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과연 룰라가 대안인가?
전주희 2002.11.13 15:22
원영수(노동자의 힘 회원)
10월27일 브라질 대선의 결선투표에서 노동자당의 후보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가 마침내 압도적 표차이로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브라질 민중의 배신자 카르도주의 노골적 지지와 국내외 독점자본-제국주의의 후원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약체로 평가되는 주제 세하 후보는 30%에 득표에 그친 채 룰라에게 대권을 양보해야 했다.
이번 대선에서 룰라의 승리는 사실 1년 전만해도 예상치 못한 것이며, 브라질 민중의 압도적 지지로 룰라는 대선 4수 끝에 마침내 집권에 성공한 것이다. 전형적 브라질 빈민 가정출신의 금속노동자 룰라가 인구 2억과 엄청난 자원과 국토를 가진 남미 최대국가 브라질의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21세기 브라질 뿐만 아니라 세계사의 한 장을 차지할 것은 틀림없다.
브라질 대선의 결과를 기다리는 전세계 민중의 마음은 한결같을 것이다. 자신의 이익이 침해받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운 제국주의와 독점자본을 제외하면, 룰라의 승리가 브라질 민중의 승리로 귀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에는 차이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는 룰라에 당선을 기뻐하기보다 브라질의 냉혹한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해야 한다. 룰라의 승리는 지난 세기 착취와 수탈, 억압 속에서 저항과 투쟁을 멈추지 않았던 브라질 노동자-민중의 위대한 승리로 기록될 수 있을까? 룰라는 신자유주의적 지구화로 표상되는 자본의 공세에 맞서 새로운 대안적 민중해방체제의 역사적 실험을 인도할 것인가?
노동자당에 대한 비판적 지지(?)
먼저, 우리는 1차투표에서 룰라의 47% 외에도 두 좌파후보의 득표 역시 고려해야 한다. 결선투표까지 고려하면, 브라질 인구의 70% 이상이 룰라후보를, 아니 민중의 이익을 대변하는 좌파후보를 지지하였다. 20세기 후반의 파란만장한 브라질의 역사-64년 군부쿠테타, 70-80년대 노동자대투쟁, 1986년 군부의 퇴각과 민주화, 1980년대 중반 노동자당(PT)과 전투적 노총(CUT)의 건설, 80-90년대 민중운동을 선도하는 토지점거운동(MST)-속에서 노동자-민중의 정치세력화는 노동자당의 탄생과 급속한 정치적 성장, 마침내 집권성공에 이르는 대하 드라마를 연출했다.
그러나 룰라의 당선이 예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MST를 비롯한 브라질의 노동자-민중운동진영은 룰라와 노동자당에 대한 태도를 둘러싸고 실존적 고민에 부딪혀야만 했다. 특히, MST의 경우 룰라와 PT 중앙파-우파의 외면 속에서 대중투쟁을 이끌어가고 있었기에, 룰라후보에 대한 지지여부를 놓고서 정치적 딜레마에 빠져 있었다. MST 지도부는 고뇌에 찬 결선으로 룰라의 지지를 선언했지만, 룰라의 당선이 자동적으로 MST운동의 새로운 정치적 고양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90년대 노동자당의 우경화-관료화로 인해 이탈한 좌파세력 중의 하나인 통합사회주의
노동자당(PSTU)는 PT의 대안이 되기에는 너무나 미약한 세력이었고, 소위 대세론의 압박 속에서 룰라에 대한 비판적 지지를 선언하면서 퇴각할 수밖에 없었다. 뿐만 아니라 노동자당 내부의 좌파세력 역시, PT의 우경화로 인해 입당주의(entrism) 전략에 대한 실존적 재검토를 고민하면서 이번 대선을 맞이했다. 대선승리와 집권이라는 정치적 결과와 향후의 전망보다는 집권에 이르는 과정에서 룰라는 너무나 많은 것을 잃었기 때문이다.
2002년대선: 룰라의 집권전략!
