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근처 어린이 독약 먹고 산다"

골프장 건설이 경기 부양책? "노무현정부 골프에 빠졌다!"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골프장 건설을 막기 위해 농민과 환경단체들이 발벗고 나섰다. 이들은 10월 4일 국회 앞에서 '골프장건설백지화, 전국공동대책위 준비위원회(공대위) 발족'을 선언하며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이날 집회를 위해 각 지역에서 올라온 집회 참가자들은 "생명과 환경, 지역공동체를 파괴하고, 민중의 생존권을 짓밟는 골프장 건설을 즉각 중단하라"고 정부에 요구하며 공대위 활동을 통해 "전면 백지화 시키겠다"는 투쟁 결의를 높였다.

공대위는 성명서를 통해 "지난 7월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경기불황 타개책으로 골프장 230여 개를 허가하겠다는 망언을 했다. 정부는 기업도시특별법 제정에 맞춰 골프장 설치가 용이하도록 부지면적규제폐지, 절차 간소화, 각종세금혜택 등의 특혜를 부여하고 있다"라며 골프장 건설을 부추기는 정부에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골프장은 생태계 파괴, 환경오염, 농민 생존권 박탈 초래

또한 공대위는 "골프장 18홀 당 30만 평 이상의 국토가 소요된다. 마구잡이로 파헤쳐저 복원이 불가능한 녹색사막으로 만들고 엄청난 환경파괴를 일으킨다. 골프장 18홀 당 하루 1000t 가량의 대규모 지하수를 사용한다. 이는 인근지역의 식수와 농업용수의 부족을 불러오고, 1ha 당 12.2kg의 과다한 농약사용은 지하수 오염과 인근 하천 오염은 물론 하류지역인 바다까지 오염시켜 농어민의 생존권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공대위는 "지역발전의 명목은 오히려 지속적으로 삶을 일구어온 주민들의 터전을 빼앗고 공동체를 파괴하여 생존 위협으로 내모는 것이다. 지역발전은커녕 민중들의 생존이 말살당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며 "개별 사업자와 지자체만을 상대로 싸울 것이 아니라, 이 모든 정책을 수립하고 부추기는 노무현정부와 전면전을 선포하며 노무현정부이 골프장 건설계획을 전면 백지화 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림리에서 올라왔다는 한 농민은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다 안다. 밭이나 과수원에 농약을 많이 써도 두더지는 흙을 들썩이고 다닌다. 골프장은 잔디가 생명이다. 그래서 두더지를 퇴치하기 위해 60cm 까지 농약이 들어가도록 뿌리고 위에 물을 뿌린다고 한다"며 "골프장으로 인해 오염된 물을 먹이는 것은 어린이에게 독약을 먹이는 것과 같다"며 골프장 난립이 초래할 환경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한편 평택의 경우는 "토지공사가 택지개발을 위해 매입한 땅에 골프장을 끼워 넣어 개발계획을 세운 상황이다. 토지공사 설립 이래 처음으로 시도되는 것이기에, 택지개발을 명목으로 전국의 국토를 사들여 골프장으로 건설한 뒤 헐값에 매각하는 등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 하기도 했다.


정부가 농민과 농업을 포기하고 있다

해남의 경우 외자유치라는 명목으로 전남 지자체에서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기업도시 특별법 상정 이후 지자체의 공식발표도 없이 뉴스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해남골프장반대주민대책위의 한 농민은 "우루과이 라운드도 그렇고, WTO 쌀 개방도 그렇고, 정부가 농업을 포기하는 쪽으로 정책이 몰고 가고 있다. 농민들이 살길이 없다. 호남 갯벌지에 외국인 투자가 뭐고, 골프장이 뭐냐"며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문경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노무현의 망국적 행위가 극에 달하고 있다. 지난 9월 20일에는 다 자란 벼를 트렉터로 갈아 엎었다. 더불어 같이 사는 사회와 물려줄 수 있는 강토를 만들어야 하는데 정부는 계속적으로 자본과 개발, 신자유주의 시장 논리로 서민, 농민의 보금자리를 파괴하고 있다. 소수의 돈 갖은 자들의 오락을 즐기기 위한 골프장이 웬말이냐" 며 정부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당 대표로는 유일하게 참석한 김혜경 민주노동당 대표는 "농민, 노동자, 도시 서민에게 골프는 그림의 떡인 놀이이다. 골프장으로 경제를 부양하겠다는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오히려 민생경제를 파탄내고 있다"며 '골프장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창출에 효과적일 것이라'는 정부의 논리가 말도 안 된다고 일축했다. 또한 김혜경 대표는 "현재 전국적으로 260여 개의 골프장이 있다. 여기에 추가로 230개를 더 허가해 주겠다고 한다. 이건 경제 살리는 지름길이 아니라 우리를 죽이는 정책이다"라며 "민주노동당의 10명의 의원은 적으나, 백지화에 힘을 실을 것이다"라고 연대 의사를 밝혔다.

이날 집회에 참가자들은 지역대책위 요구안을 각 정당에 전달하기 위해 국회로 진입하려 해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전국공동대책위 준비위원회 참가단체
경기도여주송림리골프장반대대책위, 경기도여주안금리골프장반대대책위, 경남함양주암골프장백지화대책위, 거창YMCA, 광주전남녹색연합, 구례군농민회, 구례군농촌여성회, 국립공원을 지기키는시민의모임, 굿모닝지리산, 녹색대학, 민주노동당, 민주노동당광양구례지구당, 민주노동당전라남도지부, 민주노총광주전남본부, 생명평화탁발순례단, 여주환경운동연합,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인산문화연구원, 인천참여자치연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구례군지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남지부, 전국농민회총연맹광주전남연맹, 전국여성농민회광주전남연합, 전남해남골프장반대대책위, 제주환경운동연합, 지리산골프장반대사포마을대책위원회, 지리산권종교연대, 지리산생명연대, 지리산생명평화결사, 진주환경운동연합, 청북지구골프장건설반대와녹지보존을위한평택대책위원회(준), 평화바람단식순례단, 푸른산내들, 함양기독교환경연대, 함양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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