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16일 오전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연장근로를 하더라도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며 "입법 예고된 정부안에서 적절한 상한 캡을 씌우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감으로 여기고 보완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안상훈 사회수석은 "정부안이 장시간 근로를 조장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 고용노동부의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 설명자료' ' |
지난 6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에는 연장근로시간 관리단위를 현행법 '주 단위'에서 '주·월·분기·반기연 단위'로 개편하는 등 노동시간을 유연화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 안 대로라면 최대 6일 근무 시 주 69시간, 7일 근무 시 주 80.5시간 노동이 가능하다. 현재 법정노동시간은 40시간으로, 최대 52시간까지 연장할 수 있다.
16일 대통령실 발표에 대해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은 "어제까지만 해도 주 69시간을 이야기하더니 오늘은 주 50시간 대를 이야기한다. 말장난처럼 당장의 저항과 비판을 빠져나가려고 하는 정부의 노동시간에 대한 인식이 부끄럽다"고 평가했다.
한상진 대변인은 이미 유연화 될대로 유연화된 한국 상황에서 일중독 사회, 과로사 등이 문제가 되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오히려 "현행 법정 노동시간인 주 40시간을 줄이는 논의에 들어가야 한다"며 "정부가 제안하는 주 69시간 노동시간은 폐기하는 것이 맞다"고 응수했다.
한국노총도 주 69시간 노동시간 개편안의 완전폐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16일 한국노총, 더불어민주당, 정의당이 함께 주최한 '주 69시간 노동시간 개편안 폐기 촉구 기자회견'에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번 노동시간 개편안에 대해 젊은 세대들의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한발 빼는 모양새이긴 하지만 윤석열 정부의 본질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노동시간 개악을 시작으로 직무급으로 포장한 성한 성과급제 확대 등 노동 개악은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장시간 노동시간 정책 추진과 관련해 15일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들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참석하는 간담회에서 기습시위를 벌였다.
▲ 15일 민주노총 청년 조합원들이 서울 고용노동청에서 기습항의행동에 돌입했다. [출처: 노동과세계] |
이정식 노동부장관은 15일 2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열린 '근로시간 개편 관련 근로시간 기록·관리 우수사업장의 청년 근로자, 인사담당자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청년노동자들은 기습적으로 피켓을 펼치며 9분 동안 과로사를 조장하는 노동시간 연장 개편안을 즉각 폐기하고 기만적인 '청년팔이'를 멈추라고 요구했다.
청년노동자들은 기습 항의시위를 마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부에서 개선안 발표에 앞서 청년들이 원하는 정책이라고 선전했지만, 설문조사는 전경련에서 의뢰했고 2030 대기업 청년노동자를 대상으로만 실시된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와 노동부는 특정 계층에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근거로 마치 청년 세대 모두가 원하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심지어 청년들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발언까지 청년들의 여론을 호도하고 기만하고 있다. 청년팔이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