사실, 룰라에게 실질적 집권기회는 지난 1989년의 선거였다. 군부독재에 맞선 역동적 민주화투쟁의 성과로 노동자당을 건설하고, 전통적인 관료적 노동조합을 대체하는 전투적 민주노조의 구심으로 CUT를 건설한 탄력으로, 룰라와 PT는 강력한 체제위협세력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문제는 결선투표였다. 1차투표에서 아무리는 선전하여도, 2차결선에서 보수-우익총단결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그로 인해, 또한 90년대 초반 신자유주의 공세에 대한 무기력한 대응과 점증하는 관료화로 인해, 한편에서의 정치적 진출에도 불구하고 룰라는 대선에서 연속 3수의 시련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노동자당은 전국적 차원에서 계급적 기반을 구축해 간 반면, 브라질 지배계급은 특정인의 카리스마에 의존하는 후견정치와 상상을 초월하는 부정부패로 인해 대중적 기반을 급격히 상실해 나갔다. 그 결과, 카르도주의 2회 집권으로 민중세력의 성장을 억제한 후 브라질의 지배체제는 룰라로 상징되는 민중세력을 절차적 민주주의로 제압할 수단을 상실할 정도로 사실상 정치적 몰락상태에 직면했다.
이 과정에서 룰라와 PT우파는 집권을 위한 구체적 대선전략을 수립했다. 과거의 투쟁전통으로부터 자유로와진 관료적 지도부는 30% 정도의 기본적 지지기반 외에, 부동층의 흡수를 대선전략의 핵심으로 삼았다. 이는 한편에서 자유당 인사를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지명하는 카드를 던지는 것과, 다른 한편에서 PT의 선전을 불안과 의심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워싱턴과 월가를 안심시키는 것이었다.
룰라의 급부상에 국제자본은 브라질을 경제위기의 입구로 몰아넣고 노골적 반룰라 캠페인을 조직했다. 이에 브라질 민중은 제국주의적 간섭에 분노했지만, 룰라는 노련한 정치인답게 2500억달러가 넘는 외채의 인정, 전미자유무역협정(FTAA)의 지지, 외국자본의 안전보장 등의 카드를 제시함으로써, 급진적 후보가 아닌 수권후보로서의 능력과 자질을 증명하였다.
선거전략 자체로만 보면, 정확한 정세판단과 적절한 전략전술의 적용에 의한 작전의 승리로 해석될 수 있겠지만, 이는 그 역사적-계급적 의미를 왜곡-축소하는 관료적 발상에 다름 아니다. 룰라의 승리는 개인의 입지전적 승리나, 특정정파의 승리라기보다는 억압과 착취에 맞서 투쟁한 브라질 노동자-민중의 역사적 승리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룰라정부의 정치적 미래 - 집권이 전부는 아니다!
룰라의 승리가 확정되자, 브라질 민중은 거리로 뛰쳐나와 축제의 밤을 보냈다. 빈곤과 착취, 억압의 왜곡된 역사를 역사의 뒤안길로 보낼 새로운 정부에 대한 브라질 민중의 희망과 기쁨의 표현이었다. 그러나 2003년 1월1일 공식적으로 출범할 룰라정부는 미래는 어떠한가?
불행하게도, 그 미래는 그다지 밝지 않다. 새 정부는 선거와 집권이 전부가 아니라는 아주 간단한 교훈을 보여줄 것이다. 왜냐하면 룰라정권은 그 출발부터 끊임없이 선택을 강요당할 것이며, 현재로선 룰라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구체적으로 제출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한편에서 제국주의 국가와 국내외 독점자본의 압력, 다른 한편에서 브라질 노동자계급과 도시빈민, 원주민 등 민중들로부터의 압력 사이에서 과연 룰라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본질적으로, 제국주의-자본과 브라질 노동자-민중을 동시에 만족시킬 묘약은 그 어디에도 없다!
한편 미국 우파세력은 남미판 "악의 축"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쿠바의 카스트로, 콜롬비아의 좌익게릴라, 베네수엘라의 차베스에 이어, 브라질의 룰라가 그 악의 축을 완성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최근 차베스에 대한 반혁명공세가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 오히려, 제국주의자들의 정세인식 속에 룰라정부가 나아가야 할 길이 있지 않을까?
제국주의 세력은 신생 룰라정권을 위기로 몰아넣을 수단을 너무나 많이 가지고 있다. 아르헨티나에 이어, 브라질은 어느 순간에라도 경제위기에 돌입할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 과연 룰라는 누구에게 의지해야 할 것인가? 불행히도 역사에는 수많은 배신의 역사가 있다. 그런 배신이 브라질에서 다시 한번 반복된다고 해서 크게 놀랄 일인가?
