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성여대 청소노동자, 3.8 세계 여성의 날 파업나선다

“진짜 사장이 책임져라! 시급 400원·최저임금 30% 인상”

“진짜사장이 책임져라!”
“여성노동자 생존권을 쟁취하자!”
“최저임금을 30퍼센트 인상하라!”
“세상이 후퇴해도 우리는 앞으로!”


‘덕성여대 청소노동자 시급 400원 인상! 최저임금 30% 인상! 3.8 여성파업을 여는 준비위원회’는 2일 오전 11시 덕성여대 종로캠퍼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15차 세계 여성의 날에 “김건희 덕성여대 총장에게 시급 400원 인상을 요구하는 여성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은 대다수 여성들이 처한 구조적인 저임금 문제를 제기하며 최저임금 30퍼센트 인상을 요구하는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광수 덕성여대분회 부분회장은 “청소노동을 외주화한 것도 모자라 일방적으로 인원을 줄이려는 진짜사장 학교에 맞서, 청소노동을 폄하하고 학교를 신분제 사회로 만들려는 총장에 맞서 싸우고 있다”며, 3월 8일 여성파업에 동참하여 “오전에는 불평등한 강의실을 거부하고 청소노동자 투쟁에 함께하는 학생들과 ‘성평등 강의실’을 함께하고, 오후에는 덕성여대 종로캠퍼스 앞에 모여 행진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이광수 덕성여대분회 부분회장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은 연 2000만 원을 조금 웃도는 임금을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4일부터 대학본부 점거농성을 시작해 전면 파업과 부분파업, 집회시위를 이어 오며 시급 400원 인상 투쟁을 계속해왔다. 시급 400원을 인상하라는 요구는 지난해 최저 임금 인상액인 44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 요구를 위해 50-60대 여성 청소노동자들은 지난 겨울 얼어붙은 아스팔트 위에서 시린 무릎을 쓸어가며 투쟁해야 했고 지금도 하루도 빠지지 않고 교내에서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는 2012년부터 대학사업장 청소, 보안, 시설, 주차관리 용역업체들을 모아 집단교섭을 진행해왔다. 2022년 덕성여대를 제외한 12개 사업장은 시급 400원 인상에 합의한 상태다. 그러나 덕성여대는 학교 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청소용역비 동결’입장을 고수해 오다가, 시급 400원 인상을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대신 노동시간을 8시간에서 7시간으로 단축하고 2016년까지 퇴직하는 인원 12명에 대해서는 충원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협상안으로 제시했다.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은 사측의 협상안을 거부하고 철야농성과 파업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발언에 나선 조한진희 다른몸들 활동가는 청소노동자가 대표적으로 성별화된 직종임을 상기시키며, 주로 50-60대 중고령 여성으로 구성되어 있고, 성차별, 연령차별, 고용차별, 직업차별 등이 작동하는 복합차별 현실에 놓여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2019년 고용형태별 근로실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청소원 및 환경미화원 평균연령은 59.7세로 여성비율은 70.5퍼센트였다. 평균근속년수는 3.4년이었고, 월간노동시간은 150.1시간, 월 급여는 187만 5천 원이었다. 조한진희 활동가는 미화청소노동자 중에서도 여성은 남성보다 20% 정도 더 적은 임금을 받는다는 통계를 들며 “이는 여성은 실내 청소 남성은 건물 외벽이나 실외 청소로 성별 직무분리를 통해 임금을 더 적게 주기 때문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함께 발언에 나선 명숙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 집행위원은 덕성여대가 교직원 특별상여금을 1억 9,080만원을 편성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어 덕성여대가 예산상의 문제로 청소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리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 성차별을 외면하고 여성노동자의 노동권을 부정한 결과라는 점을 강조했다.

기자회견문을 통해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과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3.8세계 여성의 날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과 연대하고, 비정규직 전체 여성 노동자들의 현실을 바꾸기 위해 여성노동자가 앞장서서 최저임금 인상을 위한 총파업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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