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피해여성 오히려 모욕죄로 구속

죽암휴게소 성희롱 피해자 김매환씨 모욕죄로 구속돼

7월 9일 10시 조리실장인 박모씨에게 성희롱을 당하고 오히려 모욕죄로 구속된 죽암휴게소의 여성노동자 김매환씨의 석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 천주교여성공동체, 전국공무원노조 등 여성, 노동관련 단체들의 주최로 진행되었다.

이날 기자회견에 따르면 "죽암(하)휴게소에서 근무하는 여성노동자 김매환 씨(나이 51세)는 함께 일하는 여성조합원 몇 명과 함께 조리실 근무자였던 박○○을 비롯한 남성직원 3명으로부터 젖꼭지를 꼬집히는 등" 수차례 성희롱을 당해왔었다고 한다. 이에 죽암휴게소 노동조합은 청주지방노동사무소에 이 사건을 고소하였으나 노동부와 검찰은 "피해자의 진술만으로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후 청주지방법원은 피해자 김매환씨가 십여차례 비난과 욕설을 했다는 가해자 박모씨의 고소를 받아들여 "모욕죄, 명예훼손죄, 협박죄" 등의 죄명으로 성희롱 피해자 김씨를 6월 28일 구속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참가단체 대표는 "성희롱 피해자가 제기한 진정, 고소, 고발은 무혐의라는 솜방망이를 두드리던 노동부, 검찰, 법원이 가해자의 고소에 대해서는 명예훼손 운운하며 즉각 구속시키는 이중잣대를 드러내고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 처사"라고 평가했다. 또한 "성희롱 사건에서 입증책임을 피해자에게 지우는 것은 피해자 보호가 아닌 가해자의 명예를 우선시하는 지나치게 편파적인 내용"이라고 법원과 검찰을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단체들은 이번 사건을 "여성 인권에 대한 사법기관의 중대한 침해이자, 우리 사회의 여성인권에 대한 무지와 낙후성의 대표적인 사례"로 보고 "성희롱 피해자의 인권을 외면하는 사법부의 처사에 대해 분명한 태도변화를 촉구"할 예정이다. 참가단체는 앞으로 김매환씨의 즉각 석방을 촉구하고, "공정한 진상조사를 통한 합리적인 해결" 등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성희롱 피해자 진술서 일부 발제

- 2000년도 6월달쯤으로 생각이 되는데.. 김매환 아주머니가 돈까스자리에서 서 계시는데 박실장이 김매환 아주머니의 가슴을 만지고 지나가려는데 김매환 아주머니께서 "내 가슴이 동내 개젖이냐"고 하자 박실장은 얼굴이 빨개져서 승무원 식당쪽으로 갔습니다 (성희롱관련 증인 이 모씨의 진술중 일부)

- 제가 주방의 곰탕자리와 된장자리에 있을 때 가슴을 툭툭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때 정현순씨가 그것을 보았고 저는 놀란 나머지 "왜 그래"라고 했고 박실장은 "심심해서""장난인데, 왜"라는 식으로 농담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심지어는 가슴을 아프게 꼬집기도 했습니다. 정말고함도 치고 좋게 말로도 해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런 일이 박실장에겐 장난일는지 모르지만 당하는 저에겐 정말 치욕스럽고 누가볼까 ? 누가알까 ? 많이 고민했었답니다. (성희롱관련 피해자 송 모 씨의 진술 중 일부)

- 현 조리실장 박은 성희롱을 밥먹듯이 하는 사람입니다. 당하는 사람의 기분도 생각도 안하고 가슴을 만지고 엉덩이를 만지는 등의 온갖 추잡한 행위를 하고 엉덩이가 크니 어쩌니 하면서 제게 수치심을 주었습니다....중략... 이렇게 진술서를 내고 이일을 계속 한다는 것조차 내겐 너무나 큰 고통이며 부담입니다. 이만큼 힘들고 괴로워도 진술서를 낼 수밖에 없는 제 마음을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성희롱 피해자 김 모씨의 진술서 일부)

- 제가 주방과 곰탕코너로 자율식당과 가까운 곳에서 밥과 김치를 담고 있을 때면 옆에 지나가면서 엉덩이를 툭툭치면서 심지어는 제 가슴을 만지거나 툭툭 치면서 "가슴도 쬐끔하네" 하고 놀리는 것이었습니다. (성희롱 피해자 조 모 씨의 진술 중 일부)

- 어느날 젖꼭지를 잡아당기는 거였습니다. 왜이래 하면서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래도 웃고 가더군요. 챙피하기도 하고 수치스러워 성질이 나더군요 그때는 그냥 그렇게 당해야 하는건줄 알고 아무런 말도 못했습니다. (성희롱 피해자 김 모 씨의 진술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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