10월27일 브라질 대선의 결선투표에서 노동자당의 후보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가 마침내 압도적 표차이로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브라질 민중의 배신자 카르도주의 노골적 지지와 국내외 독점자본-제국주의의 후원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약체로 평가되는 주제 세하 후보는 30%에 득표에 그친 채 룰라에게 대권을 양보해야 했다.
이번 대선에서 룰라의 승리는 사실 1년 전만해도 예상치 못한 것이며, 브라질 민중의 압도적 지지로 룰라는 대선 4수 끝에 마침내 집권에 성공한 것이다. 전형적 브라질 빈민 가정출신의 금속노동자 룰라가 인구 2억과 엄청난 자원과 국토를 가진 남미 최대국가 브라질의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21세기 브라질 뿐만 아니라 세계사의 한 장을 차지할 것은 틀림없다.
브라질 대선의 결과를 기다리는 전세계 민중의 마음은 한결같을 것이다. 자신의 이익이 침해받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운 제국주의와 독점자본을 제외하면, 룰라의 승리가 브라질 민중의 승리로 귀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에는 차이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는 룰라에 당선을 기뻐하기보다 브라질의 냉혹한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해야 한다. 룰라의 승리는 지난 세기 착취와 수탈, 억압 속에서 저항과 투쟁을 멈추지 않았던 브라질 노동자-민중의 위대한 승리로 기록될 수 있을까? 룰라는 신자유주의적 지구화로 표상되는 자본의 공세에 맞서 새로운 대안적 민중해방체제의 역사적 실험을 인도할 것인가?
노동자당에 대한 비판적 지지(?)
먼저, 우리는 1차투표에서 룰라의 47% 외에도 두 좌파후보의 득표 역시 고려해야 한다. 결선투표까지 고려하면, 브라질 인구의 70% 이상이 룰라후보를, 아니 민중의 이익을 대변하는 좌파후보를 지지하였다. 20세기 후반의 파란만장한 브라질의 역사-64년 군부쿠테타, 70-80년대 노동자대투쟁, 1986년 군부의 퇴각과 민주화, 1980년대 중반 노동자당(PT)과 전투적 노총(CUT)의 건설, 80-90년대 민중운동을 선도하는 토지점거운동(MST)-속에서 노동자-민중의 정치세력화는 노동자당의 탄생과 급속한 정치적 성장, 마침내 집권성공에 이르는 대하 드라마를 연출했다.
그러나 룰라의 당선이 예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MST를 비롯한 브라질의 노동자-민중운동진영은 룰라와 노동자당에 대한 태도를 둘러싸고 실존적 고민에 부딪혀야만 했다. 특히, MST의 경우 룰라와 PT 중앙파-우파의 외면 속에서 대중투쟁을 이끌어가고 있었기에, 룰라후보에 대한 지지여부를 놓고서 정치적 딜레마에 빠져 있었다. MST 지도부는 고뇌에 찬 결선으로 룰라의 지지를 선언했지만, 룰라의 당선이 자동적으로 MST운동의 새로운 정치적 고양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90년대 노동자당의 우경화-관료화로 인해 이탈한 좌파세력 중의 하나인 통합사회주의
노동자당(PSTU)는 PT의 대안이 되기에는 너무나 미약한 세력이었고, 소위 대세론의 압박 속에서 룰라에 대한 비판적 지지를 선언하면서 퇴각할 수밖에 없었다. 뿐만 아니라 노동자당 내부의 좌파세력 역시, PT의 우경화로 인해 입당주의(entrism) 전략에 대한 실존적 재검토를 고민하면서 이번 대선을 맞이했다. 대선승리와 집권이라는 정치적 결과와 향후의 전망보다는 집권에 이르는 과정에서 룰라는 너무나 많은 것을 잃었기 때문이다.
2002년대선: 룰라의 집권전략!
사실, 룰라에게 실질적 집권기회는 지난 1989년의 선거였다. 군부독재에 맞선 역동적 민주화투쟁의 성과로 노동자당을 건설하고, 전통적인 관료적 노동조합을 대체하는 전투적 민주노조의 구심으로 CUT를 건설한 탄력으로, 룰라와 PT는 강력한 체제위협세력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문제는 결선투표였다. 1차투표에서 아무리는 선전하여도, 2차결선에서 보수-우익총단결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그로 인해, 또한 90년대 초반 신자유주의 공세에 대한 무기력한 대응과 점증하는 관료화로 인해, 한편에서의 정치적 진출에도 불구하고 룰라는 대선에서 연속 3수의 시련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노동자당은 전국적 차원에서 계급적 기반을 구축해 간 반면, 브라질 지배계급은 특정인의 카리스마에 의존하는 후견정치와 상상을 초월하는 부정부패로 인해 대중적 기반을 급격히 상실해 나갔다. 그 결과, 카르도주의 2회 집권으로 민중세력의 성장을 억제한 후 브라질의 지배체제는 룰라로 상징되는 민중세력을 절차적 민주주의로 제압할 수단을 상실할 정도로 사실상 정치적 몰락상태에 직면했다.
