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전용철 농민 부검 뒤 서울에서 장례치르기로

경찰과 농민회 협의 끝에 우선 충남보령아산병원으로 시신 이동

경찰, "시신 보령관내에서 벗어날 수 없다"

고 전용철씨의 시신은 유족과 농민회회원, 검사, 부검의 등이 입회한 가운데 충남보령아산병원에서 부검할 예정이다.

경찰과 대치중이던 서해안고속도로 대천나들목으로 집결한 전국의 전농회원 100여명은 대천휴게소로 위치를 옮겨 고인의 시신이 운구된 차량 앞에서 집회를 갖았다.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농민회 관계자들은 "자연사가 아닌 변사이기 때문에 고인의 사체는 보령관내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경찰 및 감시관과의 입씨름으로 곤혹을 치르고, 결국 지속적인 협의 끝에 보령관내에서 부검을 치루는 대신 서울에서의 장례를 보장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족들은 고인의 장례식을 전국농민총연맹(전농) 충남도연맹에 위임하고 장례를 준비하려 상경했던 고 전용철씨의 형은 부검 입회를 위해 다시 충남으로 내려오고 있다.

한때 집회가 진행됐던 대천휴게소에서는 고인의 운구차량을 둘러싸고 있던 농민들의 차를 빼기 위해 렉카차가 대기, 십여대의 경찰버스와 진압버스로 막힌 가운데 치러졌다.

이 집회에서 전농회원들은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 마저도 폭력으로 진압하려는 공권력을 규탄"하며 시신을 탈취, 부검하려는 경찰에 강하게 반발했다.

11월 15일 경찰폭력으로 사망한 故 전용철 농민 상황보고(출처 : 전농)

  고 전용철 열사
□주소 : 충남 보령시 주교면 84번지
□나이 : 46세
□약력
- 1962년 충남 보령군 주교면 주교리 84번지 출생
- 1975년 관창초등학교 졸업
- 1978년 대천중학교 졸업
- 1979년 인천 직업훈련원 수료
- 1979년 철도청 입사
- 1983년 ~ 89년 직장생활
- 1989년 귀농(버섯농업에 종사)
- 2002년 보령농민회 활동시작
- 2004년 2월24일 보령농민회 주교면 지회장

□사망 경위
- 2005년 11월 15일 ‘쌀협상 국회비준 저지 전국농민대회’에 참가
- 서울청 소속 1기동대 전경들이 19:00경 대회장 본무대를 세 번째 침탈할 시 머리와 오른쪽 눈, 가슴을 심하게 구
타당한 것으로 추정됨.
- 뚜렷한 외상이 없는 것 같아 서울에서 치료를 받지 않고 일단 지역회원들과 같이 집으로 내려감. 내려가는 버스
안에서 주교면지회 사무장(이병훈)에게 ‘전경들에게 맞았더니 별이 핑핑 돌더라’는 말을 했다고 함.
- 16일날도 몸이 안 좋아 보여서 보령농민회 이병훈 사무장이 걱정이 돼서(고인은 혼자 살기에) 17일날 집에 가보
니, 침을 흘리고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해 곧바로 보령병원 응급실로 갔으나 뇌출혈이 심각함을 확인하고 바로
충남대병원으로 옮겨 중환자실에 입원
- 두 차례에 거쳐 뇌수술을 받았지만 11월24일 새벽 6시30분경 운명하심.


한편 이날 오전 11시 "쌀협상국회비준저지비상대책위(쌀비대위)"는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앞에서 “쌀협상국회비준 강행처리 규탄쌀비상대책위 기자회견”을 개최하였다.

