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준, 김효석...그 다음은 김진표

청와대, 교육부총리로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 지명
부동산 값 폭등 주역인 교육문외한 임명에 따른 논란 극심할 듯

김진표, 교육문외한인데다가 반교육적 정책 내놓은 이력까지

경제우선의 교육 실현?
사진출처: 김진표 의원 홈페이지

이기준, 김효석에 이어 이번에는 김진표다. 청와대는 오늘 오후 공석 중인 교육부총리에 김진표 열린우리당 의원을 임명했다. 김진표 교육부총리 지명자는 노무현 정부 1기 내각에서 경제부총리를 맡았고 지난 415총선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수원에 출마해서 당선된 바 있다.

김진표 교육부총리 지명자는 오랜 공직 생활을 거치는 동안 나름의 검증을 거쳐 이기준 전 지명자와 같은 엄청난 도덕적 논란은 겪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교육 분야에 전혀 경험이 없는 문외한으로 알려졌다.

또한 경제부총리 재직 당시 ‘강남 부동산 폭등을 막기 위해 강북과 신도시에 특목고와 자립형 사립고를 유치하겠다’ ‘WTO 서비스시장 개방 1차 양허안에 교육 부문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등의 반교육적인 정책들을 내놓다가 교육당국과 마찰을 빚었을 정도로 반교육적 인사이기 때문에 교육계와 시민사회의 반발이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대통령의 교육부총리 인선기준은

‘3일 천하’로 끝난 이기준 교육부총리에 대해 조선일보를 제외한 모든 곳에서 비판이 쏟아지던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이 부총리는 대학에 있으면서 혁신을 위해 노력했다”고 힘을 실었고 “대학은 산업”이라고 자신의 교육철학을 단적으로 표현한 바 있다.

대학 혁신의 전문가로 이기준 전 부총리를 추켜세우던 노무현 대통령은 김효석 민주당 의원을 독대해 교육부총리 직을 맡아줄 것을 청하다 거절 당한 사실이 알려진 이후에는 "경제를 잘 아는 인물"이 필요하다며 “교육전문가가 아니라 우리 경제와 사회가 요구하는 방향으로 추진하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오히려 더 신자유주의적인 인선기준을 제시했다.

또한 26일에는 “장관은 전문가를 활용할 줄 알고 이해관계를 잘 조정할 수 있는 사람이 제일 좋은 장관"이라며 교육전문가가 아니라 경제전문가, 그 중에서도 정치인 출신으로 인선 기준을 좁혔다.

결국 이기준 전 교육부총리가 도덕적 문제와 일방적이고 신자유주의적 학사운영을 서울대 총장 재임당시 펼친 사실 때문에 3일만에 낙마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대통령이 교육부총리로 계속해서 문제 인사들을 지명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기준 교육부총리 지명 당시에 드러난 노무현 대통령의 교육철학이 보여준 근본적 문제점이 극명하게 드러났다는 평가와 더불어 주위의 비판이 강해지면 강해질 수록 자신의 뜻을 밀어붙이는 노무현 대통령 특유의 ‘오기 정치’의 실례라는 평가가 함께 나타나고 있다.

'차라리 이기준이 더 낫다'

또한 ‘김진표 의원보다 차라리 이기준 전 서울대 총장을 다시 교육부총리에 임명하는 것이 차라리 나을 것’이라는 자조적인 반응까지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 해 수능에서 나타난 무더기 부정 사태와 최근 서울 지역 사립고에서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는 현직 교사의 시험답안 조작, 내신 조작, 비밀과외를 비롯한 현재 한국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교육의 난맥상의 근본원인은 학벌위주, 경쟁위주 대학입시 체제라는 해석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경쟁력 강화를 내세우는 ‘김진표 교육부 체제’는 어떤 해답을 내놓을 수 있는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김진표 재경부, 부동산 안정화 대책으로 '특목고 유치' 내놓기도

한편 김진표 신임 교육부총리 지명자는 지난 정권에서 국무총리실 정책조정실장을 지내다가 정권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발탁됐고 이후 현 정권의 초대 경제부총리로 임명됐다. 경제 부총리 재직당시 아파트 값 폭등에 결정적 역할을 했고 재건축 신화, 강남 불패 신화의 주범으로 비판받기도 했다.

앞서 언급한 바처럼 경제부총리 재직 당시 교육계와의 마찰도 끊이지 않았다. 2002년 아파트 값, 특히 서울 강남의 아파트 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을 때 김진표 당시 경제부총리가 이끌던 재경부는 ‘대치동 학원가의 경쟁력이 높은 것이 강남 땅 값 상승의 주범’이라는 주장을 내놓으며 부동산 안정화 방안으로 ‘판교신도시 학원단지 조성계획’ ‘강북 뉴타운에 특목고와 자립형 사립고 유치’등의 어이없는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경제자유구역 내의 외국인학교에 한국 국적의 학생들도 입학할 수 있게 길을 열어놓은 경제자유구역법안의 독소조항 또한 재경부의 작품으로 알려지고 있는 형편이다.

김세균 민교협 공동대표, "대통령이 한국 교육 망친다"
연두기자회견 당시 대통령
사진출처 : 청와대 홈페이지


청와대의 김진표 신임 교육부총리 지명 소식을 전해들은 김세균 민교협 공동대표는 “황당하기 그지없다”고 운을 뗀 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공식적인 성명이나 기자회견은 내일 준비할 것이라고 전한 김세균 공동대표는 “이기준씨를 교육부총리로 임명할 때 대통령이 ‘교육은 산업’이라며 온갖 도덕적 문제에도 불구하고 옹호하더니 그 명분을 결국 옹고집으로 밀고 나가는 것 같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어 “우리가 이기준씨를 반대한 것은 그의 도덕적 문제 보다 오히려 신자유주의적 대학개혁, 순수학문을 도외시한 응용학문 중심체계로 개편하는 교육철학 때문이었다”며 “대통령이 한국 교육을 망치는 방향으로 끌고 있다”며 말을 맺었다.
태그

노무현 , 이기준 , 교육부총리 , 김진표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윤태곤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