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화물연대 투쟁에 조직적 역량 총동원하겠다"

3일 서울·부산서 노동자대회, 6일 총파업·총력투쟁대회

29일 정부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파업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가운데 민주노총은 화물연대 투쟁이 총노동 차원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할 핵심 투쟁 전선이라며 조직적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30일 긴급 임시 중앙집행위원회를 진행한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민주노총 차원의 투쟁 계획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화물연대와 국토교통부 간) 첫 교섭 자리에 참석한 국토부 차관은 권한이 없다며 줄행랑을 쳤다. 대통령이 직접 업무개시명령을 했으면 대통령이 직접 교섭에 나오라. 화물 노동자들의 파업이 재난이 아니라 이 정부가 국민에게 재난"이라며 "화물 노동자들에 대한 정부의 업무 개시 명령은 반헌법적인 폭거"라고 규정했다.

이어 화물노동자들에 대한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은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폭력으로 짓밟는 독재적인 조치다. 화물 노동자들에게 계엄을 선포한 것과 다르지 않다. 불법을 엄단하겠다는 정부는 스스로 법을 위반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중앙집행위에서 화물연대 파업 대오를 보호하기 위해 전체 조합원이 나설 것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오는 1일 서울 태평로 숭례문에서 예정됐던 국민안전파업 지지 시민사회 문화제를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진행한다. 이어 3일 예정된 전국노동자대회는 서울 국회 앞에서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영남권 조합원들은 화물연대의 주요 거점 중 하나인 부산 신항에서 대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대회 의제 역시 기존 △노동개악 저지 △노조법 2·3조 개정 △민영화 중단 등에서 화물연대의 '화물총파업 사수(화물안전운임제 확대)' 요구가 더해졌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전국노동자대회를 분산해 진행하는 경우는 드문 일이다. 지난 7월 민주노총은 이번 화물연대 투쟁에서와 같은 취지로 대우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기 위해 경남 거제와 서울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분산해 개최한 바 있다.

12월 6일에는 '화물총파업 투쟁 승리! 윤석열정부 노동탄압 분쇄! 전국동시다발 민주노총 총파업·총력투쟁대회'가 예정돼 있다. 이 대회 개최와 관련해 민주노총은 파업 가능 사업장은 파업으로 집중, 교육총회, 조퇴 투쟁, 간부파업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투쟁 대오를 형성하라는 방침을 내렸다.

양경수 위원장은 "(총파업·총력투쟁대회가 예정된) 6일을 정점으로 윤석열 정권이 업무개시명령을 철회하는 등 화물연대에 대한 탄압 중단과 안전운임제 확대를 결정하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투쟁해나갈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대해 "법 집행 자체로도 부당한 점이 있고, 노동3권을 형해화하는 명령으로서 반헌법적인 성격도 있다"라며 "국제기구에 대한 제소, 헌법 위반에 대한 제소, 법률 위반에 대한 제소 등 다각도로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화물연대·국토부 2차 교섭…국토부 "협상이 불가하다"

이날 오후 화물연대는 국토교통부와 두 번째 교섭을 진행했으나 지난 교섭 자리에서 국토부 측이 "국토교통부는 권한이 없다”라고 말한 것에서 논의는 진전되지 않았다. 당시 2차 교섭에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참석해 책임감 있게 나설 것을 요구한 화물연대는 이날 “협상이 불가하다”는 국토교통부의 답변에 대화를 이어 나가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화물연대는 국토부가 정부·여당이 함께 관련 입법안을 마련했다며 국회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은 원내지도부 차원에서 '화물연대 파업을 철회하지 않으면 모든 법안을 거부하겠다'라는 입장을 세우며 상임위원회를 포함한 모든 국회 일정을 거부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화물연대에 따르면, 국토부는 "정부가 나서서 대화할 생각은 없다, 화물연대가 요청한다면 고민은 해보겠다. 그러나 입장 변화는 없을 거다. 오늘은 업무 복귀를 요청하러 나왔다”라며 교섭장을 나왔다.

이날 교섭에 국토부 측은 구헌상 물류정책관을 포함한 실무자들이 참석했고, 화물연대에서는 김태영 수석부위원장과 지역본부 지도부로 구성된 교섭단이 참석했다.

"정부가 헌법·법치를 입에 담을 자격이 있는가"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으로 화물연대를 압박하는 가운데,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30일 성명을 내고 "이번 조치를 윤 대통령이 늘 말하는 헌법과 법치, 자유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위헌적인 공권력의 행사로 규정"한다며 헌법·국제법 위반,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 위반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기본권을 침해하는 위헌적 업무개시명령을 즉각 철회하고, 화물연대와의 대화·교섭에 성실히 임하라는 요구다.

민변은 "과연 이 정부가 헌법과 법치를 입에 담을 자격이 있는가"라며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의 업무개시명령은 강제노역 금지(헌법 제12조 제1항)와 강제근로 금지(근로기준법 제7조)에 반한다. 화물운수종사자의 헌법상 기본권(직업의 자유·일반적 행동 자유권·행복추구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했다.

이어 업무개시명령은 "올해 4월 20일 국내법적 효력을 가지게 된 ILO(국제노동기구)의 결사의 자유, 단결권, 단체교섭권에 관한 제87호 및 98호 협약은 물론, 강제 근로 금지에 관한 제25호 협약에도 반한다"라며 "이러한 위헌, 위법적인 법 집행은 실질적 법치주의가 아닌 법을 이용한 독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헌법상 노동3권은 필요한 경우 법률로만 제한할 수 있고,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현행 노조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공익사업'을 공중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거나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사업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공익사업 중 그 업무의 정지 또는 폐지가 공중의 일상생활을 현저히 위태롭게 하거나 국민경제를 현저히 저해하고 그 업무의 대체가 용이하지 않은 사업을 '필수공익사업'으로 정한다. 이 경우에는 필수유지업무를 운영하면서 쟁의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화물운송사업은 필수공익사업이 아니고, 화물노동자들의 업무도 필수유지업무가 아니라고 단체는 지적했다.

끝으로 민변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 위반에 대해 "형사처벌이 예정돼 있음에도 업무개시명령의 요건은 불확정적·추상적인 개념들로 가득 차 있다. '정당한 사유', '커다란 지장', '심각한 위기', '상당한 이유' 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명령을 내리는 자의에 따라 그때마다 임의로 판단될 우려가 농후하다. 반면, 명령받는 당사자는 그 명령이 과연 법의 요건을 충족한 것인지, 어떠한 사정이 명령에 불응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인지를 도무지 알기 어려운 상태에서 형사처벌의 위험으로 내몰리게 되고 만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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