이 과정에서 룰라와 PT우파는 집권을 위한 구체적 대선전략을 수립했다. 과거의 투쟁전통으로부터 자유로와진 관료적 지도부는 30% 정도의 기본적 지지기반 외에, 부동층의 흡수를 대선전략의 핵심으로 삼았다. 이는 한편에서 자유당 인사를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지명하는 카드를 던지는 것과, 다른 한편에서 PT의 선전을 불안과 의심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워싱턴과 월가를 안심시키는 것이었다.
룰라의 급부상에 국제자본은 브라질을 경제위기의 입구로 몰아넣고 노골적 반룰라 캠페인을 조직했다. 이에 브라질 민중은 제국주의적 간섭에 분노했지만, 룰라는 노련한 정치인답게 2500억달러가 넘는 외채의 인정, 전미자유무역협정(FTAA)의 지지, 외국자본의 안전보장 등의 카드를 제시함으로써, 급진적 후보가 아닌 수권후보로서의 능력과 자질을 증명하였다.
선거전략 자체로만 보면, 정확한 정세판단과 적절한 전략전술의 적용에 의한 작전의 승리로 해석될 수 있겠지만, 이는 그 역사적-계급적 의미를 왜곡-축소하는 관료적 발상에 다름 아니다. 룰라의 승리는 개인의 입지전적 승리나, 특정정파의 승리라기보다는 억압과 착취에 맞서 투쟁한 브라질 노동자-민중의 역사적 승리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룰라정부의 정치적 미래 - 집권이 전부는 아니다!
룰라의 승리가 확정되자, 브라질 민중은 거리로 뛰쳐나와 축제의 밤을 보냈다. 빈곤과 착취, 억압의 왜곡된 역사를 역사의 뒤안길로 보낼 새로운 정부에 대한 브라질 민중의 희망과 기쁨의 표현이었다. 그러나 2003년 1월1일 공식적으로 출범할 룰라정부는 미래는 어떠한가?
불행하게도, 그 미래는 그다지 밝지 않다. 새 정부는 선거와 집권이 전부가 아니라는 아주 간단한 교훈을 보여줄 것이다. 왜냐하면 룰라정권은 그 출발부터 끊임없이 선택을 강요당할 것이며, 현재로선 룰라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구체적으로 제출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한편에서 제국주의 국가와 국내외 독점자본의 압력, 다른 한편에서 브라질 노동자계급과 도시빈민, 원주민 등 민중들로부터의 압력 사이에서 과연 룰라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본질적으로, 제국주의-자본과 브라질 노동자-민중을 동시에 만족시킬 묘약은 그 어디에도 없다!
한편 미국 우파세력은 남미판 "악의 축"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쿠바의 카스트로, 콜롬비아의 좌익게릴라, 베네수엘라의 차베스에 이어, 브라질의 룰라가 그 악의 축을 완성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최근 차베스에 대한 반혁명공세가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 오히려, 제국주의자들의 정세인식 속에 룰라정부가 나아가야 할 길이 있지 않을까?
제국주의 세력은 신생 룰라정권을 위기로 몰아넣을 수단을 너무나 많이 가지고 있다. 아르헨티나에 이어, 브라질은 어느 순간에라도 경제위기에 돌입할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 과연 룰라는 누구에게 의지해야 할 것인가? 불행히도 역사에는 수많은 배신의 역사가 있다. 그런 배신이 브라질에서 다시 한번 반복된다고 해서 크게 놀랄 일인가?
- 카툰
-
-
차명진의 황제 발언정재훈(만화가)
- MB의 친위부대
- 언론장악의 자유의 여신상
-
- 판화
-
-
강은 살아 있다이윤엽(판화가)
- 고백하는 사람
- 봉황, 어느 노동자의 꿈
-
- 사진
- 영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