양호한 상태다. 2008년 금융위기 때 연쇄파산의 핵심 고리였던 파생금융상품은 금융규제의 여파로 대폭 줄어들었다. 그래서 금리인상으로 인한 충격은 같지만, 이후 벌어질 양상은 국가별, 지역별, 계층별로 매우 다양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많은 나라가 에너지와 식량 가격 급등으로 물가 상승의 고통을 겪고 있다. 앞으로 점차 달러 강세가 가속화될 것이라 수입 물가 폭등이 사회불안으로 폭발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대부분 외채가 많고, 무역적자가 심각한 나라들이 해당한다. 아프리카에서 심화하는 식량 위기가 대표적인 예다. 계층별로는 코로나19 사태에서 불가피하게 대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자영업자들과 무리한 대출로 자산시장에 뛰어든 ‘영끌족’이다. ‘영끌족’ 현상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중앙은행장이 언론에 대놓고 지금은 집 살 때가 아니라고 말할 정도로 미국도 집값 폭등으로 인한 사회갈등이 매우 심각하다. 이렇게 보면 앞으로 벌어질 부채위기는 금융시스템의 위기로 전이되기보다는 가난한 국가와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위기가 몰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


문제는 이런 위기 상황에서는 대부분 전격적인 해결책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금융위기처럼 시스템 위기로 전이되면 공멸을 피하고자 국내외적으로 특단의 대책들이 쏟아진다. 하지만 취약 지역과 특정 계층을 위한 노력은 무관심과 방관 또는 정치적 이유, 이념적 이유 등에 막혀 각자도생의 길을 찾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특히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물가 급등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 억제를 위한 긴축의 이념이 개인 책임과 인내를 강조하고 재정투자를 줄이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 가령 손실보상금 지급과 물가 억제 정책이 충돌하니 앞으로 이런 재정지출은 없어야 한다는 논리, 임금인상이 물가를 자극하니 이 순환 고리를 끊기 위해 최저임금을 억제해야 한다는 논리, 불필요한 공공부문의 재정지출을 억제하고 자산을 매각해 부족한 재정에 충당해야 한다는 논리 등. TV 속 경제 패널과 정부 관료의 말들이 전파를 타고 대중 속으로 퍼지고 있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부채위기에 몰린 계층에 대한 대책이 제대로 논의될 수 있을까?

시대착오적인 ‘작은정부론’

얼마 전 정부가 발표한 경제정책 방향에 깔린 민간중심 활성화, 규제개혁, 정부개입 억제, 공공부문 구조조정 등의 인식은 10년 전 박근혜 정부 초기 상황과 매우 닮았다. ‘국가 개조’라는 명분으로 공공부문에 대한 공격이 1년 넘게 이어졌다. 연일 철밥통 공무원에 대한 비판이 언론에 도배됐고, 부실 공기업 자산매각, 인력구조조정 등이 사회갈등으로 불거졌다. 또한 페이고(pay-go) 재정 준칙을 만들어 재원이 마련되지 않으면 지출을 못 하도록 재정정책을 묶어 버렸다. 하지만 이랬던 박근혜 정부도 중반을 지나면서 자신의 경제정책 방향을 수정하기에 이른다. 당시 저성장 국면에서 이런 긴축정책들이 제대로 효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2014년부터 경기부양책으로 당시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이름을 딴 ‘초이노믹스’라는 말이 등장했고, 소득주도 성장론의 우파적 버전이라 불리는 ‘기업소득 환류세제’,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한 대출 규제 완화와 부동산 정책 금융 확대 등을 발표했다.

이렇듯 민간중심 활성화라는 것이 규제 개혁이나 법인세 감세, 공공부문 허리띠 졸라매기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은 10년 전에도 확인된 사실이다. 대대적인 감세가 기업의 투자를 활성화해 재정확충에 도움이 된다는 80년대 ‘래퍼이론’은 지금 상황과 맞지 않다. 그러려면 최소한 재정 긴축은 하지 말아야 한다. 더구나 당장 금리가 인상되는 마당에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는 효과도 없을뿐더러 가계 부채위기를 가중할 뿐이다. 내수 활성화에 가계부채를 동원했던 지난 20년의 결과가 GDP 대비 100%를 넘은 최고 수준의 가계부채 비율이다.

지금은 ‘작은정부론’이 아닌 큰 정부의 역할이 필요한 시기다. 군사 안보 지형 변화에 따라 지역화, 블록화 되는 세계 경제질서는 자유무역의 쇠퇴를 보여 준다. 반도체 공장을 미국에 지으라고 미국의 대통령이 이재용을 불러놓고 압박하는 세상이다. 이런 모습은 민간중심 활성화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미국은 고유가 상황에 대응하고자 전략비축유를 6개월 동안 대량 방출하기로 했다. 그리고 석유회사에 왜 시추 작업을 하지 않느냐고 압박한다. 미국은 시장에 직접 개입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할 태세다.

그런데 현 정부의 ‘작은정부론’은 신자유주의 경제 교과서를 읊조리고 있는 모습처럼 보인다. 정세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지 않고, 오직 전 정부와 다른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것 같다. 지금의 세계적인 복합위기에서는 정부도 할 수 있는 건 뭐든 꺼내 들어야 한다. 여기에 재정 긴축이나 허리띠 졸라매기가 우선이 될 순 없다. 부채위기가 점차 현실화하면 양극화된 사회의 어두운 모습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우리 사회가 부채위기라는 파고 속에 난파되지 않도록 정부는 실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하지만 전 정부의 정책을 이념적이라고 공격하면서, 그 반대쪽 이념에 선 현 정부의 모습에서 불안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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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창기

    마약쟁이 이재용을 다시 감옥으로 보내주세요
    삼성전자 베트남법인 현지채용 한국인근로자에 갑질, 언어폭력을 일삼고 개선에 응하지 않고
    한국인 근로자를 억압하고 자신의 배를 불리는 악덕기업주 이재용
    - 주요 내용
    1. 부당해고 : 입사 설명회 시 정년 보장 약속 하였음
    ☞ 그러나 매년 몇 명씩 퇴사 조치하고 있음, 언제 해고 될 지 모르는 상태 근무하고 있음
    2. 주말(토,일) 강제 출근 요청에 의한 강제노동으로 주말 휴식 미 보장
    ☞ 쉬는 토요일 강제 근무시키고 특근비 미 지급
    3. 주재원과 현지채용 한국인과는 갑과 을의 관계로 갑질 만연 : 신 노예제도라 할 수 있음
    ☞ 화가 났을 때 언어 폭력 및 자신과 맞지 않으면 부당해고 조치
    궁금한 사항이 있으시면 연락(+84914999083, 1325h20@gmail.com)주십시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