이 기자회견은 23일 국회비준 통과 직후 바로 기자회견을 개최,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경찰들의 연행으로 24일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쌀비대위는 "가결된 쌀협상 비준안을 결코 인정할 수 없다"며 "국회비준과정에서 반민족적 반농민적 작태를 보여준 정부 책임자와 국회의원에 대해서도 반드시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비대위는 "단 한 톨의 수입쌀도 들어올 수 없도록 강력한 투쟁을 벌일 것"이라며 "정부는 쌀비준과 무관하게 농민단체들이 줄기차게 요구한 농업,농촌 회생을 위한 10대 개혁안을 당장 제도화할 것"을 요구, 고 전용철 농민과 중경상을 입은 모든 부상자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쌀협상 국회비준 강행처리 쌀비상대책위 기자회견문(출처 : 전농)

국회는 개방농정과 농업구조조정을 위한 마지막 절차인 쌀협상 비준안을 정부-국회-농민이 참여하는 3자협의 기구를 구성하여 협의처리하자는 수많은 농민들과 국민들의 바램을 뒤로 한 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정치적 야합으로 강행처리하였다.

쌀협상 비준안 강행처리는 식량주권 사수를 갈망하는 국민들의 염원을 송두리째 짖밟아버리는 반민족적 폭거다.
우리는 어제 가결된 쌀협상 비준안을 결코 인정할수 없다.
또한 미국의 지속적인 비준압력에 굴복한 노무현정부를 비롯 사대매국 정치권을 더 이상 인정할수 없다.

쌀협상 비준안은 청문회를 거치면서 온갖 이면합의로 얼룩진 실패한 협상임이 밝혀졌고 위헌적 요소까지 내포하고 있어 헌법재판소에 소송까지 걸려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최소한 홍콩각료회담 이후에 비준문제를 논의하자는 요구를 저버린 국회의 강행처리는 이미 그 정당성을 상실하였다.

죽음으로 쌀협상 비준을 반대한 정용품, 오추옥 농민의 유언이 채 잊혀지기도 전에 지난 15일 80년 5월 광주를 재현한 살인진압으로 충남 보령의 전용철 농민이 몇차례의 대수술에도 불구하고 결국 오늘 사망하였다.
10명의 농민들이 구속되어 차디찬 감옥에서 분노를 삭이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철저히 외면한 정치권이 우리 농민들을 두 번 죽이는 정치살인을 저질렀다.

또한 쌀협상, 국회비준과정에서 반민족적 반농민적 작태를 보여준 정부 책임자와 국회의원에 대해서도 반드시 응분의 책임을 물을 것을 밝혀둔다.

지금 전국 방방골골 시군청앞에는 일년내내 피땀흘려 농사지은 나락이 수많은 봉우리를 만들고 투쟁을 독려하고 있다. 우리 농민들은 시군청앞에 쌓여있는 나락을 모두 불사르는 한이 있더라도 결코 현정부와는 타협없는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비록 사대매국정권에 의해 쌀협상 국회비준은 가결되었지만, 단 한톨의 수입쌀도 농민의 동의없이 들어올수 없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 줄 것이다. 내년 초부터 도입될 수입쌀이 항구를 통해 들어와 창고에 입고되는 전과정에서 농민들의 분노의 철퇴를 면치 못할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

쌀비준과 무관하게 농민단체가 줄기차게 요구해온 농업?농촌 회생을 위한 10대 개혁안을 당장 제도화하여야 한다.
경찰의 살인폭력으로 전용철 농민이 죽음에 이르렀고 하반신 마비와 실명등 중경상을 입은 모든 부상자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지어야 하며 부당하게 구속된 농민을 즉각 석방하고 강경진압 책임자를 모두 파면해야 한다.

오늘 쌀협상 국회비준저지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러한 요구들을 관철하기 위하여 식량주권 사수와 농업?농촌회생을 위해 새롭게 조직을 정비하고 끝까지 투쟁할 것을 엄숙히 선언한다.

2005년 11월 24일
쌀협상 국회비준저지 비상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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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탁 드립니다. 어떤 판단에 의해서 자꾸 기사를 밑으로 내리는지 알 수가 없네요. 보다 자세한 취재를 통해 속보를 전해주세요. 지금, 신자유주의의 폭력에 의해 농민이 돌아가셨잖아요. 실체없는 노동자총파업이 아니라 신자유주의에 맞선 노동자농민 모두의 "민중총파업" 해야 하잖아요. 제발, 부탁입니다. 메인으로 올려주세요.