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한나라당에 ‘대연정’ 다시 제안

"실제 노선 차이 그리 크지 않다"며 한나라당에 권력 이양 의사 밝혀

장장 원고지 60여장 분량의 글로 대연정 제안한 대통령

[출처: 청와대 홈페이지]
노무현 대통령이 장장 원고지 60여장 분량에 달하는 글을 통해 한나라당에 다시 ‘대연정’을 제안하고 나섰다. 28일, 노무현 대통령은 ‘지역구도 등 정치구조 개혁을 위한 제안 : 당원동지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편지글을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려 “실제로 양당(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구성을 보면 그 내부에 다양한 이력을 가진 사람들을 포괄하고 있어서 실제 노선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며 “한나라당이 주도하고 열린우리당이 참여하는 연정”을 제안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제안은 “대통령의 권력을 열린우리당에 이양하고, 동시에 열린우리당은 다시 이 권력을 한나라당에 이양하는 것”이라며 “역사성과 정통성에 대한 (두 당의) 인식의 차이는 대타협의 결단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했다.

또한 한나라당에 대해서 “정권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참으로 비정상적인 일이 될 것”이라며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얼른 국정을 인수하여 위기를 극복해야 할 것”이고 연정 참여를 압박했다.

싸늘한 안팎의 반응에도 불구하고 계속 군불 때는 속내는 무엇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달 24일 윤광웅 국방장관 해임안에 대한 국회 처리를 앞두고 ‘연정이라도 해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운을 뗀 이후 지속적으로 연정안에 대해 군불을 떼왔다. 최초 연정 대상으로 지목된 민주노동당이나 민주당, 이후 ‘대연정’의 대상으로 지목된 한나라당에서도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열린우리당 내에서 조차도 별다른 호응을 못받아 최근에는 연정 논의가 시들해진 바 았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정권 이양’등의 과감한 언사를 사용하며 다시금 연정 논의에 불을 지피고 나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제안에 대한 한라당 측의 공식적 반응은 아직 전해지지 않았지만 한나라당이 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형편이다.

이러한 안팎의 사정을 모를리 없는 노무현 대통령이 다시 연정론을 내놓은 속내에 대한 분석은 분분하다. 그러나 지역구도 혁파를 명목으로 한나라당에 정권이양 정도의 권한을 위임하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이 털어놓은 한나라당과 자신의 ‘실제 노선의 차이가 크지 않다’라는 발언은 의도야 어떻든 본질적인 부분은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다.

그나마 개혁 과제도 날아가나

그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신자유주의적 경제 구조 조정, 이라크 파병등 굵직 굵직한 문제에 대해서는 별반 차별점을 노출하지 못했고 이른바 4대 개혁 법안에 대한 의견대립이 지루하게 이어지고 있지만 양당 중 그 어느 누구도 그 문제로 극한 대립을 표출하지는 않았다.

‘실제 노선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대통령의 발언은 진실성을 담고 있긴 하지만 이러한 솔직한 인정은 그나마 열린우리당이 한나라 당과 대립각을 형성했던 ‘개혁과제’들이 누더기 신세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노무현 대통령은 프랑스의 동거정부의 예를 들며 ‘대연정’이 불가능 한 것이 아니라고 역설했지만 프랑스 정치상황과 우리의 그것을 바로 연결시키기도 힘들뿐더러 거대 양당이 함께 정권을 구성하면 선거는 무슨 필요가 있고 여당 야당은 무슨 필요가 있냐는 원초적인 질문 그리고 일본 자민당식 집권체제와 대연정을 통한 초거대 연합여당 출현의 차이는 무엇이냐는 질문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